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수학을 계속해야 할까요?

지역내일 2025-12-06

수학학원을 운영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 수학을 계속해야 할까요?” 겉으로는 단순한 상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불안과 걱정, 그리고 부모가 아이를 향해 느끼는 책임감이 함께 담겨 있다.

수학은 많은 학생에게 가장 큰 장벽이 되는 과목이고, 그래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의미하는 ‘수포자’라는 표현도 흔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배경은 단일한 원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 하나 있다. 문제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스스로 해결을 시도하기보다 빠르게 정답을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이 현상은 아이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성향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빨리빨리 문화’와 디지털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크다. 검색 한 번으로 답을 즉시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문제를 분석하고 논리를 세우는 과정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즉각적인 정보 획득에 익숙해지면서, 사고와 인내를 기반으로 한 학습 경험이 약화하는 것이다. 특히 수학은 생각하는 시간이 실력을 만든다는 특성이 있기에 이런 변화는 더욱 치명적이다.

학부모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가 문제 앞에서 막히면 옆에서 보는 부모는 답답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기다리려 하지만 결국 정답이나 해결 방법을 알려주게 된다. 그 순간 아이는 이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혼자 문제를 마주하면 다시 손이 멈춘다. 이는 아이가 사고의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채 ‘정답 제공’으로 학습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원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난다. 여러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할 때, 풀이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정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방식은 효율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학생을 해설지에 의존하게 만들고 누군가의 도움을 먼저 찾게 만들며 풀이를 암기하는 학습으로 굳어지게 한다. 단기적으로는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어 보이지만, 실제 실력 향상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수학의 본질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과정을 구축하는 것이다. 문제를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고, 시행착오를 거쳐 해결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수학 실력은 올라간다. 논리를 따라가면 결국 답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스스로 답을 찾았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학습의 지속력을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학습의 일부라는 것이다. 빠르게 맞히는 학생이 항상 실력이 높은 학생은 아니다. 처음에는 더디고 답답해 보이더라도 스스로 사고하고 여러 시도를 거치며 답을 찾아가는 학생이 결국 더 오래 버티고 더 높은 단계까지 도달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함을 억누르고 생각하는 과정에 머무르게 해주는 환경이다. 학습의 속도를 줄인다고 해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과정이 기반이 되어 다음 단계를 더 단단하게 밟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에게는 다음과 같은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수준에 맞는 문제를 제시하고, 충분한 사고 시간을 보장하며, 정답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지도하고, 작은 성공을 인정하고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이런 환경에서 학습을 경험한 학생은 수학을 ‘어려운 과목’이 아닌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로 인식하게 된다.

결국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빨리 아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기회를 잃지 않는 것이다. ‘수학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도 거기에 있다. 수학을 놓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경험하느냐이고, 그 경험이 인내와 사고력을 길러 주느냐이다. 이런 교육 환경이 자리 잡을 때, 수포자라는 표현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수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파주 운정 하이클수학학원
원장 이복주
문의 031-946-0339

파주 운정 하이클수학학원 원장 이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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