우리동네사람들_벽화그리기 봉사 펼치는 ‘거리의 미술 동호회’ 고양지부

햇볕에 얼굴 그을려도 벽화그리기 행복해요

지역내일 2016-05-06

총 길이 1km에 이르는 일산역 일대, 흰돌 복지관과 정발산동 주민 센터에 벽화로 생기를 불어 넣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거리의 미술 동호회사람들이다. 거리의 미술 동호회는 줄여서 거미동이라고도 부르는데, 거미동(巨美洞),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마을이라는 뜻도 있다. 거미동은 20006월에 꾸려진 전국 단위 인터넷 커뮤니티로, 온라인 회원 수만 7천 여 명에 이르며 지역마다 지부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고양지부는 주로 서울경기지부와 함께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은 30여 명이다.


   


회색 벽에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들


거미동은 무보수 봉사를 원칙으로 한다. 장애인보호시설과 요양원 등 각종 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 저소득층 주거 지역 등 사회적으로 나눔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곳에 벽화 작업과 미술을 통한 나눔을 실천한다.


거미동 회원들은 봄이 되면 바빠진다. 추운 날씨에는 하기 어려운 벽화 작업 의뢰가 봄이 되면 물밀듯 몰려오기 때문이다. 고양지부가 함께 하는 서울경기지부 거미동 회원들도 514~15일 은평구 녹번초등학교, 21~22일 안산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벽화를 시작으로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거미동에는 20~50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젊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인데, 연인끼리 가입해 벽화 봉사 겸 데이트를 즐기다 결혼 한 경우도 있고, 봉사활동을 하다 서로 부부가 된 사례도 있다.


거미동은 그림을 그리는 봉사활동이라 미술적 재능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부지런함을 내놓아 많은 이들에게 생기를 주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그래도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면 거미동에서 매년 운영하는 벽화 제작 강좌를 들으면 도움이 된다. 벽화 그리기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실습으로 이루어진 강의다.


   


힘들어도 벽화 그리고 나면 즐거워요


황정원씨도 2010년에 거미동의 벽화 강좌를 듣다가 가입하게 됐다. 당시 고양예고에 다니던 황씨의 자녀가 벽화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던 게 계기였다. 황씨 자신도 어릴 적에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마음껏 하지 못했던 기억을 갖고 있던 터였다. 벽화를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찾던 중 거미동을 알게 됐고 강좌를 듣고 거미동에 가입하는 동시에 고양예고에 벽화봉사 동아리를 만들었다. 고양시 일대를 벽화로 아름답게 꾸미는 담쟁이는 그렇게 탄생했다.


유순덕씨 역시 담쟁이 봉사 활동을 하면서 거미동에서 벽화 강의를 들은 것을 계기로 가입하게 됐다. 그는 일산역 일대 벽화 작업을 통솔했던 일이 가장 힘들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일산역 벽 800미터에 근처 아파트 담장이 200미터였다. 8~9월에 지역 주민들 200여명까지 학생과 주민들을 모두 통솔하려니 쉽지 않았다. 디자인 뽑아내는 것부터 서로의 스타일을 조율하는 것까지 어려웠지만 힘든 만큼 보람이 컸다.
스스로 미술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었다고 소개하는 그였지만 봉사활동이 주는 기쁨에 거미동 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


   
     


거리에서 살아 숨 쉬는 미술


거미동은 벽화 의뢰를 받으면 사전 답사를 통해 규모를 측정하고 축적에 맞춰 도안을 설계한다.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봉사자들은 디자인이나 색채를 잘 모른다고 해도 활동에 큰 어려움이 없다.


또 적지 않은 회원들이 황정원씨처럼 미술을 하고 싶었으나 마음껏 펼쳐보지 못했던 기억을 갖고 온다. 좋아하는 작업이기에, 푹 쉬어야 하는 주말에도 기꺼이 붓을 든다. 땀을 흘리고 벽화를 그리고 나면 오히려 치유가 된다는 것이 거미동 회원들의 소감이다.


미술을 진로로 선택하지 못한 회원들은 미술에 한이 남아 참여 했다며 웃지만 그들이 그리는 벽화는 캔버스가 아닌 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미술이다. 벽화의 가치를 알기에 선크림도 소용없는 뜨거운 볕 아래 거리에 서서 온종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벽화봉사 참여 및 의뢰 문의 다음카페 거리의 미술 동호회


http://cafe.daum.net/streetart


 


미니인터뷰 벽화 봉사하는 사람들


유순덕씨


일을 하고 있어서 일요일은 쉬어야 하지만 다섯 시 반이면 일어나 집안 다 치우고 음식 해놓고 봉사활동에 나간답니다. 봉사활동 하면서 민간자격증을 10개나 땄어요. 봉사가 제 삶을 바꾼 거죠. 하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일주일이 행복해요. 앞으로 심리에 대한 공부도 해서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같이 놀아주며 상담하는 게 꿈이에요.


 


황정원씨


벽화봉사를 7년째 하지만 여전히 재밌어요. 서양화를 직접 배우기도 했고 봉사 관련 자격증도 여러 개 땄어요. 봉사활동을 오래 한 덕분에 청소년 진로직업 체험 강사라는 직업도 갖게 됐죠.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요. 강의 잘하는 법, 여행에 관한 것도 배우고 싶어요. 나중에는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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