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언 땅을 뚫고 새싹들이 움트기 시작할 때 절로 떠오르는 음식이 비빔밥이다. 하얀 쌀밥 위에 갖가지 채소와 고기 등을 올리고 입맛에 따라 어울리는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비면 봄철 잃어버린 입맛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화반(花飯)이라 하여 꽃으로도 비유되는 비빔밥은 재료 고유의 색감과 맛이 한데 어우러져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음식이다.
목동 구룡포 막회 ‘멍게 비빔밥’
입 안 가득 퍼지는 짭조름하고 향긋한 바다 향기
멍게는 바다의 꽃으로 불린다. 매서운 겨울을 견디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멍게는 특유의 알싸한 단맛과 향긋한 향으로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멍게에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으며 숙취해소와 기관지 질환에도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우스꽝스런 생김새의 멍게의 껍질을 벗기면 오렌지색 속살이 나오는데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숙성시킨 젓갈로 먹어도 일품이다.
목동 파라곤 지하상가에 위치한 ‘구룡포 막회’에 가면 통영에서 올라온 숙성 멍게를 이용한 요리, 멍게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매장은 원목과 타일을 매치한 아기자기한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편안하고 깔끔한 분위기다. 멍게 비빔밥을 주문하니 색감 고운 밥상이 차려진다. 숙성 멍게와 상추, 양배추, 날치 알, 당근, 양파 등을 넣고 김 가루를 솔솔 뿌렸는데 한 숟갈 뜨니 입안에 짭조름하고 진한 바다 향이 퍼진다. 숙성 멍게라서 비린내가 없어 멍게비빔밥이 생소한 이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멍게비빔밥은 7,000원에 맛볼 수 있으며 2,000원을 추가하면 미니 우동이 제공된다. 이곳은 다양한 일본식 ‘숙성회’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숙성회’는 활어회보다 쫄깃한 식감에다 감칠맛이 더해져 인기가 좋다.
위치: 양천구 목동서로 155 파라곤 지하상가문의: 02-2648-7518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연중무휴)
염창동 손 여사 ‘나물비빔밥’
여덟 가지 나물로 채워진 정성스러운 밥상
비빔밥은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소의 함량이 어떤 식품보다도 높은 편이다. 특히 비빔밥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나물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과 변비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으며 노화를 억제하고 암을 예방하며 면역력을 높인다.
염창동의 ‘손여사’에서는 8가지 기본 나물들로 채워진 비빔밥을 선보이는 곳이다. 매장의 테이블은 주방을 마주보고 앉는 형태로 주인장의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다소 좁은 매장이라는 것이 아쉽지만 테이블 회전이 빠르고 포장도 가능해 언제든지 손 여사의 정성 깊은 솜씨를 맛볼 수 있다. ‘손 여사’의 나물비빔밥은 최소한의 간만 사용해 식재료 고유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숙주, 도라지, 표고버섯, 당근, 고사리, 건채 취나물, 시금치 등 다양한 나물들이 있으며 비빔밥에 들어가는 자연산 나물들은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농장에서 직접 채취해 올라온 것들이다. 시금치는 남해의 지인이 보내준단다. 가마솥에 재료를 넣고 직접 끓여 만든 맛 간장과 매실엑기스를 넣은 매실고추장은 비빔밥의 풍미를 더한다. 각종 재료를 넣고 푹 우려낸 육수가 일품인 육개장과 맛깔스러운 샐러드 소스를 얹은 소불고기덮밥도 유명하다.
위치: 강서구 양천로 583 A-112호문의: 02-2093-7759
영업시간: 오전 7시 30분~오후 8시(주말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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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 바오담 ‘곤드레 비빔밥’
구수함이 매력, 맛과 영양 조화이룬 별미
곤드레는 강원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산나물로 예전에는 봄철 춘궁기에 허기를 달래주던 고마운 식재료였다. 보통 쌀 위에 얹어 밥을 지은 후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데 맛이 부드럽고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등 영양도 풍부하다. 열량이 낮고 거친 섬유소가 많아 변비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곤드레 나물에다 다양한 재료를 함께 섞어 먹으니 균형 잡힌 건강식이자 별미로 자리 잡았다. 영등포구청 인근에 위치한 ‘바오담’은 퓨전 떡 카페로 떡을 이용한 색다른 브런치로 알려진 곳이다. 떡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가 가득한 매장은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진 색다른 공간이다.
‘바오담’의 대표 식사 메뉴인 곤드레 밥을 주문하면 ‘보기 좋게 담다’라는 순 우리말인 ‘바오담’의 이름처럼 정갈한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온다. 곤드레 나물을 넣어 볶은 밥과 노란 달걀지단, 가늘게 썬 채소, 부드러운 순두부와 입맛 당기는 양념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커피를 포함한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대부분의 재료는 강화도의 바오담 농장에서 직접 키운 것들이다. 천연재료로 맛과 색을 낸 다양한 떡도 함께 판매하며 주문의뢰도 받고 있다.
위치: 영등포구 당산로 27길 9-2문의: 02-2636-3663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목동 아빠곰탕 ‘한우육회비빔밥’
싱싱한 붉은 소고기, 살살 녹는 맛이 일품
육회는 한민족이 예로부터 즐겨먹던 식재료다. 갓 도축한 신선한 소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 특유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과 감칠맛이 나는데 소고기 맛을 좀 안다하는 사람들은 꼭 찾는 메뉴다. 소고기 육회에는 단백질을 비롯해 철분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다. 빈혈이나 피부미용, 자양강장 등에 효능이 있으며 식욕과 소화를 촉진시켜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목동의 ‘아빠곰탕’에서는 신선한 한우 홍두깨살을 특제 소스로 버무린 전통육회비빔밥을 선보인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오픈된 주방에서 직접 고기를 손질하고 일일이 양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질반질한 놋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육회비빔밥은 초록의 채소와 붉은 소고기, 노란색 달걀노른자가 어우러져 눈이 즐거운데 생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손님이라도 한번쯤 도전해보게 만드는 비주얼이다.
새콤달콤한 고추장소스를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입 안에 고소함이 가득 채워진다. 비빔밥을 주문하면 작은 그릇에 곰탕이 함께 나온다. 사골과 소뼈, 양지, 사태를 넣고 25시간을 우려낸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신 메뉴인 불고기비빔밥도 인기다. 구수한 석쇠불고기와 채소의 조합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갈비찜, 전골, 수육 등 가족 외식을 위한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위치: 양천구 오목로 329-6문의: 02-2645-1314
영업시간: 오전 9시~새벽 2시(연중무휴)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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