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돌아선 이후, 매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일선 현장에 있는 하나의 강사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다가온다. 상담시 주로 ‘영어에는 시간투자 하기가 힘들다’는 말이나, 타과목 선생님들께서 ‘영어를 줄여라’라고 하셨다는 말 등 듣게 되면서, 강사로서 아이들에게 정말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끌어낼 방법도 고민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이 앞으로 고등부에 들어서서 분명 영어로 발목 잡힐 일이 클 것이 예상되기에 걱정과 답답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시작해본다.
우선 영어 학습 방향을 제시하기에 앞서 영어학습을 정말 단시간에 간단히 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 영어시험 유형으로 설명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영어는 수능영어와 내신영어 두가지 갈래로 나뉘며, 수능영어는 새로운 지문을 제한된 시간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 답을 도출하는 독해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고, 후자인 내신영어의 경우는 독해, 서술형 및 어법까지 모두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수능영어는 절대평가로 평가되지만 내신영어는 여전히 기타과목처럼 상대평가 대상 과목이다. 이 상황에서 정시전형에서 영어를 정말 유의미하게 반영하는 상위권 대학도 많지 않다보니 너도 나도 수능영어에서 2등급 받을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 국어, 수학, 탐구 성적을 높여서 가야겠다는 전략 또는 수시를 노린다면 내신에서 기타과목의 성적을 높이고, 영어는 버린다, 즉 적당한 등급만 유지하여 가야겠다는 전략 등 영어에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고 국어, 수학, 과학과 같은 기타과목에 시간 투자를 더 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각자의 선택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과목을 구별하며 시간투자를 했을 때 정말 국,수,사,과의 성적이 출중하다면 저러한 전략이 유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의 경우, 기타과목의 성적도 되지 않다 보니 한정된 시험 기간 동안 영어 학습에 투자한 시간대비 타과목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여 영어를 소위 ‘버리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렇게 전략을 짜서 중요과목의 성적이 나와주면 좋겠지만, 실제 본인이 원하는 인서울 대학에 지원할 정도의 내신 성적을 받지 못하고, 결국 ‘정시러’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 정시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원하는 결과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절대 고1은 모든 과목에서 어떤 과목도 놓쳐서도 놓아서도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고1 첫 중간고사를 본 뒤 ‘영어는 아무리 시간을 투자하여 해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과목’으로 인식해 위에서 필자가 말한 시나리오대로 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영어는 정말 시간을 투자해도 점수 올리기 힘든 과목일까?
강사 입장에서 ‘방학기간동안 기본 영어 피지컬을 올려 놓지 않으면, 학기 중 영어성적을 올리기 정말 힘들다’ 라고 말하고 싶다. 영어는 기타 국어, 수학, 과학, 사회, 한국사 등의 과목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은 적어도 내가 잘하는 단원, 내가 이해가 잘되는 단원들이 1년 중 시험범위에 따라 반드시 포함될 수 밖에 없으며, 시험기간 별로 집중해야 할 파트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고전문학을 잘 못한다고 하면 해당 시험범위에 제시된 고전문학을 잘 이해하고 그 시험범위에 집중하면 충분히 성적을 올려볼 수 있다. 하지만 영어는 완전히 다른 과목과 다르다. 물론 시험범위로 지문과 교과서 범위가 주어지지만, 시험문제 속에는 이미 고1 중간고사부터 문법 전범위, 어휘는 학교 선생님들께서 생각하시는 수준의 단어 전체, 서술형의 경우도 중학교에서 겪어보지 않은 길이의 문장과 배열 등 모든 시험에서 영어를 정말 ‘잘’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기타과목처럼 한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할 수도 없고 지문을 암기한다고 해서 성적을 받을 수 없는 특이한 과목인 셈이다. 내신 범위 내의 단어만으로 선지가 구성되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지문을 변형하여 출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보니 학생이 기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실력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내신 기간 동안 지문을 암기하고 문제를 풀어본 들, 절대로 상위권 점수를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방학기간 만큼은 반드시 영어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예비고1 학생의 경우, 전범위 문법 그리고 이를 활용한 서술형, 그리고 단어장 하나 정도는 해내야 만 고등부에서의 내신을 그래도 따라갈 수 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방학기간을 정말 잘 활용해 새로운 출발을 잘 해내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장희철 원장
장민준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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