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곰달래서각회]

“글자에 마음 담고 나의 정신을 나무에 새겨요”

송정순 리포터 2016-12-09

'탁탁탁, 탕탕탕‘ 때로는 둔탁하게, 때로는 경쾌한 망치소리와 함께 톱밥이 흩어진다. 나무판 위로 칼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글씨가 드러나고 망치소리는 멈춤이 없다. 망치소리 외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마저 감도는 가운데서도 나무판에 글씨를 새겨 넣고 있는 이들, 곰달래서각회 회원들이다. 지난 1990년 발족한 이후 서각의 매력에 빠져 나무에 자신의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는 곰달래서각회 회원들을 만났다.



고운 달빛 비치는 곰달래
곰달래길에 공방을 연 곰달래서각회는 전통서각가인 석촌 김상철 선생이 이끌고 있다. 석촌 김상철 선생은 전통서각 분야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 4호 이수자이자 ‘알기 쉬운 서각기법’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종합예술인 서각동호회의 이름을 지을 때는 대부분 지도 선생님의 호를 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곰달래서각회는 조금 특별하다. 10년 정도 석촌 김상철 선생 밑에서 서각을 배우던 제자들이 동호회 이름을 석촌 선생의 아호를 따서 석촌서각회로 짓자고 했다. 하지만 왠지 이름을 넣는 게 싫었던 석촌 선생은 한글학자에게 공방이 위치한 곰달래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곰달래는 옛날부터 고운 달빛이 비치는 내(川)라 해서 ‘고운 달내’이던 것이 ‘곤달내’가 됐다가 다시 ‘곰달래’로 됐습니다. 또 ‘곰’은 ‘크다’는 뜻의 옛말이며 ‘달’은 ‘들’이란 뜻으로 큰 들판의 내(川)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가 우리 모임과 맞아 곰달래서각회로 정하게 됐습니다.”
1990년 제자 10여 명으로 시작한 모임의 출발은 미미했지만 바로 다음 해 강서문화예술회관에서 첫 전시회 겸 개인전을 열었다. 창립전을 시작으로 불우이웃돕기 자서전, 양청구청 초대전 등 해마다 전시가 이어졌다. 1998년 8회 전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 이어 2002년 12회 전시부터 지난 2016년 6월에 개최한 26회 전시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작품전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고 있다. 


서각은 자신의 모습
서각이란 글씨나 그림을 조각칼을 이용해 나무에 새기는 것으로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목판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 팔만대장경 외 전통건축물의 현판 등이 서각 작품으로 남아 있다.
서각을 하기 위해서는 망치와 칼이 필요하다. 손이나 손목의 힘으로 글씨를 파는 것이 아니라 망치 힘으로 두드려 판다. 글씨를 잘 못쓰거나 예술적 재능이 없어도 된다. 잘 써진 글씨나 그림을 따라 각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서각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에 드는 글씨나 그림 뒷면에 풀을 꼼꼼히 바르고 나무에 단단히 붙인 다음 칼을 이용해 본격적인 각을 시작하면서 글자를 파내려 간다. 깊이를 얼마나 해야 할지 조절해가며 파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된다. 


문화센터 2기 수강생 모집
곰달래서각회에서는 서각의 올바른 교육과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교육방법으로 1기 문화센터에 이어 2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강좌기간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이며 강좌시간은 매주 화, 목요일 중 선택해 오전 11시부터 2시간 작업한다. 1:1 개인 지도를 위해 각 반별 선착순 5명 모집 중이며 수강료는 6만원이다. 단, 개인 서각도구 및 재료비는 별도다. 화요반 강사는 김명분 회장이 목요반 강사는 이금영 자문위원이 맡는다. 문화센터 강좌 외 정규반은 월·수·금요일과 토요일에 따로 마련돼 있다. 문화센터 모집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은 곰달래서각회(☎02-2604-5379, 오전 11시 ~ 오후 4시)로 하면 된다. 

미니 인터뷰

김명분 회장
“서각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2000년부터 서각의 매력에 빠져 벌써 16번의 전시를 마쳤습니다. 서예를 하다 서각에 관심이 생겨 문화센터에서 서각을 시작했는데 석촌 김상철 선생님을 따라 이곳까지 오게 됐습니다. 주부가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첫 전시는 나를 나타낼 수 있는 기회였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고군자 부회장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 완성해요”

“서예를 오래하다 보니 내가 쓴 글씨로 판에 새길 수 있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서각의 매력입니다. 머리로 작품을 구상한 대로 망치로 두드려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망치와 조각칼을 잡으면 어지러운 잡념이 사라지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표현될 때 뿌듯합니다.” 

이금영 자문위원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매력있어요”

“흔하지 않은 서각이 신기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예로 작품을 쓰고 그걸 판에 새기고 싶었죠. 서각은 서예와 달리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나 자신의 고유의 감각을 살릴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각을 하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집중하게 되고 시간이 없어 많이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한임숙 간사
“입문하자마자 전시 참가했어요”

“입문하고 바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고 내 이름으로 전시회에 참여한다는 것이 뿌듯했어요. 서각은 알수록 모자라는 부분이 보여 더 열심히 배우고 싶고 첫 전시는 아무 것도 몰라서 가족들을 초청했는데 2~3번의 전시를 더 하고 나니 더 열심히 배워 좀 더 나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이달화 감사
“내 글씨로 서각해 갤러리 열고 싶어요”

“여성교실에서 꽃꽂이를 배우다 서각 수업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나무 만지는 것을 좋아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남의 글씨로 각을 했는데 이제는 서예를 배워 내가 쓴 글씨로 새기고 싶어요. 서각을 하는 동안 집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남편이 갤러리를 열어준다고 해서 즐겁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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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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