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들의 또 다른 길: 정시와 재직자전형

지역내일 2025-09-19 (수정 2025-09-19 오전 7:33:05)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대학 입시를 일반고 학생 중심으로 바라보아 왔다. 그러나 직업교육을 기반으로 한 특성화고등학교 역시 대학 진학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대표적인 길은 정시와 수시, 그리고 재직자전형이다. 이 가운데 이번 글에서는 정시와 재직자 전형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두 제도는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한다.


정시 특별전형, ‘작지만 확실한’ 기회

정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특성화고 학생도 일반고 학생과 동일하게 수능을 응시할 수 있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바로 특성화고 특별전형 정시라는 별도의 선발 창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성화고 특별전형 정시는 일반고와 경쟁하지 않고,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끼리만 경쟁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에서는 3,512명의 특성화고 학생이 수능을 응시하는데, 이 가운데 545명이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과 경기권 주요 대학에 진학한다. 일반 정시에서 수만 명이 경쟁하는 일반고 학생들과 비교하면, 특성화고 학생에게는 오히려 인서울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준비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직업교육 중심 커리큘럼을 소화하면서 수능 공부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신에서 불리했던 학생이라도 전략적 학습을 통해 성적을 끌어올린다면, 일반고보다 더 ‘효율적인 경쟁’으로 원하는 대학 진학을 이룰 수 있다. 최근 대학들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려는 분위기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재직자 특별전형, 선취업 후학습의 제도적 기반

또 다른 길은 재직자 특별전형이다. 이는 특성화고 졸업 후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기회다. 이 제도는 단순한 학업 기회가 아니라, ‘선취업 후학습’이라는 평생학습 사회의 실현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기준 전국 68개 대학에서 5,538명의 재직자 특별전형 정원을 운영했다. 이는 2017년 73개 대학, 5,325명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꾸준한 유지·확대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수도권 주요 대학의 재직자전형 경쟁률은 상승 추세다. 2023학년도에는 숙명여대 경영학부가 15.61대 1, 서울과기대 문화예술학과가 7.08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취업 경험을 가진 학생들의 학업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재직자전형은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장기적 경력 성장을 도모하는 제도다. 일부 대학은 장학금이나 등록금 감면 혜택을 제공해 학업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취업 이후 학업을 다시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선택의 문제, 방향의 문제

결국 특성화고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선택이다.

빠른 시일 내 대학 진학을 희망한다면, 특성화고 정시 특별전형은 작은 모집 규모 속에서도 인서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틈새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취업 경험을 토대로 학업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재직자전형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두 전형은 모두 특성화고 학생들의 실무 경험과 학문적 성장을 동시에 인정하는 제도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는 입시 성적만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진로를 설계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맺음말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정시 특별전형과 재직자 특별전형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각기 다른 기회와 도전을 제공한다. 특히 정시 특별전형은 적은 경쟁자 속에서 더 높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재직자전형은 취업과 학업을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교육 당국은 이러한 제도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고, 학생·학부모는 본인의 상황에 맞춘 전략적 선택을 통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특성화고가 단순히 취업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취업과 학업을 동시에 열어주는 ‘이중의 길’을 마련한 교육 제도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박성범 선생님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 메이커창작과 부장

진학·입시지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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