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영어 출제 경향 분석 및 총평

지역내일 2025-11-27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습니다. 올해 수능에서는 정답률 30%대 이하의 초고난도 문항이 총 7개 출제되었습니다. 이는 작년 수능의 4문항, 그리고 어려웠다고 평가받는 올해 9월 모의평가의 5문항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된 34번 빈칸 추론 문항은 오답률이 80%에 육박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수험생이 정답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평이했던 제목 유형(23번)마저도 높은 오답률을 기록하며, 시험 전반에 걸쳐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기조가 강화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체감 난도를 끌어올린 진짜 이유, 지문 아닌 ‘선택지’

이번 수능이 끝난 후, 수많은 중상위권 학생들이 공통으로 토로한 고충이 있습니다. “지문은 분명히 다 읽고 이해한 것 같은데, 도저히 답을 하나로 고를 수가 없었어요.” 이 말 속에 이번 시험의 핵심적인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지문의 난해함이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선택지를 통한 변별력 확보입니다.

출제자는 본문에서 사용된 핵심 소재나 익숙한 단어를 교묘하게 조합하여, 마치 정답처럼 보이는 강력한 오답 선택지들을 다수 배치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문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착각 속에서 함정에 빠지기 쉬웠습니다.

작년 수능까지만 해도, 어려운 지문이 나오더라도 정답이 아닌 선택지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소거법’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 전략이 거의 통하지 않았습니다. 수험생들은 두세 개의 그럴듯한 선택지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시간을 허비하고 확신을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논란의 중심, 주요 킬러 문항 심층 분석

이번 시험의 성격을 규정한 몇몇 상징적인 문항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은, 단순히 문제 풀이를 넘어 평가원의 출제 의도와 미래의 방향성을 읽어내는 과정입니다.

오답률 80%에 육박하며 이번 수능 최고의 논란거리로 떠오른 34번 빈칸 추론 문항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칸트 철학에서 ‘법’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장하는 장치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자발적으로 하지 않을 행위(예: 살인, 절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그의 ‘자유에 대한 제약(restraint on their freedom)’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1번과 3번 선택지의 극심한 유사성에 있었습니다. 두 선택지 모두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었으나, 1번 선택지에 포함된 ‘reasonably(합리적으로)’라는 부사 하나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 때문에 오답으로 처리되었습니다.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어떤 경우에는 법이 합리적으로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에, ‘어떤 경우에도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칸트 철학의 절대적 관점과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고등학생 수준에서 명확히 변별 가능한 요소였는지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더욱이, 해당 지문이 특정 원문에서 그대로 발췌된 것이 아니라, 여러 관련 논문을 AI를 이용해 ‘짜깁기’하여 만들어진 글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은 문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로 인해 글의 논리적 완결성이 떨어지고, 관련 배경지식이 없다면 지문 내 정보만으로는 정답을 추론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앞으로의 고난도 문항이 단일 원전(原典)에서 출제되지 않고, 특정 배경지식에 의존하기보다 순수한 논리적 추론 능력을 극한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순서 배열 및 문장 삽입 유형을 풀 때도 기존에는 ‘대명사, 지시어, 연결사’와 같은 명시적인 단서를 찾는 ‘스킬’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능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접근이 완전히 무력화되었습니다.

평가원은 의도적으로 명확한 힌트를 제거하고, 오직 문맥의 논리적 흐름과 내용의 의미적 완결성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는 더 이상 특정 유형에 대한 편법이나 기술이 아닌, 지문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이해하는 ‘본질적인 독해력’ 그 자체를 측정하겠다는 평가원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는 ‘매력적인 오답 선지’와 ‘스킬의 무력화’라는 두 가지 강력한 무기를 통해, 요령이 아닌 본질적인 영어 실력을 측정하려는 평가원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시험이었습니다.

시험은 분명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기보다는, 오늘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십시오. 기본에 충실한 학습과 자신에게 맞는 현실적인 전략을 세워 흔들림 없이 정진한다면, 수능에서 반드시 여러분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산 주엽역 아이비스영어학원
박정현 원장
문의 031-913-2730

일산 주엽역 아이비스영어학원 박정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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