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가죽공방 이진섭 & 구유경 부부]

스타일은 달라도 우리 부부의 공통분모는 ‘가죽’이죠~

이난숙 리포터 2016-11-05

백석동 일산병원 맞은편 골목길에 가죽공방 ‘구스타프’가 있다. 카페인 듯 예쁜 외관의 아주 작은 공방이지만 이곳에서 제작하는 가죽가방은 남다르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수강생들도 개성이 강한 예술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이진섭 & 구유경 부부. 각자의 스타일은 달라도 ‘가죽’이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하는 작업이 행복하고 즐겁다는 부부를 만나보았다. 



자동차 설계, 편집 디자인 일하다 ‘가죽’에 빠져
회사에서 자동차 설계 업무를 했던 남편 이진섭씨와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던 아내 구유경씨. ‘가죽’이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된 것은 남편이 가죽공예에 매료되면서부터이다. 남편 이진섭씨는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면서 취미로 가죽공예를 즐겼단다.
“가죽은 물에 담는 그릇만 빼고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용도가 광범위합니다. 제가 일했던 자동차 디자인 설계만 해도 핸들부터 시트 등 곳곳에 가죽이 쓰이니까 가죽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고요. 또 사용하면 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빈티지한 멋과 가치가 더해지는 매력에 끌렸죠.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짬짬이 취미로 즐겼고 아내도 끌어들였어요.”
남편 이진섭씨의 말에 아내 구유경씨는 “남편은 자동차 설계업무를 했고 저는 편집 디자인 일을 했지만 둘 다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창의성과 감성이 드러나는 작업에 이심전심 마음이 끌렸나 봐요. 저도 어느 사이 남편이 즐기던 가죽공예에 물들게 됐으니까요”라고 웃는다. 그렇게 취미로 즐기다 부부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시도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단다. “회사생활이란 것이 나이 마흔만 돼도 슬슬 걱정이 되는 나이잖아요. 특히 디자인 쪽은 더 그렇고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마음도 컸어요.” 서른여섯 동갑내기 부부인 이진섭, 구유경씨는 이심전심 뜻이 통하자 각자 하던 일을 접고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가죽학교 스쿠올라 델 코오일오(Scuola del Cuoio)로 유학을 떠났다. 


피렌체 가죽학교 ‘스쿠올라 델 쿠오이오’에서


구조적인 면에 강한 남편과 감성적이고 디테일한 아내의 콜라보레이션
가죽학교를 수료하자마자 두 사람은 일산에 ‘구스타프’란 가죽공방을 열었다.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남편의 근무지인 자동차회사가 있던 인천에서 살았던 부부가 일산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호수공원’ 때문이란다. “예전에 일산에 오면 호수공원이 참 좋더라고요. 그 기억이 있어서인지 귀국 후 망설이지도 않고 일산에 터를 잡았죠.”
서른여섯 동갑내기 부부인 두 사람은 젊은 만큼 일을 결정하면 실행도 빨랐다. 가죽공방의 문을 연 것도 조금은 ‘모험’이었지만 지금 두 사람은 그 결정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구스타프’란 이름은 구스타프 크림프의 작품을 좋아해서 이름을 붙였어요. 처음엔 일산에 가죽공방도 많고 해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우리는 우리 스타일로 나가보자고 마음먹었죠.”
아내 구유경씨는 “자동차 설계 일도 했지만 남편은 가방의 전개도를 한 번에 그려냅니다. 아무래도 남자다보니 구조적인 면에 강한 것 같아요. 반면에 저는 디자인과 더불어 사용성에 더 디테일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지요. 가방이나 핸드백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부도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디테일한 것은 직접 사용해봐야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부부가 함께 일하니 시너지 효과는 분명 있는 것 같아요.”
남편 이진섭씨는 “저는 스테셔너리(문구용)백 등을 주로 만들고 아내는 여성적인 감성이 드러나는 핸드백이나 클러치 등 작은 사이즈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지요. 서로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아무래도 같은 작업공간에서 함께 일하다보니 각자의 작업을 할 때도 조언과 의견을 많이 나누고 도움을 받습니다”라고 덧붙인다. 부부의 말처럼 구스타프의 가방들은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많다. 


공방은 같지만 남편과 아내 각자의 브랜드로 작업하는 것이 꿈
아내 구유경씨는 “보통 부부가 함께 일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고들 하시는데 저는 아직 단점은 크게 느껴보지 않았어요. 혼자서 작업을 하다보면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기 쉬운데 남편과 작품에 대해 서로 교류하면서 작업하다보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거든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두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든 가방들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의료기구 스토리지 백을 대량 제작하기도 했다.
구스타프 공방에서는 개인 주문제작은 하지 않고 기업체 주문 제작만 하고 있으며 가죽공예 강좌는 소품반과 가방 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 전통 방식의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는 ‘구스타프’에서는 새들 스티치로 하는 손바느질, 미싱 수업 모두 가능하다. 이진섭씨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가방도 손바느질과 미싱 작업이 같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방 하나를 만드는데 수 천 수 만 번의 바느질이 이뤄지는데 100% 핸드메이드로 하다보면 힘들고 지쳐서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미싱 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기계도 쓰고 좀 더 효율적으로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구스타프’의 교육 커리큘럼은 소품 반과 가방 반으로 운영되며 소품 반에서는 카드지갑부터 클러치까지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만든다. 가방 반부터는 가죽공예의 꽃인 가방을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가방 먼저 제작하면 생각했던 수준의 퀄리티가 나오기 어렵고 가방 제작에는 많은 테크닉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에 대한 기본적인 스킬이 뒷받침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부부의 공방에는 피할기, 본봉, 상하송, 하이포스트, 스트랩커터, 불박기, 프레스 등 가죽공예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도구를 구비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서 사용 중인 실, 엣지 코트 등 부자재도 보유하고 있어 가죽공예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두 사람의 꿈은 공방은 같이 하지만 각자의 브랜드를 갖고 작업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따로 또 같이’처럼 말이다.
목, 금요일은 휴무. 수업문의 070-7672-3112, https://www.instagram.com/luana.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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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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