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학야구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명문 구미대 야구부였다. 불과 12명의 선수로 구성된 이 작은 팀이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에서 거침없는 돌풍을 일으키며 전국 4강에 올랐다. 선수층이 두터운 대형 대학들을 연이어 꺾고 3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구미대의 선전은 ‘작은 팀의 기적’이라 불리며 대학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구미대는 청운대, 홍익대, 송원대를 차례로 제압하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16강전에서는 투수 안성민 선수가 9이닝을 완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8강전에서는 홍익대를 3대2로 꺾는 접전을 펼쳤다. 4강전에서도 송원대를 상대로 8대6 승리를 거두며 저력을 과시했지만, 결승 진출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최종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구미대의 투혼은 결과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주며 대학야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이 놀라운 성과 뒤에는 구미대 야구부 감독 박영진(전 KBO아마야구육성위원 감독자협의회 회장)명장이 있다. 그는 대구상고 야구부(현 상원고 야구부) 출신으로, 고교야구 시절부터 남다른 투혼의 상징이었다. 당시 팀은 인원이 부족해, 박 감독은 거의 매 경기 전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투수가 나 하나뿐이라 어깨가 무너져도 던졌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는 그는, 혹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선수를 지키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이후 프로 무대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원년 멤버로 활약하며 현장 감각을 익혔고, 프런트와 매니지먼트 경험을 통해 야구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쌓았다.
이후 지도자로 복귀한 박 감독은 “내가 겪었던 고통을 후배들이 겪게 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으로 구미대학교 야구부를 이끌고 있다. 구미대 부임 당시 야구부는 창단 초기 수준의 작은 팀이었고, 등록 선수도 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숫자보다 ‘마음’을 강조했다. “12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인원이 아니라, 열두 개의 마음이 하나로 뭉친 상징”이라는 그의 말처럼, 구미대 야구부는 결집력과 팀워크를 무기로 강팀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훈련 방식에서도 박 감독의 철학은 확고하다. 그는 과거에 배운 교훈을 토대로 투수 보호 로테이션 제도를 도입했다. 한 선수가 장시간 연투하지 않도록 투구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컨디션과 부상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회복 프로그램을 정식 훈련 루틴에 포함시켜 선수들의 체력과 회복력을 균형 있게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야구는 오래 해야 진짜 가치가 있다. 이 친구들이 30대, 40대가 돼도 야구를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구미대 야구부의 훈련장은 늘 활기가 넘친다. 새벽 체력훈련으로 하루를 시작해 기술, 수비, 주루, 전술 훈련을 차례로 이어가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에는 웃음과 응원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지역 사회인 야구팀과의 교류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키우고 있으며, 훈련 후에는 영상 분석을 통해 경기 운영 능력을 개선하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췄다. 대학 야구부 들어가는법 회비 신입생 등록금 입시 순위 유니폼 등 다양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박영진 감독은 구미대 야구부의 방향성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기량 향상과 팀워크 강화, 둘째는 야구를 통한 인생 설계, 셋째는 지역 야구 생태계 구축이다. 그는 “2026년에는 최소 2~3명의 선수가 프로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단계별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매년 이러한 과정이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미 지역의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교야구 유망주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연계를 점차 확대해 구미대가 야구의 중심 허브 역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은 구미대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5 KUSF U-리그에서 보여준 4강 신화는 단지 운이 아닌, 철저한 시스템과 인내로 빚어진 결과였다. 작은 팀이지만 조직력과 투혼으로 강팀들을 압도한 구미대의 투혼은 많은 대학팀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구미대는 대회 이후에도 훈련 강도를 유지하며 2026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선수 인원은 잔류 선수 10명과 신입생 10명이 확보되었으며, 나머지 5명 정도만 모집해서 2026년도에는 25명 정도로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각자 두세 개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포지션 훈련 시스템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또한 선수 보호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며,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박 감독은 “선수나 학부모들이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대구 부산 경남 등 타 지역 2년제 전문대 야구부에서는 선수를 60~70명이나 모집한다. 그러나 2026년부터는 대학야구시합에 등록할 수 있는 선수가 30명으로 제한된다. 그렇게 되면 등록 선수 외 나머지 선수는 시합 한번 뛰어보지도 못하고 야구를 중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선수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꽃을 피워 보기도 전에 지는 순간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어 “2년제의 매력은 작은 선수들이 모여서 지속적으로 시합에 뛰면서 숨어 있었던 자기 실력을 찾아내는 것이다. 올해 구미대가 보여준 왕중왕전 3위라는 성적이 증명해 주는게 아닌가. 그런면에서 본인의 꿈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구미대학교 야구부가 최적이라고 생각되어 입학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구미대 야구부는 아직은 작은 팀이다. 그러나 박영진 감독의 열정적인 지도가 있고, 동아리가 아닌 교기로 키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미대학교가 있어 그들의 열정과 단결력은 그 어떤 명문 팀보다 크다.
목표 또한 무조건 이기는 대학야구가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뛰면서 끝까지 도전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선수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박 감독은 “U-15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유치하는 등 유소년 청소년 야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미시체육회 야구협회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하면서, “구미대 야구부와 구미시 그리고 구미시체육회가 힘을 모으면, 구미야구가 대구 경북 부산 경남 등 영남을 넘어, 전국 야구의 중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12명의 기적’이라 불린 2025 시즌은 끝났지만, 그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과거 힘들었던 기억을 딛고 선수를 지키는 야구, 사람을 키우는 야구를 실천하는 명장 지도자 박영진 감독이 있다. 그의 손끝에서 구미대학교 야구부는 또 한 번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득렬 팀장 sakg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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