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안산문화재단이 공연과 포럼,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선보인다. 전통예술을 현 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공연부터 인공지능 시대 예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포럼, 지역 청년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사업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올여름 안산문화재단이 준비한 주요 공연과 문화행사,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여성국극의 새로운 실험, 연극 ‘실’ 초연
오는 7월 10일과 11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는 여성국극제작소의 신작 연극 ‘실’이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작품은 안산문화재단과 여성국극제작소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실’은 전쟁처럼 치열하고 버거운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름과 나이, 성별, 직업 등 어떠한 사회적 꼬리표도 묻지 않고 온전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안전한 은신처’를 선물하고자 기획됐다. 작품 속 ‘실’은 단순히 천을 잇는 도구를 넘어 남이 지어준 옷을 입고 살아가느라 숨 가쁜 우리를 다른 차원의 안도로 건너가게 하는 마지막 호흡을 상징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여성국극이라는 전통예술 장르를 동시대의 언어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엇모리와 중중모리, 굿거리 등 전통 장단 위에 랩과 국악가요, 그리고 인공지능 영상기술을 결합해 기존 여성국극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대 언어를 선보인다. 여성국극 계승자인 박수빈 대표가 직접 작·연출과 음악감독, 주인공 역할까지 맡아 작품 전체를 이끌어간다.
관객 참여형 연출도 눈길을 끈다. 관객은 객석에 머무는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극 속 국극연수생으로 초대돼 배우들과 함께 장단을 타고 천을 맞잡으며 공연의 일부가 된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색다른 경험은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공연은 7월 10일 오후 7시 30분과 11일 오후 3시 두 차례 진행되며 전석 3만원이다.
인공지능 시대, 극작의 미래를 논하다
7월 12일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2026 안산 극작가 아고라>가 열린다.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 극작의 확장과 한계’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문화예술 분야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창작 현장에서 마주하고 있는 변화와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안산문화재단과 서울예술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며 극작가와 드라마 작가, 연극평론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행사에서는 실제 창작 현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예술과 기술이 맺게 될 새로운 관계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할 예정이다.
특히 현역 극작가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성형 AI 활용 현황 조사 결과도 공개된다. 생성형 AI가 극작가들의 창작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급변하는 창작 환경 속에서 예술가가 지켜야 할 가치와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극작가 아고라는 희곡 작가와 연극 관계자는 물론 문화예술과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2024년부터 시작된 안산 극작가 아고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극작 분야 포럼으로 자리 잡으며 해마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예술로 전하는 중독 예방 메시지
안산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오는 7월 16일 오후 7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중독 예방 뮤지컬 '바티즌'을 개최하고 관람객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약물(마약) 중독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뮤지컬 '바티즌'은 중독 당사자의 삶과 회복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중독 예방의 중요성과 회복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은 약 110분간 진행되며 시민 550여 명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을 희망하는 시민은 홍보물에 안내된 QR코드 또는 전화(031-411-8445)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된다.
안산시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이번 공연이 중독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대를 높이고 예방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안산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알코올과 인터넷(디지털미디어), 도박, 마약 등 4대 중독을 대상으로 상담과 조기 선별, 예방교육 등 다양한 중독 예방사업을 추진하며 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중독 없는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이 만드는 지역 콘텐츠,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
공연과 포럼뿐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사업도 이어진다.
안산문화재단은 문화자치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를 문화자치 원년으로 삼은 데 이어 올해는 청년과 주민, 문화예술 활동가가 함께 지역 문화자치의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은 안산에 거주하는 청년 8명을 선정해 개인별 150만원의 활동비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청년들은 안산의 역사와 문화, 관광, 자연환경, 지역 커뮤니티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하게 된다.
안산문화재단은 이번 사업이 청년들이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된 문화 매개자로 성장하고, 안산만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 신청은 7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주민자치회와 함께하는 문화자치 사업
문화자치 활성화 사업은 주민자치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도 확대된다.
안산동과 월피동, 선부3동, 본오2동 등 4개 동 주민자치회가 참여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축제와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마을 고유의 이야기와 자원을 발굴하고 문화 활동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 마무리 단계에서는 참여자들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결과공유회가 열리며, 활동 기록을 담은 MOOK지 ‘문치코치’도 제작·발간될 예정이다. 현장의 이야기와 사진, 인터뷰 등을 기록으로 남겨 시민 누구나 공감하고 참고할 수 있는 문화자치 사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연과 예술은 더 이상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관객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창작자와 기획자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지역 문화의 힘도 커진다.
올여름 안산문화재단이 준비한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는 시민들에게 공연 관람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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