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썸머 프로그램의 함정 : 명성이 본질을 가릴 때

지역내일 2025-11-20

해외 대학 입시는 더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줄어든 만큼, 선택의 정교함이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매년 초 반복되는 ‘썸머 프로그램 열풍’이다. 수많은 가정에서 MIT의 RSI, TASP, YYGS와 같은 이름을 검색하며, 그 로고가 곧 명문대 합격 가능성을 보증해 줄 것이라 믿는다. 프로그램은 일종의 브랜드 상품처럼 소비되고, 명성은 독립적 가치인 것처럼 숭배된다.


명성은 더 이상 변별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학생이 실천해낸 탐구의 편차와 4년간의 고등학교 시절에서 보여 준 성장 스토리가 서사를 좌우한다. 환경과학을 전공하려는 두 학생을 가정해 보자. 한 학생은 고가의 유명 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른 학생은 기후 변화로 흐트러진 철새 이동 경로를 기록하기 위해 습지 보호 구역에서 장기간 필드 워크를 진행했다.  입학사정관의 선택은 주저함이 없었다. 후자의 학생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며, 지적 질문을 실천으로 전환했다.


명문대가 찾는 것은 ‘명성’이 아니라 **시연(Execution)**이다.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지적 경험, 그리고 그 여정의 구체성이다. 실제로 한 STEM 학생은 거창한 엔지니어 캠프 대신 지역 물류 창고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배송 추적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확장했다. 화려하지 않은 그 경험은 끈기, 실패, 돌파의 과정을 증언한 상사의 추천서와 함께 압도적 설득력을 지녔다. 지역 물류 창고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물류 시스템의 비효율을 체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송 알고리즘 개선에 관심을 확장시킨 학생. 그 학생의 추천서에는 실패와 재시도, 그리고 집요한 문제 해결의 과정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 서사는 어떠한 명문 프로그램보다 입학사정관을 설득한다.


인문학 : 구조화된 기회가 적을수록 진정한 차이가 생긴다
인문 사회 계열 학생들에게 여름은 때때로 ‘증명하기 어려운 계절’처럼 보인다. STEM 분야처럼 정교하게 구조화된 연구실이나 공인 프로그램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빈 공간’에서 인문학적 탐구의 깊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 사회학 지망생은 전통적인 토론 대회나 스피치 캠프 대신, 고대 문헌을 현대 사회 문제와 연결하는 팟캐스트 시리즈를 직접 제작했다. 이는 연구, 대본 작성, 학자 인터뷰까지 포함하는 고난도 프로젝트였고, 대학은 이를 ‘학문적 성숙도’의 정교한 증거로 평가했다.
문예 창작을 지망하는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명 워크숍을 포기하고 지역의 베트남전 참전용사를 인터뷰해 구술사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이는 나중에 그의 대학 에세이의 뼈대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대학 측에서 “자기만의 지적 길을 구축한 학생”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정책 연구 지망생의 경우, 입학사정관이 높게 평가한 경험은 모델 유엔 캠프가 아니라 실제 선거 캠페인 참여였다. 거리 유세, 자료 분석, 시민 단체 협업 - 이 모든 경험이 대학이 요구하는 시민적 감수성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했다.


전략적 전환 : 의도된 ‘이탈’이 지적 서사를 완성한다
특정 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쌓아 온 학생일수록 여름에 의도적으로 다른 분야를 경험했을 때 내러티브가 극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에 특화된 학생이 초등학생에게 연극을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코딩 방식에 즉흥극의 원리를 적용한 독창적 글쓰기가 탄생했다. 또 수학 올림피아드 경험이 풍부한 학생이 유리 공예를 배우며 추상적 사고를 물질화하는 경험을 한 경우도 대학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전환은 여러 목적을 지녔다. 지적 폭을 보여 주고, 주된 내러티브를 강화하는 예상 밖의 연결을 만들어 냈다. 연극을 가르친 프로그래머는 즉흥극 원리가 자신의 바이브 코딩 방식에 혁신을 가져다 준 것을 발견했고, 이는 그의 코넬 추가 에세이가 되었다.
예일의 입학사정관들은 “예상 밖의 조합을 통해 지적 생동감을 보여 주는 학생”에게 끌린다고 밝혔다. 목공소에서 인턴 하는 바이올린 연주자, 삶을 글로 쓰기 위해 역학을 공부하는 시인. 이런 학생들은 서로 다른 학문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융합되는 미래를 암시했다. 학생의 사고가 하나의 분야에 갇히지 않고 다른 분야로 확장될 때 대학은 그 잠재력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포지셔닝 : 잘못된 선택은 여름을 소모시키고, 내러티브를 약화시킨다
문제는 많은 학생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손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학생이 이론 중심의 세미나에 매여 있다거나, 예술적 재능을 가진 학생이 ‘실용성’이라는 이름으로 비즈니스 캠프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선택은 스펙은 늘릴지 모르지만 서사는 약화시키고, 본래의 강점을 흐린다.


궁극의 기준 : 대학은 그 학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본다
수많은 합격자의 여름 경험을 추적하며 Apex Ivy가 확인한 결론은 명확하다. 가장 성공적인 경험들은 세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첫째, 진정한 호기심에서 출발했고, 둘째, 현실 세계에 실질적 산출물을 남겼으며, 셋째, 학생의 장기적 서사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었다.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썸머 프로그램의 전략은 강점의 구조, 학문적 성향, 사고의 패턴, 성장의 단계, 대학이 읽게 될 미래 서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설계해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가 여름을 ‘명성 소비’가 아니라 ‘서사의 구축’으로 전환시킨다.


진정한 우위
가장 성공적인 여름 경험에는 공통된 DNA 가 있었다. 진정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고, 구체적 결과물을 만들어 냈으며, 학생의 더 큰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은 MIT에서 일어날 수도, 외딴 하구에서 일어날 수도 있었다. 어떤 경험은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혹은 경쟁력을 더해 줄 수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이 우리 자원을 이용해 무엇을 해낼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그 경험이 세계적 연구실에서 일어났든, 외딴 하구에서 일어났든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은 결국 이렇게 질문한다.
“이 학생은 우리 대학이라는 생태계를 활용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대답은 명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학생이 실제로 걸어온, 한 사람의 지적 여정을 증명하는 이야기에서 나온다.


Apex Ivy – 에이펙스 아이비 컨설팅 알렉스 민(Alex Min) 원장
문의 02-3444-6753~5, www.apexiv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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