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발을 한 입에 후루룩 넘긴다. 남은 국물을 그릇 채로 들이키는 모습에서 정겨움이 묻어난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잘 알려진 칼국수. 요즘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영양가가 풍부하고 종류도 많아 골라먹는 즐거움까지 주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시리다. 이런 날은 찰지고 뜨끈한 칼국수로 추운 속을 든든하게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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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백년초 칼국수’
쫄깃한 도토리 칼국수와 소고기 샤브샤브 함께 즐겨
13년 째 한자리에서 영업 중인 목동 ‘백년초 칼국수’. 점심시간이면 넓은 홀에 꽉 찬 손님들이 이집의 인기를 말해준다. 대표 메뉴인 ‘도토리 버섯 샤브칼국수’는 8,000원의 가격에 도토리 칼국수와 소고기샤브샤브, 볶음밥까지 동시에 먹을 수 있다. ‘도토리 버섯 샤브칼국수’를 주문하니 긴 메뉴 이름만큼이나 푸짐한 상이 차려지는데 도토리를 갈아 반죽한 칼국수 면과 빛깔 좋은 소고기는 물론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감자, 양파, 향긋한 미나리 등 다양한 채소를 듬뿍 담은 냄비가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입맛을 돋궈주는 참나물샐러드를 먹다보면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다. 해물과 무, 파뿌리, 양파 등의 기본 육수에다 방금 넣은 채소 육수가 함께 어우러져 깊은 국물 맛을 낸다.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얼른 익혀 건져먹은 다음 연한 갈색이 도는 칼국수 면을 넣고 다시 한 번 더 끓인다. 도토리가루가 들어간 면발은 오랫동안 익혀도 쫄깃한 맛을 유지한다.
뜨끈뜨끈한 국물과 건더기를 먹고 나면 충분히 배가 부르지만 볶음밥을 맛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직원이 냄비 째 들고 주방으로 가져가 밥을 볶아 가져오는데 깻잎향이 솔솔 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소고기는 1인분에 30g씩 서비스로 나오는데 샤브샤브를 더 즐기고 싶다면 6,000원에 150g을 추가해서 먹을 수 있다.
메뉴: 도토리 버섯 샤브칼국수 8,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마솥정식(신 메뉴 할인행사 9,500원)
위치: 양천구 목동중앙로 45
문의: 02-2652-2239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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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산동 ‘자연과 함께 한 칼국수’
건강한 맛을 담은 칼국수, 깔끔하고 푸짐해 인기
화곡역에서 가까운 ‘자연과 함께 한 칼국수’는 건강한 레시피로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잘 정돈된 매장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오고 창가에 걸린 메뉴판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인기 메뉴인 바지락칼국수와 들깨칼국수를 비롯해 팥 칼국수, 비빔국수, 녹두전, 수제비, 보쌈,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쌀, 김치, 돼지고기, 콩, 팥, 들깨 등 모두 국내산 재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먼저 보리밥과 배추김치, 보리밥을 갈아 만든 뽀얀 국물의 열무물김치가 나온다.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넣고 빛깔 고운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구수한 풍미가 그만인데 주인공인 칼국수를 먹어야하니 한 그릇 더 먹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눌러야 한다.
항아리에 담겨 뜨끈뜨끈하게 나오는 바지락칼국수는 바지락을 아낌없이 넣었고 새우도 들어가 시원한 국물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시금치를 넣어 만든 초록의 면발은 탱글탱글 찰지고 보기만 해도 건강함이 느껴진다. 들깨칼국수는 걸쭉한 국물이 일품. 볶은 들깨와 생 들깨가 반씩 들어가 들깨의 고소함과 향긋함을 입 안 가득 채울 수 있다. 밥이 먹고 싶다면 호박죽과 바지락국물이 함께 나오는 비빔밥을 주문하면 된다. 노란색이 선명한 호박죽은 입에 착 달라붙고 비빔밥은 풍성한 채소 고명을 올려 눈과 입을 즐겁게 만든다.
메뉴: 바지락칼국수 6,000원/ 들깨칼국수 6,000원/ 자연비빔밥 6,000원
위치: 강서구 강서로 34길 18 프리즘오피스(화곡역1번출구)
문의: 02-2692-7862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겨울시즌 휴무 없음)
당산동 ‘하정밀방’
‘칼국수를 먹은 손님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곳’
독특한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 ‘하정밀방’. 하정은 ‘뜨거운 심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그만큼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표현한 것. 초록과 빨강이 대비되는 가게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메뉴판에는 “모든 메뉴가 다 진짜 진짜 맛있습니다”라고 적혀 있고 벽에는 행복을 표현한 문구가 걸려있는데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하는 주인장의 마음자세를 엿볼 수 있다.
‘행복칼국수’를 주문하니 먹음직스러운 겉절이와 깍두기가 먼저 나온다. 하나부터 열까지 주인장의 손을 거쳐 만든 이집의 겉절이는 색이 곱고 맛도 좋아 추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마와 멸치, 양파껍질, 디포리, 새우, 무 등의 해물을 넣어 2시간이상 푹 우려낸 육수는 깊고 풍부한 감칠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나주산 햇팥으로 만든 팥 칼국수는 진하게 쑨 팥 국물이 일품이다. 면발을 다 먹고 나면 국물이라 부르기 미안한 걸쭉한 팥 국물이 남는데 누구라도 숟가락으로 그릇을 싹싹 긁어 남김없이 비우게 된다. 쫀득쫀득한 새알심이 들어있는 동지팥죽도 팥 칼국수와 함께 겨울철이면 맛볼 수 있는 진미다.
‘하정밀방’의 모든 재료는 그날그날 소진할 만큼만 준비한다. 늦은 저녁이면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할 수도 있으니 미리 전화를 하고 가기를 권한다. 12시에서 1시까지 점심시간이면 가게가 꽉 차 다소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한다.
메뉴: 행복칼국수 7,000원/ 들깨칼국수 7,500원/ 팥 칼국수 7,500원
위치: 영등포구 당산로 29길 5 동성빌딩
문의: 02-6091-1022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토요일 3시, 일요일 휴무)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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