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cm짜리 뱀오이로 전국박과채소대회 동상 수상, 의왕 하이디농장 ‘원은경씨’]

“의왕 토박이인 저는, 행복한 ‘여성농부’랍니다!”

이재윤 리포터 2016-10-20

얼마 전, 광주광역시에서는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와 한국박과채소연구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14회 전국박과채소대회가 열렸다. 매해 전국의 박과채소재배 농부들이 나와 겨루는 이 대회는 가장 무겁고 큰 호박이나 박과 채소를 뽑아 상을 준다. 의왕 하이디농장을 운영하는 원은경(41세)씨도 올해로 3년째 이 대회를 노크했다. 첫해는 경험차원에서 나갔고, 작년에는 75cm짜리 수세미를 출품해 동상을 수상했다. 그러다 올해, 뱀모양처럼 생긴 길이 144cm짜리 뱀오이로 대회에 참가, 크기에서의 불리함을 딛고 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의왕에서 나고 자란 의왕 토박이로 농사가 재미있어 행복하다는 ‘여성농부’, 원은경씨를 만나봤다.


동상을 수상한 뱀오이와 함께 한 원은경씨, 아이들과 텃밭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뱀오이, 수세미, 여주, 동아 등 다양한 박과채소 길러
“여기가 박과채소를 키우는 하우스예요. 화학비료와 농약은 전혀 쓰지 않고 벌레랑 싸워가며 기른 제 자식 같은 아이들이예요. 물론 농약을 안쳐서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요.”
뱀오이를 구경시켜달라는 말에 원은경씨가 데려간 하우스 안은 수세미와 여주, 호박, 동아 등 다양한 박과채소로 가득했다. 그들 사이로 전국박과채소대회 동상의 주인공인 뱀오이가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져 뱀처럼 달려있었던 것. 1미터가 넘게 자라는 뱀오이는 열대성 식물로, 성장하면서 뱀처럼 또아리를 틀거나 휘어지고 또 길게 자라며 살모사나 실뱀, 까치독사와 흡사한 모양을 띈다고 한다.
“모양은 뱀을 닮아 징그럽기도 하지만 천연인슐린 역할을 하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당뇨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건강에 좋은 작물이기 때문에 더 연구하고 개량해서 수확률도 높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뱀오이 요리도 개발해 보고 싶어요.”
뱀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원 씨는 의왕 청계동 원터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이디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청계산 아래 펼쳐진 약 5000평 규모의 농장에는 박과채소를 기르는 하우스를 비롯해 상추·고추·가지·배추·무·파·고구마 등과 애플민트·바질·캐모마일·로즈마리 등의 허브, 아마란스·오크라·인도인삼 같은 외래종 등 약 40여종의 작물을 기르는 텃밭이 마련돼 있다.
“이 농장은 어릴 적부터 쭉 자라온 곳이에요. 학교가 끝나면 여기 청계산과 국사봉을 넘나들며 놀곤 했지요.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다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어요.”
원 씨는 오전에 일찍 일어나 하우스와 텃밭을 돌며 자신이 기르는 작물을 일일이 돌보고 가꾼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 탓에 그녀의 농작물은 벌레를 먹고 크기도 작다. 하지만 맛과 영양만은 어느 작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지금은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한 것보다는 연구하고 공부하는 단계로 농사에 임하고 있어 볼품없는 농작물과 작은 벌레 하나도 그녀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농작물을 자연그대로 키우며 배우고, 농사 관련 책과 씨름하며 연구하고 있어요. 부모님이나 주변 농사전문가들에게 물어가며 책에서 알 수 없는 농사의 경험과 실전 등을 배우기도 하고요. 농사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주말농장 모습, 농장에서 자란 쑥을 재료로 원씨가 만든 요리들 


주말농장·숲체험·농장체험도 진행, 직접 기른 작물로 요리도 즐겨
원 씨는 농장에서 주말농장도 운영한다. 농장 곳곳에 작물이 자라기 좋은 터를 일구어 일반인에 분양, 주말농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신청자에게는 농사에 대한 조언도 하고 원할 경우 함께 모종 시장에 들러 좋은 씨앗과 모종 고르는 법, 심는 방법 등도 자세히 알려준다. 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이런 자연의 소중함과 지식을 알려주고 싶어 숲과 농장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두었다.  
“물건 몇 개 만들고 가는 체험학습 말고 숲과 농장을 구석구석 돌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공감하는 체험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벌레, 꽃, 나무, 열매, 농작물 하나하나를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남다른 체험학습을 내년에는 더 자주 할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다. 그녀는 요리에도 남다른 감각과 재주를 지녔다. 직접 기른 제철 채소와 과일로 만든 그녀의 요리는 빛깔과 모양, 맛이 독특해 입소문이 나면서 방송에도 출연했다. 앞으로는 자신의 요리를 모은 요리책도 펴낼 계획이라고. 이처럼 재주가 많은 원 씨의 꿈은 무엇일까?
“제 꿈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행복한 농부’였습니다. 땀 흘리며 땅을 일구고 농작물을 키우고 텃밭을 가꾸면서 자연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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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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