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2028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큰 폭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정시에서 표준점수 대신 등급과 백분위 점수를 반영하고, 내신의 반영 비율을 두 배로 높였다는 점이다. 지난 9월 29일 서울대 입학본부가 공개한 ‘2028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에 따르면, 정시는 수능 중심 전형에 교과역량평가가 결합되는 형태로 유지된다고 한다.
한편, 수시에서는 지역균형전형의 추천 인원을 늘리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없애 일반고 중심의 선발 기조를 강화했다. 수시 모집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운영되며, 지역균형전형 고등학교당 추천 인원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함에 따라,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학생은 지원이 제한된다. 또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전면 폐지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평가의 비중은 높아졌다. 1단계에서는 서류평가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특히, 새로 도입되는 ‘SNU 역량평가 면접’은 창의적 문제 해결, 융합적 과제 수행, 분석적 주제 토론 등 세 영역으로 구성되어 단순 암기형 학습보다 교내 탐구 활동과 사고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수능최저가 사라진 만큼 학교 수업과 세특(세부능력특기사항), 탐구활동의 완성도가 서울대 합격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시는 표준점수 대신 등급·백분위 점수로 반영되며 교과역량평가 비중이 40%로 확대된다. 내신이 강화된 듯 보이지만 5등급제 도입으로 변별력이 약화돼 실제 합격은 여전히 수능 백분위 상위권 학생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개편은 겉으로는 정성평가의 비중이 커진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수능과 학교생활의 균형을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적 시험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백분위 체계에서는 점수 간 간극이 좁아 상위권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신 비중 확대는 교과 성적 관리의 중요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화된 등급제로 인해 실질 변별력은 수능에 집중될 전망이다. 결국 ‘내신 상위권과 수능 상단 백분위’라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격 가능권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시의 경우, 추천 인원 확대와 수능최저 폐지로 일반고 학생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인데, 단순히 성적이 아닌 세특과 면접에서 전공 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교 교육의 충실성과 자기주도적 탐구 역량을 중시하는 전형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수시 = 일반고 중심, 정시 = 전국 단위 수능 상위권’이라는 구도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신 비중이 커졌지만, 실제 변별력은 수능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으며, 일반고 학생은 수시 서류·면접 역량 강화에, 특목·자사고 및 N수생은 정시 백분위 유지와 교과역량 대비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서울대의 이번 개편은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고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대학이 요구하는 학업 역량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데오럭스 입시컨설팅 장광원 원장(전 건국대학교 입학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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