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사람들

교하도서관 고전 독서 동아리 ‘세르모’

“고전에 담긴 역사 통해 삶의 지평을 넓힙니다”

태정은 리포터 2019-12-13

고전(古典)이라고 하면 옛 것, 지루한 것, 어려운 것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고전은 시대에 뒤떨어진 그 무엇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허나 시대를 초월해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그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고전 속에서 오늘의 나를 위한 가치를 찾아낼 수도 있다. 고전 속에서 ‘오래된 미래’를 찾아가는, 교하도서관 고전 독서 동아리 ‘세르모’를 만나 고전 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고전에 담긴 서양사 함께 읽는 모임
교하도서관 소속 동아리 ‘세르모’는 서양 고전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이다. 라틴어로 ‘이야기, 토론’이라는 뜻을 가진 세르모는 2015년 3월 교하도서관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 ‘고전 속 서양 읽기’의 후속 모임으로 꾸려졌다고 한다. 당시 인문학 강좌를 이끌었던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김영진 씨는 “일반 대중들이 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고전 작품 속에 담긴 역사를 소개하는 강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르모는 한 달에 한 권 서양 고전 작품을 읽고 토론한다. 고전 작품을 감상할 때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가 살던 시대,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작품의 의미에 대해 토론한다.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으며 중세는 과연 퇴보의 시절이었는지를 생각해보고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을 읽으며 2차 세계 대전의 시대상을 반추해본다. 정지이 회원은 “문학 작품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역사란 그 시대의 밑그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주인공만 따라가는 독서에서 점차 배경 그림이 더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전 독서와 원작 영화 통해 입체적으로 감상해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세르모는 수 개월 전에 토론 도서를 미리 선정해 책을 읽고 정기 모임에서는 토론에 앞서 회원들이 각자 읽은 감상평을 나눈다. 그후 김영진 작가가 멘토로서 작품 속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그 나라의 상황, 역사적 사건, 작가의 입장 등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될 만한 배경 상황을 설명해준다.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작가나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며 심화된 자유 토론으로 이어진다.
매달 첫째 주 화요일에 독서 토론 모임이 있다면 셋째 주 화요일에는 교하도서관 3층 소극장에서 고전과 연계한 세르모 시네마를 운영한다. 함께 읽은 고전 작품 중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을 골라 교하도서관 이용객들과 함께 영화 감상을 한다. 닥터 지바고, 장미의 이름, 양철북 등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을 감상하며 책과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차이점에 대해서 논하기도 하고, 원작을 재해석한 영화 작품에 대해 각자의 감상평을 나누기도 한다.

고전과 역사에 좀 더 쉽게 다가가는 계기 만들고자
고전 독서 동아리 세르모의 키워드는 세계사, 역사 그리고 서양 고전이다. 고전 작품을 읽는 재미를 널리 알리고 사람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고전 작품에 다가가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이며 내년도에는 도서관 이용객을 대상으로 체험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세르모는 현재 18명의 멤버들이 활동하고 있다. 고전 독서 모임에 참가를 원하는 경우 매월 첫째 주 화요일 오후 7시 교하도서관 나눔1방에서 열리는 정기 모임 책토론에 참관 후 추가로 1회 출석하면 정회원으로 승격된다. 세르모 회원들은 “한 달에 한 권의 고전, 역사 그리고 모임 자체가 소중한 일상”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미니인터뷰


역사학자 멘토 김영진 씨
저의 인문학 강좌를 들으신 분들이 고전 독서 모임을 시작하신다고 해서 참 기뻤습니다. 세르모는 올해로 5년차인데 오래됐다는 느낌보다는 지금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할까요. 독서 모임에 참가하는 게 제게는 하나의 일상이 됐어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은 사료(史料)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시대의 상징어가 책 속에 담겨 있으며 시대를 바라보는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회장 정지이 씨
고전과 세계사는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평소에 멀리하는 분야였어요. 그러던 중 김영진 멘토님을 만나 딱 한권의 책을 읽은 것이 계기가 돼 5년차 세르모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5년간 지내보니 고전은 자기 눈높이만큼만 이해하면 되고 여전히 복잡한 세계사를 대하는 마음 또한 어느새 편안해졌어요. 이제는 어떤 고전 작품을 읽으면서 여기에는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을까 짐작해보기도 하고, 고전을 통해 부모들의 숙제인 ‘육아’에 대해서도 좋은 관점을 얻게 됐습니다.


회원 장선옥 씨
세계사를 함께 배우면서 문학 작품 속에 들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역사적 사건들이 문학 작품 속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가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지난 5년간 세르모에서 함께 읽었던 70여 편의 문학작품과 영화를 통해 어려운 고전 문학 작품을 더욱 즐겁고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고전작품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문학 작품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을 넓히고 회원들 간에도 따스한 인간관계를 맺게 돼 좋습니다.


회원 표지희 씨
시대적 배경을 모르면 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어요. 현재와 다른 문화와 풍습, 배경 상황으로 인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고전문학을 선뜻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김영진 멘토님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책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지고 좀더 수월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장미의 이름’ 원작과 영화를 함께 보면서 영화가 장황한 배경 묘사를 이미지화해 주기 때문에 책 속의 서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됐어요.


회원 최은미 씨
시간과 장소의 풍화를 받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갖는 고전의 힘을 받고 싶어서 이 모임에 참가하기 시작했어요. 고전 독서를 통해 폭넓은 사고를 하게 되고 작품 속에 담긴 여러 인물 군상의 역사를 내 삶에 투영시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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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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