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계곡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자갈이 많은 계곡, 낙엽이 쌓인 산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며 안면부를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 눈 주위 뼈가 부러지는 ‘안와골절’은 겉으로 보기에는 큰 상처 없이 지나가지만, 후유증이 남기 쉬운 골절이다.
안와는 눈을 둘러싼 뼈 구조로, 비교적 얇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외부 충격을 받으면 쉽게 골절되기 쉬운데, 특히 아래쪽 안와저 또는 안쪽 벽이 잘 부러진다. 가벼운 부상이라면 눈 주변이 부어오르고 멍이 들었다가 점차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눈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거나 안구 돌출, 통증, 시야 이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눈 밑의 뼈가 부러졌다면 골절 부위로 공기가 새어 들어가 얼굴이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코를 풀거나 기침할 때 얼굴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안와골절은 단순 골절보다 정밀한 수술과 회복을 요한다. 특히 눈의 위치와 모양,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능과 미용을 함께 고려한 치료가 필요하다. 성형외과에서는 안면 해부학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눈 주변의 미세한 근육과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손상 부위를 재건하는 수술이 가능하다. 단순히 부러진 뼈를 맞추는 것을 넘어서, 조직 유착이나 지방 탈출 등을 함께 교정해 심미적 결과까지 챙길 수 있다.
수술 시기는 골절의 형태와 증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안구 운동장애나 심한 함몰, 근육 끼임 등이 동반되면 빠른 수술이 권장되며, 경미한 골절의 경우 부기나 출혈이 가라앉은 뒤 수술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멍과 부기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회복된다. 다만 안와골절은 뼈 구조만의 문제가 아닌, 기능적 회복까지 포함된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눈 주변 골절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면비대칭이나 시각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만약 산이나 계곡에서 넘어져 눈 주위에 통증이나 이상이 느껴진다면, 단순 타박상으로 넘기지 말고 안면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자 치료의 시작이다.
한강수병원 송우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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