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수학과 과학을 전혀 다른 과목으로 인식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수학은 계산과 공식의 과목이고, 과학은 실험과 암기의 과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인식은 학년이 낮을 때는 큰 문제로 드러나지 않지만, 학습 내용이 복잡해질수록 학생들의 이해를 가로막는 벽이 된다.
두 과목을 각 각 따로 준비하려다 보니, 한 과목에서 생긴 어려움을 다른 과목의 사고로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습 현장에서 학생들의 반응과 성장을 지켜볼수록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다.
수학과 과학은 나눌수록 이해가 흐려지고, 함께 배울수록 개념이 더욱 선명 해진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 이론이 아니라, 수업 속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결과다.
과학은 세상의 현상을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물체는 왜 떨어지고, 소리는 어떻게 전달되며, 자동차는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은 말로만 설명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현상을 정확히 비교하고, 조건이 바뀌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치화와 구조화가 필요하다.
이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수학이다.
수학은 과학적 현상을 정리하고, 관계를 드러내며, 다음 결과를 예측하게 해 주는 가장 정교한 언어다.
이를 가장 쉽게 보여 주는 예 가 과학에서 배우는 ‘속력’이다.
“이 차가 더 빠르다”라는 말은 감각적인 표현일 뿐이다. 이동한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다는 수학적 표현이 들어오는 순간, 속력은 누구나 비교할 수 있는 명확한 개념이 된다.
실제 수업에서 같은 거리를 서로 다른 시간에 이동한 사례를 표로 정리하고 값을 계산해 보게 하면, 학생들은 빠름과 느림을 수치로 이해하게 된다.
이때 학생들은 공식을 외웠기 때문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하는 구조를 이해했기 때문에 기억이 오래간다.
이러한 경험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물리에서 배우는 운동 법칙은 함수와 그래프 해석 능력을 요구한다.
시간에 따라 위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해 하려면, 단순 계산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읽는 사고가 필요하다.
화학의 반응량 계산 역시 마찬가지다. 물질의 양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때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는 공식 암기로 변해 버린다.
지구과학에서도 기온, 기압, 강수량과 같은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비교와 분석 능력이 핵심이 된다.
현장에서 보면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과학 개념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수학적 기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험 결과를 정리하지 못하고, 그래프를 읽지 못하며, 수치를 비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학은 자연스럽게 암기 과목이 된다.
이는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부담과 거리감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반대로 수학 역시 과학과 함께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학문이 된다.
공식과 문제 풀이로만 접한 수학은 학생들에게 쉽게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온도의 변화, 전류의 흐름, 물체의 이동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과 연결되는 순간, 수학은 ‘왜 배워야 하는지’가 분명한 도구가 된다.
함수는 단순한 식이 아니라 변화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고, 비례식은 자연의 규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실제로 한 학생이 과학 실험 결과를 정리하며 값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그래프의 기울기를 통해 변화의 특징을 설명한 적이 있다.
이 학생은 계산을 빠르게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수학과 과학을 연결해 사고하면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고, 문제를 스스로 해석하려는 태도를 키운다.
수학과 과학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하나는 질문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그 질문을 풀어내는 구조를 제공한다.
두 과목을 함께 바라보는 학습은 학생들에게 계산하는 힘과 이해하는 눈을 동시에 길러 준다.
새로운 학기를 앞둔 지금, 수학과 과학을 분리된 부담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배우는 경험이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학습의 출발이 쌓일 때, 학생들은 성적을 넘어 사고하는 힘을 갖춘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강태석 원장
용수학과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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