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녹음과 형사처벌
배우자의 외도를 입증하기 위해 옷 등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법원에 제출한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을까? 그렇다.
A씨는 자신의 배우자였던 B씨와 C씨 사이의 외도를 의심했다. A씨는 2024년 12월 B씨의 의류와 신체에 소형 녹음기를 부착했다. 이후 B씨는 C씨를 만났고, A씨는 두 사람이 C씨의 차량에서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 2025년 1월, A씨는 법원에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녹음 파일을 기반으로 작성된 녹취록을 소장 첨부 서류로 제출했다. 이에 검사는 A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는 2026년 4월 9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2025고합560).
재판부는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이를 누설한 행위는 그 동기가 무엇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사생활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로,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A씨가 C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도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①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② 다른 대화 당사자인 B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③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그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④ 대화 내용에 비춰 사생활 침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이와 같이 법원은 불륜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불법 녹음에 대해 증거 수집 방식의 적법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참고로 누구든지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고, 이를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못한다(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호, 제2호, 제3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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