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지균 양보하고 일반전형으로 도전
서울대 경제학부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조상연 학생(신목고 졸)은 서울대 기준 내신등급이 1.27로 문과 전교 1등이었다. 상연군은 고교별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 추천권을 양보하고 일반전형으로 지원했다. 일반적으로 문과에서는 지균으로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 부분이 있다. ‘일정 범위를 넘지 않는 경쟁률’ 하에서 경쟁하는 것이나 서류 기반 면접 등을 일반전형과 비교했을 때, 지균이 일반전형보다 합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목동 고교의 치열한 내신경쟁을 뚫고 전교 1등을 유지했지만, 상연군은 전국의 전교 1등 고교생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심층구술면접을 치러야 하지만 일반전형을 택했다.
“문과에서 경제학부가 가장 경쟁률이 높잖아요. 지균으로 지원하기에는 애매한 내신이었고 수능 최저도 있기 때문에 지균을 양보하고 모집 정원이 더 많은 일반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상연군은 사회 전반에 관심이 많고 모든 과목을 좋아해 문과를 지원했다. 문과에서도 가장 실용적인 학과가 경제학이라 판단했고, 수학에 기반을 두면서도 자신만의 경제철학으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공익에 힘쓰겠다는 생각으로 경제 연구원으로 진로를 좁혔다.
“일본의 인구 감소 문제를 다룬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읽고 경제적인 문제가 사회 문제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를 알아야 하고 경제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해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경제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다양한 학문 다루는 학자의 꿈
상연군은 사회를 알기 위해 경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교내활동에 도전했다. 그중에서도 경제 관련 동아리 활동은 경제의 이해를 넘어 진로를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정규동아리 시사경제부에서의 활동은 시사경제 지식뿐 아니라 토론을 통해 다양한 시각의 중요성을 배웠다.
“동아리에서 전기요금 누진세를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찬반 양측의 논거를 조사하며 찬성 입장을 지지하는 근거와 상대 논거를 예상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쟁점에 대해 깊이 있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2학년 때 참여한 자율동아리 ‘융합과학연구회’에서는 ‘토요과학강연회’를 들었다. 이 활동으로 암호기술 분야에 사용된 수학과 같은 과학 기술에 담긴 수학적 원리에 대해 공부하다 다양한 학문을 다루는 학자가 되고 싶다는 진로의 확신이 들었다.
3학년 때 자율동아리 ‘철수(철학과 수학)와 경미(경제학과 미적분)’를 개설해 국내 유수 대학이 운영하는 심층 강좌를 들을 수 있는 ‘K-무크’에서 대학 과정의 강의도 공부했다.
공정한 시각의 중요성은 도서관 NIE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굳어졌다. 신문사 두 곳의 사설을 분석하며 하나의 사건에서도 여러 의견이 공존한다는 점을 배웠고 경제학자로서 공익을 위해 편향되지 않는 시각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경제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시사적인 주제에 맞춰 작성한 소논문은 경제학자로서 경제를 분석하는 힘과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다방면으로 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1학년 때는 ‘대한민국 통화정책의 동향조사와 분석’을 주제로, 2학년 때는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성공적인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분석’을 주제로 논문을 완성했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됐고, 경제학자로서 우리 사회의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를 계기로 폭넓은 경제학적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경제이해력시험 TESAT에 도전에 1급을 받았다.
전교 1등, 서울대 합격생의 공부법
보통의 남학생처럼 게임을 좋아했지만, 상연군은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전교 1등, 서울대 합격생인 상연군의 공부법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2가지,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과 ‘내신을 버리지 않는 것’이었다.
“밤 11시 30분에 취침해서 아침 6시 30분에 기상했어요. 잠을 줄이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공부에 투자한 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잠을 줄이면 안 됩니다. 1시간 동안 100개 외운다고 하면 잠을 줄이면 30개 밖에 못 외워요. 특히 사회탐구 과목은 외우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우선인데, 피곤한 상태에서는 풀이과정 암기 밖에 안 됩니다.”
상연군은 내신을 챙기지 않는 것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고 표현한다. 모래 위에 집을 지으면 속도는 빠르지만 흔들리면 무너지기 쉽다. 하지만 돌 위에 쌓은 집은 돌을 옮겨 집을 짓기는 힘들지만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1학년 1학기부터 정시에 올인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내신공부 안 하려고 자신은 ‘정시 파이터’라고 이야기합니다. 대입에서 수시로 선발하는 인원이 70~80%로 내신을 버리면 대학 안 가겠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내신 잘 챙기면 공부패턴이 잡히고 특히 내신에서 배우는 내용도 수능 공부의 기반을 잡아줍니다. 내신 기간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공부도 하지 않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내신공부라도 하면 분명히 수능에도 도움이 됩니다. 내신이 탄탄하면 실력 측면에서도, 정신적인 안정감 측면에서도 수능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내신에 집중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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