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의 최전선이자 전쟁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파주 임진각. 유사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민방위 대피 시설이 특별한 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사)우리의소원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임진각 내 정부 지원 대피 시설에서 전시회 <평화, 그리고 그리운 얼굴>을 열고 있다. 전시는 오는 3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이산가족 예술프로젝트 - 그리운 얼굴’의 평화미술관 제안전으로, 전쟁과 분단의 상징적 공간인 대피소를 예술을 통한 치유와 성찰의 장소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차갑고 폐쇄적인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펼쳐지는 작품들은 전쟁이 남긴 상처와 인간의 그리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그리운 얼굴’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이어져 온 장기 예술 기록 사업이다. 이산가족 1세대 어르신과 국내외 예술가를 1대1로 매칭해, 고향에 대한 기억과 헤어짐의 순간, 가족에 대한 평생의 그리움을 회화와 조형, 설치 작업 등 다양한 예술 언어로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는 이산가족 60명, 참여 작가 60명, 작품 60점이 소개된다.
이산가족 1세대의 삶을 예술로 기록, 3부 구성의 전시 선보여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 ‘빛바랜 추억’에서는 이산가족 어르신들의 인터뷰 영상과 기록물, 그리고 고향과 가족의 마지막 기억을 담은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2부 ‘바람으로 보낸 편지’는 70여 년 동안 닿지 못한 마음을 예술로 풀어낸 공간이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을 통해 이산가족의 소망이 마치 바람을 타고 관람객의 마음에 도달하듯 연출된다. 3부 ‘이별의 시간’은 향후 건립을 추진 중인 ‘세계평화미술관’의 비전을 제시하며, 이산가족 1세대의 이야기를 인류 공동의 평화 자산으로 보존하기 위한 아카이브 전시로 꾸몄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이산가족 1세대의 급격한 고령화 속에서 ‘기록의 시급성’을 환기한다. (사)우리의소원 하종구 상임이사는 “대피소라는 긴장감 높은 공간에서 만나는 이산가족의 이야기는 평화가 왜 필요한지 몸으로 느낄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역사의 기록이자 평화를 향한 실천적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전 기간 무료다. 전쟁의 기억이 서린 장소에서 예술이 건네는 위로와 질문이 분단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홈페이지 www.wia-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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