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차가운 질책보다 따뜻한 지지가 필요한 시간
며칠 전, 어엿한 사회인이 된 제자들이 학원을 찾아왔습니다. 20년 넘게 고등 수학을 가르치다 보니 이제는 제자보다 인생의 후배 같습니다. 문득 물었습니다. “너희에게 우리 학원은 어떤 기억이니?” 딱딱한 이름 때문에 ‘치열했다’는 답을 예상했는데, 돌아온 말은 뜻밖에도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문제와 씨름하며 눈물 쏙 빼던 그 공간이 가장 따뜻한 안식처였다는 고백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지금 중3 학부모님들의 마음은 폭풍 전야와 같을 것입니다. “고등 수학은 차원이 다르다는데, 이 속도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더 차갑고 엄격한 환경만이 정답이라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22년간 지켜본 진리는 하나입니다. 수학은 결국 ‘엉덩이 싸움’이고, 그 힘은 차가운 질책이 아니라 따뜻한 지지에서 나옵니다. 고등 수학은 단거리가 아니라 끝없는 사고의 터널을 지나는 마라톤입니다. 아이가 지쳐 쓰러질 때 “왜 이것밖에 못 하니”라는 채찍보다, “힘들지? 그래도 넌 할 수 있어”라는 신뢰의 한마디가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을 수 있는 환경, 틀린 문제에 좌절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든든함. 제자들이 말한 ‘가족 같은 분위기’는 바로 이 정서적 안정감이었을 것입니다. 벼랑 끝 압박이 아니라 기댈 안전지대가 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이름은 조금 차갑고 딱딱해 보여도,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가장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결과만큼 과정을 견디는 마음 근육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것이 22년째 지켜온 저의 작은 교육 철학입니다.

해병수학
김보영 부원장
031-47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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