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은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의 침입에 의해 생긴 염증을 감염이라고 한다. 질에 염증 반응이 생겨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을 질염이라고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질염은 발생하는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질염은 부모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아·청소년 질염에 관한 궁금증을 전문의와 함께 풀어봤다.
도움말 한티 더연세미즈산부인과 전종식 대표원장, 이효진여성의원 이효진 원장
질염이 발생하는 이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질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Trichomonas vaginitis), 외부생식기-질 칸디다증(Vulvovaginal candidiasis), 염증성 질염, 위축성 질염 등이 있다. 폐경 전 여성에서 발생하는 질염의 90% 이상은 세균성 질염, 외부생식기-질 칸디다증,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소아·청소년기 여성에 발생하는 질염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티 더연세미즈산부인과 전종식 대표원장은 “여성 질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질 내 세균이나 곰팡이균(진균, 칸디다균) 같은 질 내부에 상주하는 공생균들이 몸의 상태 또는 질 내 환경 변화로 균형이 깨져서 분비물 증가, 가려움, 냄새 등의 증상으로 발생한다. 꼭 증상이 심하다고 성병균 같은 나쁜 균이 원인인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큰 증상이 없어도 나쁜 균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성병균 같은 균들은 질염 증상이 없이 나팔관을 망가뜨리는 골반염을 일으켜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른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또, “배란의 시작이나 호르몬 변화에 따른 질 내 환경 변화 등으로 분비물이 나올 수도 있고 배란기 전후에 생기는 경관점액은 양이 많은 경우 염증으로 인한 냉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요즘 냉검사는 정확성이 높은 PCR로 성병균을 포함한 12가지 균들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데, 이 검사는 성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주로 시행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아-청소년은 이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효진여성의원 이효진 원장은 “청소년기 여성의 질은 아직 호르몬 균형이 완전하지 않고, 질 내 유익균(락토바실리) 환경이 성인 여성보다 불안정하다. 이로 인해 세균이나 곰팡이, 자극물에 쉽게 노출되어 염증이 생기기 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질염 증상,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소아·청소년기 여성을 자녀로 둔 부모라면, 자녀가 호소하는 질염 증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에 대해 이효진 원장은 “첫째, 분비물(냉)이 갑자기 많아질 수 있다. 둘째, 속옷에 노란색, 녹색 또는 덩어리진 분비물 흔적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질 분비물에서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다. 넷째, 질 가려움증이나 따가움 또는 화끈거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섯째, 소변볼 때 따가운 증상(요도염 동반)을 호소할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은 감기처럼 자연히 나아지지 않으며,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화되거나 재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전종식 대표원장은 “대개 속옷에 반복적으로 분비물이 묻거나 냄새가 나거나 가려운 증상이 가장 흔한데, 냉과 함께 가려운 증상을 유발하는 곰팡이균은 정상적으로 상주하는 공생균이지만 면역이 떨어지거나 항생제 장기 복용, 질 주위의 습한 환경 등이 조성되면 곰팡이균이 증식되어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불편한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간단한 약 처방이나 연고로 좋아지며 질 부위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질염 치료는 어떻게 할까?
질염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
전종식 대표원장은 “소아·청소년기에 가려운 증상은 질염이 아닌 외음부 습진, 패드나 옷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인 경우도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냄새가 나는 질염은 가드넬라와 같은 공생균의 증식이나 몸 상태에 따른 질 내 산성도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질 내 환경을 약산성으로 유지해 주는 세정제를 처방받아서 사용한다. 소아-청소년기에는 항생제까지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 원장은 “성관계 등에 의해 외부에서 들어가는 균인 경우 그에 맞는 항생제를 쓰면 균은 없어지지만, 공생균에 의해 자체적으로 생기는 질염은 약 복용으로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몸 상태에 따라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항생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고 심하지 않으면 대개 저절로 좋아지나,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치료를 요하며, 심한 경우만 항생제를 짧게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효진 원장은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 BV)에는 대표적으로 쓰이는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을 경구 혹은 질정으로 5~7일간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치료 시작 후 3~7일 내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재발하는 경우도 많아서 생리 후 혹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다시 반복해서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질 유산균 복용을 병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하지만 분비물 양이 줄지 않거나, 냄새·가려움이 지속되면 치료 실패 가능성도 있어 7~10일 후 재진 필요하다. 곰팡이 질염 등은 한 달 내 재발이 흔해, 생리 주기 전후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질염, 부모가 꼭 알아둬야 할 것
성인이 되기 전 발생하는 소아·청소년기 여성의 질염은 단순히 질환을 넘어 부모가 알아둬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이에 이효진 원장은 “청소년도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중요한 전환기를 겪고 있다. 자녀의 건강을 위해 산부인과 진료를 미루지 말고, 빠르게 내원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셔야 한다. 생리주기에 따라 관리방법이 있기 때문에, 매번 치료 시 병원에 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법과 관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종식 대표원장도 “소아·청소년기 여성의 질염은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 과로,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 질염이 발생한다. 따라서 신체나 마음의 상태, 영양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경 전후에는 질 내 환경 변화에 의한 분비물이 나올 수 있으므로, 자녀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만일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와 상담 후 알맞은 약이나 세정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의가 들려주는 ‘소아·청소년 질염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상 팁’
“생리 시기에는 3~4시간마다 패드를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항균 비누나 세정제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것은 금해야 하며, 외음부는 물로만 부드럽게 씻을 것을 권합니다. 또, 목욕보다는 샤워 위주로 하며, 탕 안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지 않아야 합니다. 운동 후에는 속옷을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습니다. 면 속옷을 착용하고 통풍 잘 되는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 관리와 적절한 수면(면역력 유지), 항생제 남용 피하기(질 유익균 손실 방지),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대장균 감염 예방), 공용 화장실 변좌 직접 앉지 않기(접촉 감염 최소화) 등도 중요합니다. 특히, 질 세정제의 장기 사용, 분비물이 없는데도 예방 차원으로 사용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 이효진 원장(이효진여성의원)
“성 경험이 없으면 안 좋은 균은 발생할 수 없으므로, 소아·청소년기 여성의 분비물 증상은 대부분 몸 상태나 질 내 환경 변화, 호르몬 변화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크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질염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전문의와 상담 후 약이나 연고, 세정제 등을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기 여성의 질염도 몸 상태나 질 내 환경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려운 염증은 몸이 피곤하거나 질 부위가 습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너무 자주 닦지 말아야 하며, 닦고 난 후에도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종식 대표원장(한티 더연세미즈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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