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교육 현장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내신 등급 따기가 쉬워져서 변별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정시가 유리하다’, ‘특목, 자사고가 유리하다’와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개편안의 본질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런저런 소식들을 종합해 볼 때 결국 교육부가 던진 메시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전략보다 꾸준히 폭넓게 공부하는 학생을 뽑겠다."
그리고 이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9등급에서 5등급으로의 변화는 경쟁이 완화된 걸까? 표면적으로 보면 그렇다. 기존에는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약 10%까지 1등급 범위가 확대된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여기서 기대한다. ‘내신 부담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실제 현장은 다른 움직임이 포착된다. 실제 경기진협 같은 교육단체에서 내놓은 통계를 봐도 전체 1등급의 비율이 1학년 1학기 후 전체의 1.8%에서 2학기 후 1.3%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3학년 1학기때까지 40여 과목의 상대평가를 겪고 나면 그 비율이 0.5%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예전의 대입 내신 제도에서 보다 상대평가 과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오히려 더 오랫동안 상대평가의 경쟁을 견뎌야 하기에, 완벽한 내신 등급을 향한 희망은 고문에 가까울 수 있다.
지금 여러 매체에서 이 정도 등급이면 어디를 갈 수 있다는 것들은 현재 상황에서의 예측이다. 3학년 1학기가 되었을 때만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고, 또 5등급제의 첫 번째 유의미한 통계는 2009년생들이 내년까지 어떤 결과를 만드냐에 달려 있는 셈인데, 그걸 지금 확정된 것처럼 여기는 것은 좀 섣부른 감이 있다.
게다가 상위권 학생들이 더 넓은 범위 안에 함께 묶이는 점도 변수이다. 예전에는 1등급 자체가 강력한 변별 요소였다면, 앞으로 대학은 같은 1등급 안에서도 더 세밀하게 학생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주요 대학들의 개편안 중에는 내신으로만 평가해왔던 교과전형에서도 정성평가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권장 과목 이수 여부를 확인한다든지,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이 없었던 수시전형에서 대거 최저 기준을 도입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마디로 내신 등급 확보가 그렇게 쉽지도 않을뿐더러, 좋은 내신만으로는 대학가기가 까다로워졌다는 말이다.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원점수만이 아니라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 수행평가, 과목 이수 흐름, 탐구 활동의 연결성 및 수능의 경쟁력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특정 몇 과목이 아닌, 주요 과목 전체에서. 즉, ‘내신 등급만 잘 받으면 끝’인 시대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선택과목 시대의 종료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2028 수능 개편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선택과목 폐지다. 그동안 학생들은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지, 미적분을 선택할지, 사회탐구를 할지 과학탐구를 할지, 입시는 일종의 유불리 게임처럼 흘러갔다. 하지만 이제는 문·이과 경계가 약해지고, 전체 학업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 이 변화는 학생들에게 꽤 냉정하다. ‘나는 이 과목만 잘하면 된다’는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상 하고 싶은 공부만 할 수 없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대학에서 주목하는 학생은 독해력이 안정적이고, 수학 기본기가 탄탄하며, 여러 과목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학생이다. 반대로 가장 위험한 학생 유형 의외로 가장 위험한 유형은 ‘정시 올인형’이다. 물론 수능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대학은 계속해서 학교생활 중심 평가를 강화하려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내신 5등급 체제에서는 학생부 영향력이 더 커지고, 세특 경쟁이 심해지고, 학교 활동 충실도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즉, ‘나는 고3 때 수능으로 뒤집겠다’ 라는 전략은 이전보다 리스크가 커진다. 반대로 유리한 학생은 의외로 평범하다. 결석이 적고, 수행평가를 성실히 하고, 시험을 꾸준히 준비하고, 학교 수업 흐름을 따라가는 학생. 2028 대입은 결국 이런 학생들에게 유리한 구조다.
실제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이 제도를 얼마나 버거워하는지 체감한다. 대학이 팔방미인형 인재를 좋아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뽑는 사람들에게나 아름다운 말이지 평가당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건 나에게만 적용되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상의 많은 일에서 그렇듯, 비슷한 조건에서 누가 더 끝까지 잘 달려가느냐, 즉 여러 공부의 어려움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는 ‘공부 체력’이 결국 입시의 성패를 결정지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수업하는 학생들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어려운 상황도 맞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겠지만, 아직 상대평가 과목도 많이 남아있다는 말은 현재 고3에 비해 역전의 기회가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여기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N수생과의 경쟁도 덜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소식도 있다. 이런저런 ‘썰’들에 휘말리지 않고 묵묵히 잘 이 시기를 이겨내길 바란다.
파주 운정 영어수학전문 앤써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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