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는?

지역내일 2017-11-15

2018년을 기준으로 고1이 되는 학생들은 새로운 수학교육과정을 배운다. ‘수포자(수학포기자)’ 발생을 막고자 학습량이 과다한 부분을 적정화한 듯하다. 그리고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수포자의 원인을 ‘내용이 어렵다, 배울 양이 많다. 진도가 빠르다’쪽으로 원인을 연결시킨 듯하다. 사실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내용이 어렵고 학습량이 많으며 진도가 빠르기 때문”이란 내용은 수학포기의 원인을 너무 단순화하고 진짜 원인을 보지 못하게 하는 문제점을 지닌다. 필자가 현장에서 만나본 수포자 발생의 원인은 내용의 난이도나 학습량의 과다보다 훨씬 더 넓고 깊다.

수학을 학습할 의미를 느끼지 못해서, 수학 외에도 학습해야 할 과목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누가 바로 옆에서 피드백을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선천적으로 학습이 느리거나, 난독증 같은 인지적 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등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필자는 수포자의 발생원인을 자기체계(self-system)를 기반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체계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인식과 경험의 집합체로서 그 사람만의 상호 연결된 신념 체계이다. 이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목표를 결정하고 어떤 과제를 추구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즉 이는 학습동기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의 자기시스템이 무의식적으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저것이 내게 필요한가? 저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저것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저것을 할 기분인가?”

수많은 수포자가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위의 세 가지 질문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수학을 포기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이 스스로 수학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수학 수업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를 테면 수업에 집중하는 대신 친구들, 간식, 게임, 외모, 연예인등에 더 관심을 가진다. 어떤 학생에게는 이것이 생존을 위해 수학 수업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자기체제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만약 수학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고 느꼈다면 어떨까? 가령 6개월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면 영어가 어렵다고 영어를 배우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수학이 교과목으로 지금만큼이라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대학입시 때문이다. 대입을 위한 목적 외에 수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학생이 다수일 것이다. 이것이 수포자가 발생하는 제 1원인일 수 있다.

수학을 포기하는 두 번째 주요 이유는 자신은 해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신이 해낼 수 있다, 없다’는 단순히 수학의 난이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유능감(self-efficacy), 자신감(confidence)과 관련이 깊다. 자기 유능감이 낮은 것은 과거 성공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은 자신에 대한 주위의 기대에 따라 반응한다. 하지만 많은 선생들이 학습부진을 겪는 학생들에 대해 유전요인, 환경요인, 다른 조건들 때문에 학습 잠재력이 낮다고 믿는다. 또,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금방 잊을 거라 생각하고 대충 가르치기도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하기도 한다. 강점보다는 잘못된 것부터 찾아내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수학을 포기하는 주요 이유는 학습을 할 기분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몇 가지 이유를 찾아보면 수업 환경이 위협적인 경우가 있다. 선생의 권위적이거나 일방적인 지시, 교사의 잔소리 등이 다 포함된다. 또 질문에 대해 잘못 답변을 했을 때 창피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모두 포함된다. 교사가 평소에 학생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노력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성장관점, 긍정적 기대 등을 가지고 있을 때 학생은 수학 시간에 수업할 기분이 든다.

그러면 이런 원인으로 수학을 소홀히 하는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르치는 것에만 포인트를 줘서는 안된다. 이 과정이 현재 세상의 어떤 부분에 어떻게 응용되고 활용되었는지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줘야한다. '무엇(what)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 보다는 '왜(why), 어떻게(how)' 가르치고 배울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 자기 유능감을 키워주려면 작지만 성공의 경험을 하나씩 늘려가야 한다. 기초가 부족한 학습자들에게는 한 단계 위로 올라가기 위한 발판의 마련(scaffolding)이 중요하다. 그리고 교실의 수업분위기가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해야 한다. 또, 실수에 대해서 관대하고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도열 강사
에이텐수학학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