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은 공정한가?

지역내일 2023-06-30

수능 시험의 공정성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교육계가 떠들썩하다. 시험에 킬러 문제가 너무 많고, 이것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정부의 주장 때문이다. 킬러 문제는 교육과정 밖의 내용이 많고 이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한다. 즉, 공정하지 않은 시험이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너무나 많은 이슈들이 존재한다. 우선 킬러 문제의 정의는 무엇이며 진짜로 킬러 문제가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둘째로 그 킬러 문제가 교육과정 내의 내용으로 풀 수 있었는지 아닌지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킬러 문제는 사교육의 도움이 있어야만 풀리는지도 증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정하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주제들 중 오늘은 ‘공정성’에만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과연 수능 수학 시험은 공정한 시험일까?

일본의 한 초등학교 채점 사건
'3.9+5.1=9.0'은 맞는 답일까? 일본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를 틀리다고 채점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소수점 아래의 수가 없는 경우 표기하지 않는 것이 교육과정 상의 원칙’ 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조차 학생의 답안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많은 일본 국민들은 교육과정이 유연하지 않고 경직되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학생의 답이 맞다고 생각한다. 9.0은 유효숫자의 개념으로 보면 타당하다. 만약 9.00 이라고 썼다 하더라도 맞게 해주어야 한다. 사람이 채점하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정량평가 vs 정성평가
수능 수학 시험은 완전한 정량평가다. 객관식과 단답형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시험들은 어떨까? 고등학교 내신 시험, 수리논술, 심층 수학 등은 서술형 문항이 존재한다. 서술형 답안은 그 풀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채점관의 판단하에 부분 점수를 부여받는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생각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만약 ‘1+2=3’ 이라는 식 대신 ‘1+2->3 ’이라고 쓴 답안이 있다고 해보자. 엄밀하게 채점한다면 이는 감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어떤 채점관은 그냥 맞게 채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어떤 관점에서는 정량평가가 가장 엄밀하고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앞의 일본 초등학교 사건을 생각해보자. 문제가 오지선다형이었고 보기가 1, 3, 5, 7, 9로 주어졌다면 학생은 당연히 정답을 골랐을 것이다. 문제의 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발생조차 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량평가가 최선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예를 들어 실력이 굉장히 뛰어난 학생이 사소한 실수로 4점 문항을 틀렸다고 해보자. 반면 고난도 4점 문항을 쳐다보지도 않고 찍은 다른 학생은 그 문제를 맞았다고 해보자. 상위권의 경우 한, 두 문제 차이로 대학 당락이 좌우되므로 후자의 학생이 더 좋은 대학에 갈 것이다. 상황에 따라 실력보다 운에 의해 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한 운의 개입은 없어야 하고, 실력에 따라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 라고 믿는다면 현재의 수능 수학은 아쉬움이 남는 시험이다. 고난도 문제의 경우 맞고 틀리고만 있을 뿐 부분 점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99프로 풀어내고 틀린 사람과 아예 시도도 안 한 학생을 구별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시험이 서술형 형태였거나 구술 면접이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풀이에서 약간의 실수를 하더라도 전반적인 풀이를 보면 그 학생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는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수능도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수능 수학이라 할지라도 변화를 통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고난도 문제의 경우 ‘소문항’ 이 추가되어 부분점수를 받는 것이 가능하게 바뀔 수 있다. 문제를 100프로 풀어내지 못하더라도 푼 만큼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 상당히 합리적이다.
단답형 답안으로 1부터 999 사이의 자연수를 적게 하는 것도 바뀔 수 있다. 자연수 대신 함수의 식을 적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문제에서 원하는 함수가 f(x)=x+4 이라 해보자. 어떤 학생은 실수로 f(x)=6x-1을 구했다고 가정하자. 문제에서 f(1)의 값을 물어본다면 어느 경우든 답은 5로 같다. 하지만 f(x)의 식을 적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정확하게 푼 학생이 정답을 맞출 수 있다. 실력에 따라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완벽한 공정성은 없다
어떤 이들은 서술형에 강하고 수학적인 증명을 잘한다. 다른 이들은 계산을 잘하고 직관적으로 정답의 상황을 잘 찍는다. 현재 객관식과 단답형으로 이루어진 수능 수학은 ‘답을 잘 내는 학생’을 뽑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다. 수학 자체를 깊게 탐구하고 사색하며 이것저것 따져보는 이들에겐 불리한 것이 맞다. 그러나 형평성 면에서는 가장 잡음이 적은 시험인 것도 맞다.
공정성에 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공정한 시험이 등장하는 그날까지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아울러 학생들은 자기에게 잘 맞는 시험을 찾아 최선의 결과를 얻고 원하는 대학에 가길 바란다. 

일산 후곡 아이디수학학원
전인덕 원장
031-919-8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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