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양천구 궁도연합회’]

“전통무예 ‘국궁’으로 한민족 기상 이어가요~”

지역내일 2016-09-29

기개를 담아 쏘아 올린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탁’하고 들리는 경쾌한 음. 화살이 정확히 과녁에 꽂혔다는 소리다. 국궁장 ‘영학정’에서는 우리 전통무예인 국궁(國弓)연습이 한창이다. 이곳에서 매일 궁도를 즐기고 있는 ‘양천구 궁도연합회’ 회원들은 한민족의 전통과 기상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전통무예 계승한다는 것 자랑스러워
국궁은 활을 쏘아 표적을 맞춰 승부를 겨루는 전통무술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활쏘기는 선사시대부터 행해졌으며 이후 여러 시대를 거쳐 그 우수함이 주위 다른 나라로까지 알려졌다고 한다.
‘양천구 궁도연합회’는 양천구 체육회 소속으로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궁 동회회다. 100여명의 회원들은 국궁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단련할 뿐 아니라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무예를 일반인들에게 알려 조상들의 기백을 본받고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양천구 궁도연합회의 18대 사두(射頭) 장시만씨는 “예부터 우리 민족은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하다. 양궁(洋弓)으로 세계적인 맹위를 떨치는 것도 활 잘 쏘는 유전자를 타고 났기 때문”이라며 “전국적으로 388개의 국궁장이 있지만 서울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이곳 영학정을 비롯해 관악정, 공항정, 황학정 등 8개의 국궁장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오목교 아래 안양천 둔치에 위치해 있는 영학정은 넓고 탁 트인 하천부지인데다 바로 옆에는 양궁장도 같이 있어 다양한 활쏘기 체험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화살이 과녁에 꽂혔을 때의 기분 최고!
5개의 화살이 차례로 과녁을 향해 날아가더니 모두 과녁을 관중했다. 박수가 터지자 과녁을 향해 큰절을 한 뒤 이헌규 사범을 향해 다시 한 번 큰절을 올린다. 이날 최우식씨는 다섯 발의 화살을 쏘아 다섯 발을 관중시킨 뒤 ‘접장’라는 칭호를 받았다. 국궁에서는 이를 두고 ‘초몰기’라 명명한다. 다섯 발을 쏘아 다 맞힌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몸이 조금만 흐트러지거나 과욕을 부려도 실패하기 때문이다. 평균 6개월 정도의 연습을 거쳐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최우식씨는 국궁을 시작한지 2개월 25일 만에 ‘초몰기’를 이뤄 많은 축하를 받았다. 올해 84세인 김재선씨는 “초몰기는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며 “화살이 시위를 떠나 과녁을 정확히 맞힐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골프나 테니스, 등산 등 그동안 많은 운동을 경험했지만 국궁이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오랜 기간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국궁만한 게 없어
최근 국궁은 인기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아 신체의 건강은 물론 정신수양에도 으뜸가는 운동으로 손꼽힌다.
국궁을 시작하면 3개월 정도의 만만치 않은 교정기간을 거쳐야 ‘활 좀 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단다. 얼핏 수월해 보이지만 활을 몇 번 쏘고 나면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운동량이 많다. 사대(활 쏘는 곳)에서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 양궁이 30m에서 최대 90m인데 비해 꽤 먼 거리이긴 하지만 가로 2m, 세로 2.66m인 과녁의 어느 부분을 맞춰도 관중으로 여겨 동일한 점수를 매긴다. 명중을 위해서는 상체와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힘을 주어 흔들리지 않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팽팽하게 활시위를 당기는 자세는 전신을 곧게 펴주고 근육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정신을 가다듬고 숨을 고르다보면 자연스럽게 단전호흡을 하게 된단다.
장시만 사두는 “빠른 판단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공부하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주부들의 우울증과 노인의 치매예방에도 최고”라며 “정적인 운동인 듯 보여도 긴장감과 짜릿함은 다른 스포츠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할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와서 즐겨보시라”고 권했다.  
연락처: 회장 010-8549-9974, 총무 010-5234-2322


이헌규 사범(경인여대 교수)
재능기부를 통해 국궁을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같이 초몰기가 있는 날이면 가르친 보람도 느낍니다. 국궁은 신체와 정신을 동시에 단련시키는 전신운동이자 나이가 들어서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지요. 누구라도 환영하니 와서 국궁의 장점을 경험해보세요.   

장시만 사두
35년이라는 역사가 말해주듯 회원들의 국궁사랑은 남다르지요. 우승컵만 해도 수십 개가 넘고 지난 주 치러진 전국대회에서도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사시사철 영학정에서 국궁연습을 하고 있어요. 모쪼록 우리 전통무예 국궁에 대한 많은 관심 바랍니다.

김세하 회원
충남에 있는 해미읍성에 놀러갔다가 활쏘기 체험을 했었어요. 그때는 국궁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1년 뒤 생각이 나서 영학정에 오게 됐고 배운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답니다. 아직 초몰기는 하지 못했지만 재미있게 배우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하고 싶어요.

김호철 회원
8년 째 국궁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활쏘기하면서 놀았던 기억을 떠올려 국궁을 시작했지요. 도시생활의 한계를 느끼던 중에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강해졌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돼 만족감이 큽니다. 특히 한민족의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우식 회원
사범님의 우수한 교수법 덕분에 초몰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국궁을 시작하기 전 배드민턴 클럽에서 15년 정도 활동했었어요. 격렬하면서 상대와 겨루는 운동이라 자주 한계에 부딪혔는데 국궁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무리하지 않고도 운동량이 많아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