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여성의 몸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특히 난소 기능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이 시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그에 따라 분비물의 양도 확연히 많아지게 된다. 이는 배란기라는 생리 주기 중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건강한 몸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분비물 증가가 ‘정상’만은 아니며, 일부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
청소년들은 배란기에 접어들면서 하루 몇 번씩 속옷을 갈아입을 정도로 냉이 많아지고, 불쾌한 냄새나 가려움, 따가움 등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을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처럼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체육복이나 교복, 속옷을 자주 갈아입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는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할까?
배란기에 맑고 투명하거나 약간 끈적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주기의 일부이다. 이는 배란기에 자궁 경부 점액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청결을 유지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래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질염을 의심해 보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분비물이 누렇거나 회색빛을 띠며 비릿한 냄새가 날 때
- 분비물에 피가 섞여 있거나 갈색으로 변할 때
- 외음부가 가렵거나 따갑고, 소변볼 때 불편함이 있을 때
- 하루종일 팬티 라이너를 사용해야 할 만큼 과도하게 분비물이 나올 때
청소년기 분비물은 면역력 저하,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잦은 항생제 복용, 잘못된 위생 관리 등 다양한 이유로 악화될 수 있으며, 특히 여름철이나 생리 전후, 과도한 운동 후에도 심해질 수 있다. 또한 팬티 라이너의 장시간 사용은 통풍을 막아 세균 증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통기성이 좋은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하루 한 번 미지근한 물로 외음부만 가볍게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분비물이 많다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분비물의 색깔, 냄새, 동반 증상이 달라진다면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질염은 반복되면 자궁 경부에 만성적인 염증을 남길 수 있고, 향후 생식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효진산부인과의원 이효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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