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일이다. 수학만큼 수준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과목도 없는 것 같다. 하위권, 중위권, 상위권…. 어느 학교의 한 학년을 보아도 중·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의 수는 극소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학 머리가 따로 있다거나, 부모의 DNA를 물려받지 못해서 수학 점수가 안 나온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수년간 수학을 가르쳐 본 결과, 중·하위권 학생들의 수학 공부 습관과 상위권 학생들의 그것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수학적인 사고방식이 뛰어나고 연산 속도가 빠른 학생들이 실제로 있고, 그런 학생들은 수학 과목에 대한 자신감뿐만 아니라 점수 또한 잘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 태어날 때부터 유리한 조건을 가진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수학 점수가 높은 이유가 과연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조건 때문일까? 그런 유리한 조건을 갖지 못하면 수학 점수의 상승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수학 성적을 가르는 진짜 이유
수학 과목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든, 아니든 상위권 학생들은 중위권 학생들과는 다른 공부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복합적인 이유로 점수가 항상 높게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중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해설을 본 뒤 “아, 이런 거구나” 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다시 보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들의 다른 공부 방식
하지만 상위권 학생은 틀린 문제에 대해 왜 틀렸는지 문장으로 설명할 줄 안다. 계산 실수라든가, 문제의 조건을 빠뜨렸다든지, 경우를 나누어서 풀어야 했는데 단순하게 접근한 것 등 여러 가지 틀린 이유를 구체화할 줄 안다. 틀린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아직 그 문제는 모르는 문제인 것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문제 풀이 이후이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문제 풀이가 곧 공부라고 생각해 문제 풀이가 끝나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 풀이가 끝나면 문제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진짜 공부인 셈이다.
문제 풀이 이후에 시작되는 진짜 공부
그렇다면 지금 현재 중위권인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상위권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일단 문제 풀이의 양을 줄이고 질을 올려야 한다. 모의고사 2점짜리 수준의 쉬운 문제만 잔뜩 풀면 공부한 시간은 많지만,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개념 공부가 끝났다면 2점짜리 쉬운 문제를 통해 개념 이해를 탄탄히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쉽고 잘 풀린다고 2점짜리 문제만 풀면 어렵고 복잡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당황할 수밖에 없다. 각 단원에 대한 이해와 개념 정립이 끝났다면 모의고사 4점짜리 문제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길러야 한다. 어려운 4점짜리 문제를 많이 풀려고 하다 보면 대충 풀다가 안 풀리면 해설지를 보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상위권으로의 도약은 푼 문제 수에 있지 않다.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분석이 높은 점수를 받는 방법이다. 고민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풀 수 있는 문제의 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절대로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되는 방학에는 안 풀리는 한 문제를 가지고 10분 정도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양질의 문제를 적게 푸는 것이 핵심이다.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넘어가는 결정적 변화
물이 얼음이 될 때 갑자기 얼거나, 얼음이 물이 될 때 한꺼번에 녹지 않는다. 물그릇 가장자리와 수면에 살얼음이 얼면서 전체가 얼고, 얼음이 녹을 때는 얼음 표면에 물이 생기면서 서서히 녹는다. 이런 과정처럼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넘어갈 때 일어나는 변화에도 일정한 흐름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그 내용을 이렇게도 물어볼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이다. 질문의 형식은 바뀌었을지라도 본질은 같다는 점이 파악되면 상위권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느낌은 많은 양의 문제를 푼다고 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생각 없이 많은 문제를 풀다 보면 오히려 “아까는 이렇게 풀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풀어야 하지?”라는 혼란만 생길 수 있다. 이는 문제 파악의 미흡에서 오는 착각이다.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의 또 다른 변화는 ‘조건의 파악’이다. 중위권 학생들의 특징 중 하나는 문제에 나온 조건이 무슨 의미인지, 왜 나왔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건을 이용해 풀도록 설계된 문제를 조건을 무시한 채 풀려고 하니 풀릴 리가 없다.
그러나 어느 순간 조건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 확률도 높아지고 점수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미도 모른 채 많은 양의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틀렸던 문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어려운 문제는 오랫동안 고민해 제대로 푸는 것이 상위권에 이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목동 과외식 수학학원
김학준수학학원 김학준 원장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