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불영어'가 바꾼 입시 판도

지역내일 2026-02-28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순간, 입시 현장은 거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영어 1등급 비율 3.11%. 이는 절대 평가 도입 이래 최저치일 뿐만 아니라, 상대 평가 시절의 1등급 기준인 4%조차 무너뜨린 충격적인 수치다. 그간 영어가 국어와 수학의 부담을 상쇄해 주던 ‘안전핀’이자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을 맞추기 위한 ‘전략 과목’이었다는 믿음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평가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난이도 조절 실패가 아니다. 제도의 모순과 학습 태도의 안일함이 충돌하여 입시 판도를 뒤흔든 ‘복합 재난’이다. 영어가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구조적인 원인부터 냉철하게 분석해 보자.

‘절대 평가의 역설’과 콘크리트 바닥 90점의 공포

절대 평가의 도입 취지는 ‘학습 부담 경감’이었다. 하지만 이 의도는 역설적이게도 상위권 수험생에게 독이 되어 돌아왔다.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시험이 어려우면 등급 컷이 함께 내려가는 ‘유연한 그물망’이 존재했다. 그러나 절대평가의 90점은 결코 움직이지 않는 ‘콘크리트 바닥’이다.

이번 수능의 데이터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1·2등급 비율은 전년 대비 급감한 반면, 4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은 68.29%로 전년(65.56%)보다 오히려 높다. 이는 하위권의 평균 실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상위권을 변별하는 ‘그물’에만 치명적인 구멍이 났음을 의미한다. “90점만 넘기면 된다”는 효율성의 논리에 젖어 영어 공부를 후 순위로 미뤘던 상위권 학생들의 ‘기초 체력’이, 고정된 90점이라는 벽을 만나 3.11%라는 재앙적인 수치로 증폭된 것이다. 단순히 공부를 안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시험 자체가 교묘하게 진화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킬러 문항의 실종? 아니, ‘전략적 고난도화’의 등장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 이후, 수능 영어는 ‘전략적 고난도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정 한두 문제의 난도를 비상식적으로 높이는 대신, 지문 전체의 정보 밀도를 높이고 매력적인 오답을 배치하여 숨 쉴 틈 없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오답률 상위 문항인 24번(제목)과 34번(빈칸/칸트 철학)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24번은 시험지 앞부분에 배치되어 수험생들의 시간을 뺏고 멘탈을 흔드는 전략적 장치로 활용되었다. 34번은 단순히 철학적 소재라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1번과 3번 선택지가 매우 유사하여, ‘barely’와 같은 미세한 부사 하나의 차이로 정답이 갈리는 ‘내신 스타일의 정교한 함정’이 파고들었다.

단어와 단어를 조합해 의미를 파악하는 ‘가짜 독해’로는 더 이상 1등급을 받을 수 없다. 소위 찍기 특강이나 스킬에 의존해 3등급은 맞출 수 있을지 몰라도, 문장을 파편화하는 ‘끊어 읽기’는 사고의 흐름을 끊는 양날의 검이 되어 3.11%의 벽 앞에서 무용지물이 된다. 이것이 의약학 계열 대학을 지망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시 최저 기준 충족률을 박살 낸 결정적 원인이다.

‘수능 불영어’를 정복하는 3가지 본질적 공부법

이제 요행의 시대는 끝났다. 영어의 본질적 체력을 기르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첫째, 어휘의 입체적 확장이다. 단순한 영-한 일대일 암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Challenge’가 지문 속에서 ‘어려움’으로, ‘Demanding’이 ‘까다로운’으로 쓰이는 맥락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Exaggerate(과장하다)’와 ‘Flatter(아첨하다)’가 문맥상 동일한 의미로 치환되는 구조를 이해하는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

둘째, 배경 지식을 동반한 학술 독해다. 수능 지문은 과학, 철학, 사회를 다루는 학술 문서다. 초중등 시기부터 다양한 소재의 글을 읽어서 전반적인 배경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영어지문을 이해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토대가 된다. 중요한 학술 용어를 영어로 직접 접해보는 경험이 도움이 된다. 배경 지식의 유무는 실전에서 문해력의 격차를 천양지차로 만든다.

셋째, 원서같은 장문 읽기를 통한 독해 속도전 대비다. 수능은 8페이지에 달하는 지문을 제한된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는 속도전이다. 평소에 장문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글의 스토리라인을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지문의 상황을 기승전결 파악하며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영어는 이제 안심할 수 없는‘변수 과목’이다

2026학년도 수능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영어는 이제 입시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는 날카로운 변수 과목이 되었다. 영어 1등급은 메디컬 입시의 ‘대대전제’이며, 이제는 수능 최저의 안전핀이 아닌 언제든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과목이니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단 1점 차이로 대학의 이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원 기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안락함의 역설’을 경계하라. 절대 평가라는 이름의 안도감에 취해 영어 공부를 미루는 순간, 입시의 가장 중요한 문턱에서 좌절하게 될 것이다. 영어 실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본질에 충실한 자만이‘불영어’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


일산 아이비스영어학원 박정현 원장
문의 031-913-2730

일산 아이비스영어학원 박정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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