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비뇨기 질환은 단순히 배뇨 불편감에서 그치지 않고 학업과 일상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사춘기 이후 여학생들은 해부학적 구조상 요도가 짧고 세균 침입이 쉬워 방광염이나 요로 감염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단순히 ‘잠깐 아픈 것’으로 치부하거나 부끄러움 때문에 증상을 숨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흔한 질환은 방광염이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볼 때 통증이 심하고, 잔뇨감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할 경우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시험 기간이나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 때, 수분 섭취가 부족할 때 잘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는 신우신염과 같은 상부 요로 감염이다. 이는 방광염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아 신장까지 염증이 번진 경우인데, 고열과 옆구리 통증, 구토까지 동반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수적이다.
여학생 비뇨기 질환은 단순한 감염뿐 아니라 생활 습관과 위생 관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화장실을 오래 참는 습관, 충분하지 못한 수분 섭취, 생리 기간의 부적절한 위생 관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땀과 습기로 세균 번식 환경이 조성돼 감염 발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평소 하루 1.5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고, 소변을 참지 않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부모의 역할 또한 크다. 많은 여학생이 증상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잦은 화장실 출입, 아랫배 통증 호소, 학업 집중력 저하가 반복된다면 비뇨기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 진료를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아이가 학업과 사회 활동을 건강히 이어가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점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 올바른 배뇨 습관, 규칙적인 위생 관리가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여학생 시기의 비뇨기 건강은 단순한 일상 관리 차원을 넘어 성인기 건강의 기초가 된다. 지금 이 순간,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미래의 건강을 지켜야 할 때다.
이효진산부인과의원 이효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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