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장애인 치과 개원 20주년

장애인에게 하얀 미소 선물한 진정한 슈바이처

신현영 리포터 2016-10-15

국내 최초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인 서초구 장애인 치과가 어느새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서초구 보건소 내에 위치한 장애인 치과를 다녀간 환자만 20년 동안 3만 명이 넘는다. 무엇보다 서초 장애인 치과는 치과의사들의 재능기부로 진료가 이루어지고, 지금까지 약 300명의 치과의사가 봉사에 참여했다. 장애인 치과가 개원할 수 있었던 데는 40년 동안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해온 故 소암 기창덕 박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치과 치료가 절실하지만 일반 치과를 찾을 수 없는 중증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진료를 통해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서초 장애인 치과를 소개한다.
사진 제공 서초구청



봉사 정신 잇는 릴레이 기부
국내 최초의 장애인 치과가 문을 열 수 있었던 데에는 치과계의 원로인 故 기창덕 박사의 간절한 제안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 치과의사 면허 3호인 기창덕 박사는 오랫동안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를 해오면서 치과 진료가 절실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치과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백방으로 노력했다. 1996년 9월, 서초구에서 보건소 내 공간을 제공하고 의사들과 독지가들이 십시일반 비용을 보태고, 당시 인기 가수였던 서태지도 기부에 동참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 치과 개원에는 故 기창덕 박사의 공이 컸다면 20년 동안 진료를 이어올 수 있던 데는 300여명의 치과의사들의 잇따른 재능 기부 덕분이었다. 서초구 내 개업의뿐만 아니라 인접한 강남구와 송파구는 물론이고 심지어 경기 고양시에서도 재능 기부가 이어졌다. 지금은 13명의 치과의사가 순번을 정해 진료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개원 당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김종범 서울꿈나무치과 원장도 있다. 김 원장은 “지금이야 마취 의학이 발달해 있지만 당시만 해도 환자를 특수 장치에 고정해야 그나마 진료가 가능했다. 서초구 장애인 치과는 국내에서 그런 장비를 처음 갖췄던 곳이고 2006년 서울시가 장애인 전용 치과병원을 개원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성인으로 자란 환자도 있어
처음 장애인 치과가 개설될 당시만 해도 치료 장비나 시설 등이 열악한 상태였다. 하지만 서초구의 장애인 구강 진료서비스가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쏟아져 빠르게 자리를 잡게 되었고 또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애인 치과 치료가 전파되었다고 한다. 장애인 환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진료 초기에는 전국에서 장애인 환자들이 몰려왔다. 발달장애나 정신지체 환자들은 의사소통이 힘들고, 또 뇌병변이나 시각 장애인들도 치과 진료에 대한 두려움과 보조인력 도움 없이는 진료가 힘들기 때문에 일반 치과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치과 진료 한번 받아 보지 못한 장애인들도 많다. 이런 환자들에게 서초 장애인 치과는 큰 위로였고, 또 희망이었다. 올해 성인이 된 한  지적장애인 김OO(20세, 여, 동대문구)씨는 5살부터 장애인 치과를 이용했다. 김 양의 부모는 일반 치과에선 아이의 장애상태를 보고 진료가 어렵다는 얘기만 수차례 들어 치료를 못 받고 전전하다 우연히 서초구 장애인 치과를 알고 방문하게 됐다. 김양은 진료를 받던 중 치아배열 이상이 일찍 발견돼 조기 발치 및 교정 장치 장착으로 정상적인 치아배열을 갖게 되었다. 김양의 모친은 “이빨은 썩어 가는데 치료를 받기가 여의치 않아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무료로 치료해주고 최근엔 매복된 사랑니까지 뽑아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직접 찾아가는 진료도 계획 중
장애인 치과는 일반 병원에서 진료받기 어려운 이들의 특수성을 감안해 시설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일반 환자들보다 치료시간이 더 걸릴 뿐 아니라, 겁을 먹고 움직이다 보면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환자들을 잡아줄 보조인력 부족도 문제다. 장애인 치과는 ‘패디랩’이라는 고정 그물망이 갖춰져 있고, 공익근무요원이 몸을 잡아주는 덕분에 마취의 위험 없이도 진료가 가능하다. 또 움직임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이동식 구강엑스레이 장비를 갖추고,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구강엑스레이 영상판독기, 파노라마 장비 등도 구비돼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 이동차량을 구입해 휠체어가 필요한 장애인들이 차량 내에 설치된 리프트를 이용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소아 치과의 경우는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맞춤별 관리도 해준다. 가격도 일반 치과보다 저렴하다. 충치 치료의 경우 기초생활수급 장애인 또는 65세 이상 서울시민은 무료다. 보철이나 임플란트 시술은 서초구 거주 기초생활수급장애인의 경우 무료다. 진료 릴레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들은 “서초 장애인 치과가 지금 너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여건만 되면 좋겠다.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직접 오기가 힘든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찾아가는 방문 진료가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 버스 구입 등 앞으로의 계획도 구상 중”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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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리포터 syhy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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