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공부의 왕도는 있다!

-SDS와 촉류방통觸類旁通

지역내일 2019-11-29

학문에 왕도는 없다!
고래로부터 들어온 말이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학문의 범위는 넓고 새로 개척할 분야도 많다. 그러므로 학문을 이루는 데는 특이한 비방이나 요령을 구하지 말고 힘껏 매진하고 성실히 파고드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것은 학자의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격언을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학자가 아니고, 공부하는 것도 학문이라 하기 어렵다. 세상 상식과 학문의 기초를 익히는 과정에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교육이라고도 하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공부라고 하는 것이다.

공부의 목적은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터득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을 개발하는 일이다. 교육의 목적도 그와 같다. 그것은 곧 꿈찾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지만 꿈찾기가 목표인 공부에는 왕도가 있다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공부의 방편을 찾아 먼저 방향을 잡고 목적에 도달하면 학문이 아닌 그 기초인 공부는 완성된다고 보는 까닭이다.

공부에는 여러 방편이 있지만 가장 전통적이면서 보편적인 방편은 역시 책이다. 책은 인류 문화를 발전시키고 이끌어온 길라잡이다. 문자가 발명되고 책이 만들어짐으로 인류 문화는 후손에게 전해져 발전할 수 있었다. 특히 금속활자는 책의 대중화를 이끌어 급속한 문명 발전과 시민 사회를 이루어냈다. 그러므로 책이 공부의 훌륭한 방편이라는 건 역사가 증명하는 일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 고래의 격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책 속의 길을 어떻게 찾느냐 하는 것이 관건일 뿐이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교육자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책에서 길을 찾아라’ 하고 강요하듯이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책과 친숙한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좋지만, 책을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 이들에겐 아주 고역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먼저 달성행 한다. 즉 독해력을 배양하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해력이 좋아지면 책읽기가 쉬워지고 재미가 붙기 때문이다.

그 방안은 어휘력의 해득에 있다. 그리고 그 비결은 한자를 잘 이해한다면 효과는 배가된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키울 뿐만 아니라, 우리말은 70% 정도가 한자어로 되어 한자를 이해하면 독해력 역시 배가된다. 이와 더불어 책을 정독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고 토론하는 기본 훈련을 거친다면 독해력은 증대될 것이다. 그렇게 길이 물꼬를 열면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그 방안이 다산학교가 개발한 학습프로그램인 SDS(Self Development Study;자율개발학습)이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적극적이고 능률적이 된다. 신명이 나고 창의력이 샘솟는다. 하지만 성장기엔 자신이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깨닫기 어렵다. 그래서 먼저 마음이 가는 대로 특기선호과목을 선정해 그와 관련된 책을 위주로 독서를 진행해 나간다. 몇 번의 그런 시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면 일차적 성공이다.

그 다음은 공부의 신이라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방편을 적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바로 촉류방통觸類旁通이란 공부 방법이다. 한 권의 흥미로운 책을 숙독하고 나면 그와 연관된 책을 연결해서 찾아 읽는다. 그렇게 지속하면 어느덧 도미노처럼 독서와 공부에 흐름이 생기면서 점점 전문화 되어간다. 그 다음 단계는 취향이 파악된 쪽으로 전공을 정해서 그 방면의 책을 위주로 탐독해나가면 된다. 그 독서가 재미있고 신명이 난다면 그 학생은 그 방면의 재능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물이 길을 열면 스스로 목적지로 찾아가는데, 그 목적지는 바로 참꿈에 있다. 참꿈이란 자신의 재능과 기호와 환경이 조화롭게 결합된 직업과 연관된 꿈이다. 그 꿈을 달성하기 유리한 대학의 학과를 선정해 목표로 삼아 공부해 나가는 것이 바로 다산학교의 SDS인 것이다.

이렇게 독서라는 방편으로 방향을 잡고 참꿈이란 목적에 도달하면 학생 시절의 공부는 완성된다. 그러므로 적어도 학생시절의 공부법으로는 이런 방안이 왕도가 될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해 보는 것이다.

결국 답은 책 속에 있다. 책 속에 길이 있고, 꿈이 있다. 문제는 그 길을 찾는 구체적 방법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사람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일산파주 중고등 대안배움터 다산학교
박윤규 교장 / 작가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서울예술대, 건국대, 중앙대에서 강의
2012년부터 다산학교 재직
2017년부터 교장
<산왕 부루>, <내 이름엔 별이 있다>
<버들붕어 하킴> 등 70여 권 책을 펴냈고
<팥죽할멈과 호랑이>, <안녕 태극기>,
<신기한 사과나무> 동화가
초등 교과서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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