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도 외우고 문제도 푸는데, 왜 영어 성적은 그대로일까?

지역내일 2026-09-22


중계동에서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영어 공부를 꽤 오래 했는데도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단어도 꾸준히 외웠고, 문제집도 여러 권 풀었으며, 시험기간에는 학교와 학원에서 나눠준 자료까지 열심히 봤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처음 보는 문장이 나오면 해석이 흔들리고, 시험에서는 분명 봤던 지문인데도 틀린다.

이럴 때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비슷하다. “단어가 부족한가?”, “문제를 더 많이 풀어야 하나?”, “학원을 바꿔야 하나?” 하지만 실제로는 공부량보다 공부의 순서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

영어는 분명 암기가 필요한 과목이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암기하느냐이다. 단어의 뜻만 외우고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고등학교 영어를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어렵다. 단어를 알고 있어도 그 단어가 문장 안에서 어떤 품사로 쓰였는지, 주어와 동사는 무엇인지, 관계사나 분사, to부정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별하지 못하면 문장은 제대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단어는 다 아는데 문장이 해석이 안 돼요.” 이 말은 결국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을 보는 힘이 부족하다는 뜻인 경우가 많다. 영어 공부에서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어휘와 구문이라는 기본기다. 문법 개념을 한번 설명 듣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처음 보는 문장에서 그 개념을 직접 찾아낼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설명을 들었을 때 “아, 알겠어요”라고 하는 것과 실제 문장에서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이다.

어휘 역시 마찬가지다. 영어 단어를 보고 우리말 뜻 하나만 떠올리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그 단어가 명사인지 동사인지, 문장 속에서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내신 범위는 이미 수업시간에 해석을 들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단어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막상 시험에서 단답형이나 서술형으로 물으면 정확한 뜻이나 형태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인데, 반드시 내신범위에 있는 어휘를 제대로 암기하여 스스로 영한, 한영으로 테스트를 해보며 완전히 자신의 단어로 만들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어휘와 구문이 잡혔다면 그다음부터 본격적인 독해 공부가 시작된다. 여기서 해석과 독해를 구분해야 한다. 문장을 한국어로 옮길 수 있는 것은 해석이고, 글쓴이가 왜 이 문장을 썼는지, 앞뒤 문장이 어떤 관계인지 파악하는 것이 독해다. 수능의 빈칸추론, 문장삽입, 순서배열, 주제나 제목 문제는 단순히 한 문장씩 해석한다고 풀리지 않는다. 연결사와 지시어를 확인하고, 앞 문장과 뒤 문장이 어떤 논리로 이어지는지, 글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지를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신 준비도 지문을 무작정 통째로 외우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시험범위의 지문을 스스로 두세 줄로 요약해보고, 연결사와 지시어를 체크하며, 주요 문법이 들어간 문장은 따로 분석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서술형은 관계사, 분사구문, 도치, 강조구문, 상관접속사처럼 실제 시험에 자주 활용되는 문법이 포함된 문장을 직접 써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외운 문장을 그대로 쓰는 연습보다 왜 그런 구조가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해야 조금만 변형되어도 대응할 수 있다.

결국 영어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무조건 공부량부터 늘릴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 아이가 단어에서 막히는지, 문장 구조에서 막히는지, 아니면 문장은 해석하지만 글의 논리를 읽지 못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학생마다 필요한 공부는 다르다. 아직 문장 해석이 불안한 학생에게 고난도 독해 문제만 계속 풀게 해도 효율이 떨어지고, 이미 구문이 잡힌 학생에게 문법 개념만 반복시키는 것도 의미가 없다. 영어 성적을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찾고, 그 부분부터 제대로 채우는 것이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보는 문장을 만났을 때 스스로 읽어낼 수 있는 힘이다. 그 힘이 생기면 학생은 더이상 모든 문장을 외우려고 하지 않는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부할 수 있게 되고, 영어는 그때부터 ‘외워서 버티는 과목’이 아니라 ‘실력이 쌓이는 과목’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2학기가 시작된 지금, 학생들이 나름의 방향을 찾아 올바르게 학습해 나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장민준영어학원

장희철원장(30'S)

문의:010-9722-7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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