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더의 명작 『우리 읍내』가 고양시 백석동을 배경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3블럭 극단’과 ‘극단 모꼬지’가 공동 제작한 연극 <백석동 13블럭>이 오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백석동 ‘13블럭 소극장’(대표 서홍석)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작품은 세계 연극사에 길이 남을 고전 『우리 읍내(Our Town)』를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삶의 의미를 담담하게 그려낸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무대를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인 ‘백석동’으로 옮겨 지역의 색채와 정서를 더했다.
작품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일상에 주목한다. 무심히 지나치는 하루,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언젠가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특히 포스터에 담긴 “자기 삶을 깨닫는 사람이 있을까요? 매 순간마다요”라는 문구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홍석 예술 감독의 기획 아래 박세이 연출이 무대를 이끌며 장두현 최지숙 이민재 김주현 등 배우들이 출연해 섬세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소는 13블럭 소극장(고양시 일산동구 강촌로 26번 길 7-21),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6시, 일요일 오후 4시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며 고양시민은 1만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플레이티켓(www.playticket.co.kr)에서 하면 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인터뷰-‘13블럭 극단’ 서홍석 대표
“고양시에도 지역 이야기를 담아낼 무대가 필요 합니다”

공연이 열리는 ‘13블럭 소극장’은 고양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공간이다.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을 해온 서홍석 대표는 2019년 13블럭 극단을 창단한 뒤 2023년 백석동에 60석 규모의 공연장 및 180인치 스크린을 갖추고 공연 기획 제작뿐만 아니라 연기 레슨, 스터디 및 공연장 대관도 함께 진행하는 소극장을 개관했다. 그에게 왜 지역에 소극장이 필요한지, 어떤 계기로 우리 동네를 무대로 한 공연을 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Q. 소극장 운영이 쉽지 않은 일인데 지역에서 소극장을 열게 된 계기는
사실 애초에 주변의 반대가 많았습니다. "차라리 대학로에 공연장을 만들어라" 혹은 "그 돈으로 연기학원이나 차려라" 같은 조언들이었는데요, 하지만 저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양시에서 지역문화예술을 키워보고 싶었어요. 공연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굳이 대학로까지 가지 않더라도 고양시와 인근 지역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공연하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이번 작품 '백석동 13블럭'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순수한 시절 정했던 목표보다는 당장의 노력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모습일지 모릅니다. 아등바등하게 살다가도 결국 욕망과 성취, 시기와 쟁취의 젊은 날이 지나고 나면 값싼 쾌락과 안락함만을 추구하다가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간과하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Q. 13블럭 소극장을 운영하며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의미는?
2019년 고양시에 극단을 창단하면서 계속 이 지역에서 공연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고양시민들이 다 대학로로 공연을 보러가 망하더라도 제가 나고 자한 곳인 고양시에 지역문화예술을 키우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모아야 했고 고양시에 사는 시민들이 '우리가 사는 곳의 이야기'로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지역을 배경으로 각색했습니다.
Q. 13블럭 소극장이 지역 문화 예술 플랫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나가길 바라는지?
고양시까지도 아니고 일산만 봐도 참으로 많은 연기 학원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곳이 입시학원이라 연극영화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수강을 하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대학에서 배출한 예비 연기자들 대부분은 설 수 있는 곳이 없어 버티고 버티다 다른 일들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극단을 운영하며 소극장을 만들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창한 목표보다도 그저 고양시에서라도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고 싶은 이들이 모여 활동하며 연기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심 되는 곳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다음 작품으로는 최근 경기문화재단에서 K아트 창작 지원을 받아 1시간짜리 단막극 '불청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람료 비싸고 긴 러닝타임의 연극과 차별화를 둔 프로젝트로 올가을에 ‘13블럭 소극장’에서 주최하는 '제2회 고양연극페스티벌'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청년 연출가에게 공연장과 연습 장소를 지원하고, 지역 극단 배우들과 협업하여 작품을 올리는 상생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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