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시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추교빈 학생(장훈고)]
“게임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관심 갖고 진로 정했어요”
앞으로 대입은 정시보다 수시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78.4%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율이 7대 3으로 잡혀가고 있어 ‘수시’ 전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수시, 논술과 학종 투트랙 전략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추교빈 학생(장훈고 졸)은 논술과 학생부 종합전형 투트랙 전략으로 수시를 준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놀면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시스템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인 자바스크립트를 접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램과 정보보안 전문가 중 진로를 고민하다 프로그램 쪽으로 확정했다.
진로가 정해지자 1학년 때부터 종합전형을 준비했다. 교내 논술경시대회에서 수상한 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술 준비도 병행했다. 학교별 기출문제 위주로 수준 높은 문제도 풀었지만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진 연세대 논술문제가 올해 난이도는 낮추고 교과와 연계된 부분이 많았다. 논술시험을 치른 후 친구들과 답을 맞혀보니 비슷한 과정으로 접근해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혼자 수학문제를 풀 때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증명을 하려고 애썼습니다. 이번 연세대 문제도 증명 문제가 나왔고 이런 공부방식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논술 70%, 교과 20%, 비교과 10%를 반영하는 연세대 논술전형 특성상 종합전형을 같이 준비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부 때문에 합격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합니다.”
자소서, 피아노와 컴퓨터 게임 활용
내신 1.8~9, 스펙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교빈군은 종합전형의 가능성을 보고 고3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자소서를 준비했다. 자소서의 스토리를 고민하다 컴퓨터와 전혀 상관없는 피아노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된 두 가지를 부각했다.
교빈군의 자소서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좌우명을 피아노와 연결한 부분이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피아노입니다. 어릴 때 1년 정도 기초만 배운 후 더는 레슨을 받지는 않았지만 피아노를 칠 때 느끼는 몰입감이 좋아 혼자 곡을 듣고 따라 치거나 떠오르는 대로 편곡하는 등 피아노를 독학으로 현재까지 연주하고 있습니다. 피아노는 저에게 활력을 주는 취미활동이었고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었으며, 머리가 복잡할 때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습니다.”
너무 어려워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곡을 몇 달, 몇 년 후에 연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파고들면 부지불식간에 불가능이 가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피아노를 통해 깨우쳤다. 피아노로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실감하자 좌우명으로 삼게 됐고 다른 분야에서도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한마디로 피아노는 지금의 교빈군을 만들어준 셈이다.
이 좌우명을 자소서 1번에 어필했다. 피아노를 독학하면서 얻게 된 좌우명을 생소했던 화학 과목의 양적관계, 지구과학 과목의 천체 부분에 적용해 공부했고 교내 경시대회에서도 수상했다는 것과 잘 풀 수 있는 수학문제도 대수적, 기하학적, 직관적인 참신한 방법으로 탐구하려 노력했다고 적었다.
진로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자칫 교빈군의 스펙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과감하게 컴퓨터 게임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드러냈다.
“시스템 안에서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형식의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오래 하자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고1 때 자바스크립트를 통해 게임의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것이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자바도 피아노처럼 독학으로 두 달 만에 1,000줄 정도의 스크립트를 만들어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알파고, 포켓몬GO와 같은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산업의 발전 뒤에는 컴퓨터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고 IT분야를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프로그래밍 관련 소논문, 전문적합성 어필
자바스크립트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을 할 때 작은 실수로 오류가 나서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려 <소프트웨어 버그의 원인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교내 논문대회에 참가했다. C언어나 Visual Basic 등의 언어에서 버그의 사례를 알아보고 현재 개발된 기술을 조사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세미콜론’이나 ‘중괄호’ 하나, 혹은 숨어있는 미세한 논리적 오류 때문에 프로그래밍 구문 자체가 구동되지 않는 것을 보고 작은 원인이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나비효과’에 대해 실감하며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꼼꼼한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전공적합성은 동아리 활동에서도 드러났다. 1학년 때 ‘요리조리 진로탐험 동아리’와 2학년 때 ‘장훈사이언스’ 자율동아리에서 신문에 나오는 과학 분야의 중요 이슈를 스크랩해 탐구하며 동아사이언스의 과학기사를 발췌, 부서원들과 토론을 통해 과학 지식을 넓혔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는 교내 축제에서도 빛을 발했다. 교빈군의 학생부에는 ‘교내 축제 때 학급 수익행사에서 ‘4반 이겨라’의 창업을 주도해 풍선불기-병뚜껑 튕겨 넣기-팔씨름 등 15개의 소소한 게임에 순서를 부여하고 각 게임의 통과자에게 주는 선택적 보상을 최종적으로 문화상품권으로 기획한 바, 알고리즘적 두뇌운용을 특징으로 한 창업을 기획함’이라고 쓰여 있다.
“논술 전형에 지원하려면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와 수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고 수학문제를 풀 때 다 알더라도 증명하려고 하는 공부법이 내신과 논술에 도움이 됩니다. 대입 전략을 미리 세워보고 논술과 종합을 꾸준히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