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이은경 요들아카데미’에서 만난 사람들]

요들러들의 유쾌한 고백, “내가 제일 잘 나가~”

지역내일 2017-09-21 (수정 2017-09-21 오후 5:16:08)

요들은 낮은 소리의 흉성(胸聲)과 높은 소리의 두성(頭聲)을 빠르게 교차시켜 내는 독특한 창법으로 알프스의 산악지방 목동들이 서로를 부를 때 쓰던 통신 수단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주를 이루며 자연과 삶을 예찬한 노랫말과 발랄한 곡조 또한 요들의 매력이다. 즐거움을 전하는 노래인 요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동 ‘이은경 요들아카데미’에서 생기 넘치는 요들러(Yodeler)들을 만나보았다. 



독특한 창법 ‘요들’, 배워보니 쉽고 재미있어
“하니요레이-리잇디리리요-요로레이오우디요-요로레잇디-리리리~”
등촌역 근처에 위치한 상가건물, 계단을 올라 흥겨운 소리가 새어나오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십 수 명의 사람들이 어깨를 흔들거나 발장단을 치면서 요들송인 ‘계곡의 무지개’를 부르고 있다. 갈래머리에 퍼프소매 블라우스를 입은 지휘자의 강의가 시작되자 ‘야호!’, ‘요요요’, ‘후후후’, ‘에이에이’ 등의 창법을 웃어가면서도 열심히 따라한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이은경 요들아카데미’에서 요들을 배우고 함께 즐기는 회원들이다.
‘이은경 요들아카데미’는 한국 어린이 요들합창단인 ‘이은경과 알프스 요들친구들’로 잘 열려진 곳이다. ‘한국 어린이 요들합창단’은 지난 2011년 KBS 예능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이 참여한 ‘2011 더 하모니 합창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통일부주최 ‘유니 뮤직레이스’의 예선 TOP10 안에 들었으며 9월 20일 본선을 앞둔 실력파 팀으로 요들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쾌한 피아노선율과 그에 맞춘 발랄한 곡조, 독특한 발성이 어우러진 요들송은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노래이다. 특히 지휘자인 이은경 대표의 에너지 넘치는 강의와 유머러스하게 버무린 일상의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처음 요들을 접한 사람일지라도 어느새 알프스 목동이라도 된 듯 “요들레이호~”를 외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은경 대표는 “가장 원초적인 발성을 내는 요들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노래”라며 “환경과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으로 요들의 꺾는 창법은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여러 민족의 음악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생은 요들 배우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은경 요들아카데미’의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만 되면 어김없이 모여 요들을 비롯해 아코디언, 카우 벨, 우드스푼, 빗자루 등 다양한 스위스 민속악기를 연주하고 보헤미아 지방 민속춤인 ‘폴카’ 등을 배운다. 1부와 2부로 나뉜 수업은 종종 10시를 훌쩍 넘기는데 그럼에도 늘 모자라는 시간이 아쉽단다. 인천, 남양주 등 타 지역에서 오거나 퇴근 후 곧장 달려와서 연습에 참석하는 회원들도 있다. 1부가 끝나면 노래 후 출출한 배를 채워줄 간식시간을 가진다. 간식은 회비로 충당하는데 회원들 중에는 한껏 솜씨를 발휘해 잡채며 호박죽 등을 직접 만들어오는 이들도 있다.
함께 노래 부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다보니 일주일에 한 번의 만남이지만 서로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처음 참석한 사람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열려있는 모임이다.
이승형(60세)씨는 “직장 산악회에서 요들을 접했고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 이곳을 찾아왔다”며 “오늘은 몸이 좋지 않아 수업을 쉴까 고민했는데 역시 오길 잘한 것 같다. 노래를 부르다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회복되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5년째 요들과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다는 이창화(65세)씨는 “모임의 가족 같은 분위기와 요들이 주는 즐거움에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멋진 취미로 공연무대에 서고 봉사도 하니 주위에서 부러워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회원들은 요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다 놓고 나서부터 삶이 즐거워지고 자신감이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경 대표는 “요들러가 갖춰야할 필수조건은 뻔뻔함과 건방”이라며 “요들의 높은 음을 부르려면 자신감이 우선이다. 항상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라는 기분으로 노래하도록 가르친다. 요들을 접하고 나서 자신감이 넘치고 우울증이 사라진 회원들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요들이 주는 마술 같은 선물”이라고 전했다.
이용우(28세)씨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어려운 일과 마주쳐도 웃게 되고 그동안 서먹했던 아버지와의 관계 역시 회복돼 무척 기쁘다. 내 인생은 요들을 배우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은경 대표
요들은 밝고 맑고 환한 노래랍니다. 21년 동안 합창단을 운영하면서 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가장 세계적인 노래를 부른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요들로 인해 성장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미옥 회원(55세)
동화구연가로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일반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요들을 접했고 본격적으로 요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입니다. 이은경 선생님에게 받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한주 내내 월요일을 기다리게 되고 여기서 받은 힘으로 또 한주를 살아간답니다. 


이용우 회원(28세)
인터넷 영상을 통해 우연히 요들을 접했는데요. 요들을 부르는 아저씨가 정말 멋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용기를 내 우리 지역에서 요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지난봄부터 매주 나오게 됐어요. 젊은 남성이 많이 없지만 모두들 잘 챙겨주셔서 어려움 없이 적응했습니다. 


유숙경 회원(51세)
등촌 시장을 지나다니다가 요들아카데미의 간판을 봤지요. 이후 늘 배우고 싶은 마음을 품은 채 몇 년을 보냈고 올해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어요. 집에서도 요들연습을 하는데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네요. 요들은 일주일을 살아가는 활력소랍니다.   


위치: 양천구 목3동 601-1(3층)
문의: 010-8762-9622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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