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부가 건조해진다고 느낀다. 찬바람이 불고 습도가 낮아지는 탓에 피부는 쉽게 당기고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피부 건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흉터를 가진 사람에게 가을은 더 민감하고 중요한 계절이다. 흉터 부위는 일반 피부보다 얇고 보호 기능이 약하다. 그만큼 온도나 습도의 변화, 외부 자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가을철에는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로 인해 흉터 부위가 쉽게 메마르고, 이로 인해 갈라지거나 가려움이 생기기 쉽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거나 문지르게 되면, 흉터 조직은 손상되고 더 두드러지게 남을 수 있다. 가을철 흉터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자외선은 여름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을 햇볕도 결코 약하지 않다. 오히려 자외선에 대한 경계심이 풀린 틈을 타 피부가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 흉터 부위는 색소침착이 잘 생기고, 기존의 흉터도 더 진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을철 자외선 차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런 이유로 가을철 흉터 관리의 핵심은 두 가지, 바로 자외선 차단과 충분한 보습이다. SPF 30 이상,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하루 2~3회 흉터 부위에 꼼꼼히 바르고, 외출할 때는 긴 소매 옷이나 모자, 양산 등을 활용해 물리적인 차단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보습은 흉터 회복의 또 다른 열쇠다. 특히 연고나 크림을 사용할 때는 단순 보습 기능보다 흉터 전용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주의할 점은 흉터 부위에 불필요한 자극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성섬유보다는 부드러운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려움이 느껴지더라도 손으로 긁기보다는 보습제를 덧발라 피부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시간이 지나도 흉터가 눈에 띄게 남아 있거나 색이 더 진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레이저 치료, 흉터주사, 재건 수술 등 요즘은 피부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잘 마련되어 있다.
흉터는 단지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가려움증, 당김, 통증처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을은 흉터 관리에 있어 놓치기 쉬운 계절이지만, 오히려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잘 보내면, 더 건강한 피부와 자신감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강수병원 권민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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