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에서 ‘사고력’으로, 국어 공부의 방향이 바뀐다
국어는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중학교 시절의 경험만으로 국어를 단순히 내신 대비 과목으로 여긴다. 실제로 중등 국어는 교과서 중심의 절대평가로 이루어져 있어, 교과서 내용을 충실히 암기하고 문제 유형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국어를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과목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고등 국어로 올라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교과서 밖의 지문이 본격적으로 출제되고, 내신 시험에서도 모의고사형 혹은 EBS 연계 지문이 자주 등장한다. 학생들은 처음 보는 글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겪는다. 중학교 교재의 글이 짧고 단순한 구조였다면, 고등 국어의 지문은 길고 복잡하다. 긴 글 속에서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세부적인 논리와 비판적 사고를 펼치는 능력이 요구된다.
고등학교 국어는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중학교 국어는 내신이 전부지만, 고등학교 국어는 내신과 수능을 모두 대비해야 한다. 두 시험의 가장 큰 차이는 ‘예측 가능성’이다. 내신은 범위가 정해져 있어 준비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수능은 범위가 없고 낯선 지문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문학 작품이나 설명문, 논설문이 출제되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단순한 배경 지식이 아닌 논리적 사고력과 추론 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수능에서는 킬러 문항이 줄어든 대신 준킬러 문항이 늘어나면서 단순 암기식 공부로는 해결이 어렵다. 수능 국어는 단기 대비로 해결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중학교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고등 내신이나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내신은 어느 정도 시험 요령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수능은 ‘국어 성적’이 아니라 ‘국어 실력’을 평가한다. 국어 실력은 읽기, 쓰기, 말하기 전반의 언어 종합 능력으로, 오랜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영역별 학습 전략이 성패를 가른다
고등학교 국어는 어휘, 문학, 비문학, 문법 네 영역으로 구성된다. 어휘는 별도의 암기 시간을 정하기보다,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를 바로 찾아보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반복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어휘력이 향상된다. 문학은 다양한 작품을 접하며 감각을 키워야 한다. 교과 필독서나 고전, 현대시, 소설을 폭넓게 읽고 작품의 주제, 인물, 표현기법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 암기보다 작품의 흐름을 파악하며 문학적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비문학은 수능 국어의 성패를 좌우하는 영역이다. 인문, 사회,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문제집을 풀며 해설만 확인하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 지문 구조를 파악하고 단락별 주제를 정리하면서 선택지가 왜 맞고 틀렸는지 직접 써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해설지를 보기 전에 ‘내가 직접 해설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면 읽기 속도와 독해력이 함께 향상된다. 문법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본 문제에서 응용문제로 확장하며 반복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세 번 이상 복습하고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며 실제 적용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학교 국어가 ‘점수를 위한 공부’였다면, 고등학교 국어는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공부다. 국어 실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읽고 생각하며 정리하는 훈련을 꾸준히 이어갈 때, 국어가 모든 과목의 기초이자 대학 입시의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다.
운정 재경국어학원 이재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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