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기는 생각과 마음의 힘을 길러 주는 전천후 영양제이다. 영유아 독서 지도 시에 주의할 점은 한글을 일찍 배웠다고 해서 스스로 읽기를 억지로 시키면, 아이는 독서를 힘들어하고 싫어하게 된다. 아이 스스로 읽는 것을 말릴 필요는 없지만, 부모님이 스스로 읽기를 억지로 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책 육아를 하다 보면 주위에서 꼭 우리 아이보다 뛰어난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실제로 더 영특하거나 뛰어난 예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성장 속도가 조금 더 빠를 뿐이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무리한 시도를 하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성장 속도에 보폭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책 읽어 주기는 ‘상호 작용(책-아이-부모) 과정에서 일어나는 총체적 발달 효과’ 이상의 맥락을 짚어 내는 힘이 만들어진다.
3, 4세 아이는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어쩌다 책 내용을 물어보면 몇 번을 읽어 준 책인데도 줄거리를 잘 모른다. 발달 단계상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맥락을 이해하는 재미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재미난 그림을 들여다보거나 엄마, 아빠의 연기, 책 속의 한 장면을 이해하는 재미로 책을 본다.
책을 많이 읽어 준다고 해서 3,4세 아이가 이야기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상황을 맞닥뜨리고 이해하는 경험, 그 상황들이 이어지며 구성되는 맥락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계속 읽어 주다 보면 아이는 이 논리 구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에 익숙해진다. 기승전결의 논리 구조를 내면화한 아이는 책의 표지만 보고도 ‘주인공에게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 거 아닐까?’ 예측하고 짐작한다. 아이의 예측이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앞뒤 맥락이 있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힘을 갖게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할 뿐 이미 뛰어난 독서가로서의 핵심 능력을 갖춰 가고 있는 것이다. 책 읽어 주기를 통해서만 기를 수 있는 소중한 능력이다.
책 읽어 주기는 공연적 성격이 강하다. 부모가 요란하게 연기를 해 가며 책을 읽어 주면 아이도 그 연기에 동참하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면 노는 것일 뿐이지만 높은 수준의 지적, 정서적 능력을 요구하는 활동이다. 이야기의 맥락과 상황, 등장인물의 심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이해한 것을 목소리와 표정, 몸짓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 자체가 높은 이해력과 공감 능력, 표현력을 증명하는 일이자 깊은 몰입의 독서 행위이다.
파워영재학원 최승일 원장
02-508-6567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