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고교탐방 - 강일고등학교

배움의 선택지를 넓히고 학생의 미래를 설계하다

박경숙 리포터 2026-10-13 (수정 2026-10-13 오전 10:16:33)

강동구 과학중점학교인 강일고등학교(학교장 권영기, 이하 강일고)는 올해 학교 교육의 방향을 한층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15년 동안 이어온 과학중점학교의 교육 경험을 기반으로 자기주도학습과 진로·진학 시스템을 강화하고, 대학 교수진이 직접 참여하는 고교-대학 연계교육을 확대했다. 여기에 인문·사회 분야와 AI·융합교육, 국제교육까지 교육의 폭을 넓혔다.

도움말 · 손태진 교감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학교의 시스템으로

강일고의 올해 교육 변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새롭게 시작한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다. 강일고는 자기주도학습을 단순히 학생에게 공부를 맡기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학생이 자신의 학습 목표를 세우고 학습 과정을 관리하며, 결과를 돌아보고 다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를 교육의 일부로 보고 있다.

EBS 대표강사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캠프와 학습법 교육을 비롯해 ‘자기주도학습 100일 프로젝트’, 진로·학습 플래너, 학습 기록과 성찰 활동, 아침 시간을 활용한 ‘모닝 프로젝트’ 등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학습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로·진학 담당 부서와 연계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과 진로 설계를 함께 살피고, 1학년부터 학생의 학업 방향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센터를 진로·진학 관리와 연결해 학생의 과목 설계와 상담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한 변화라고 한다. 변화하는 대입 환경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답을 따라가는 능력보다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필요한 학습과 경험을 선택하는 힘이라는 판단이다.


15년 과학중점학교, 강일고 교육의 든든한 기반

새로운 변화만큼 강일고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축은 기존 교육의 강점이다. 과학중점학급의 경우 3년간 과학, 수학, 정보 관련 교과에서 총 이수 학점의 45% 이상(2027학년도 입학생 기준)을 이수하게 된다. 과목마다 일반과 진로, 융합 선택 과목을 알차게 구성하여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강일고는 약 15년 동안 과학중점학교를 체계적으로 운영해 오면서 과학·수학 분야의 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학교는 이 경험을 단순히 과학 교과의 심화 교육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탐구와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과학중점교육에서는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STEM 심화탐구와 과제연구, 학생 주도 탐구활동 등이 이어진다. 학생들이 정해진 실험을 수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 주제도 기후변화와 데이터 분석, 바이오·의공학, 인공지능과 미래 예측 등 미래 사회와 연결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를 넘어 인문·사회와 융합교육까지

강일고가 2026학년도에 특히 강조하는 또 하나의 변화는 인문·사회 교육의 강화다. 과학중점학교라는 학교의 특성 때문에 자칫 자연계열 중심의 교육이 강할 것이라는 인식을 넘어,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학생들이 깊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서와 주제탐구 프로그램이다. 독서 프로그램은 총 10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주제 탐구는 전문 강사의 지도를 통해 주제 설정부터 보고서 작성 방법까지 단계적으로 배우도록 했다. 이후 관련 교과 교사들이 학생별로 매칭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마지막에는 주제 탐구 보고서 발표회로 마무리한다. 학생들이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결과물로 발전시키는 구조다.

강일고가 지향하는 교육은 문과와 이과를 구분해 각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학문 영역을 연결해 학생의 사고 폭을 넓히는 융합교육이다.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도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인문·사회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도 AI와 과학기술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강일고가 강조하는 ‘창의융합 미래역량’이라는 키워드와도 연결된다.


대학 교수에게 배우며 고교와 대학의 경계를 좁히다

강동구청의 지원을 받아 강동교육벨트 선도학교사업으로 운영되는 고교-대학 연계 사업에는 서울대, 연세대, 서울과학기술대, 건국대, 강원대, 차의과학대, 한동대 등 여러 대학의 교수진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수업의 주제도 다양하다. 철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국어, 영어, 기하, 생명과학, 지리정보시스템(GIS), 미술치료, AI시대 진로설계 등 고등학교 교과와 대학 전공을 연결할 수 있는 분야들이다. 이 수업은 ‘대학 교수 특강’과는 다르다. 일회성 수업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따라 16회, 20회, 28회, 32회, 42회 등 장기간 수업으로 운영되는 과정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정보시스템(GIS) 수업에서는 대학에서 활용되는 학문적 도구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교과서 속 지리를 넘어 데이터를 활용해 공간정보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방법을 접할 수 있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 접하게 될 전공을 고교에서 미리 경험하는 기회로 진로 탐색의 질을 높이는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로·진학, 1학년부터 ‘3년의 성장 과정’으로

강일고에서 진행하는 진로 프로그램에는 대학 전공과 직업 세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 대학생 및 직업인 멘토링, 교과 연계 진로특강 등이 포함돼 있다. 진학 설계 역시 학년별로 접근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대입전형 설명회, 일대일 전문가 진학 컨설팅, 대학 입시설명회, 면접 모의캠프 등을 통해 학생의 진학 방향을 구체화한다.

특히, 진로 캠프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변화에 중심을 두었다. 하루 12시간 동안 학습 방법과 진로 설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수능 만점자와 명문대 진학 선배들을 초청해 실제 공부 방법과 대학 생활에 대한 경험을 들려줬다. 학생부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했다. 특강에서 제시된 학습 미션을 학생들이 이후에도 꾸준히 실천하도록 하면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했다.

강일고는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와 학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진학 방향을 분석하고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자기주도학습센터와도 연결된다. 고교 1학년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설계하고 학교생활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진로·진학 부서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강일고의 진학지도는 단기성 합격 전략이 아닌 고교 3년 동안 학생의 성장 과정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과 협업도 교육 경쟁력으로

또한, 강일고에는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젊은 교사진이 포진해 있어 다양한 교원공동체 활동과 더불어 교과 간 융합 프로그램 연구, 진로·진학과 연계한 학생 활동 운영, 졸업생 데이터에 기반한 대입 준비 등이 잘 이루어진다.

학생부 관리 역시 중요한 축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활동을 스스로 돌아보고 학생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이해하는 한편, 교사들도 학생의 역량과 성장 과정을 학생부에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교사 연수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학생부 관련 연수를 진행하고, 교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대학까지, 진학 선택지 확대

강일고가 올해 새롭게 보여주는 변화 중 하나는 국제교육이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시스템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해외 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일반계고 국제교육의 새 모델로 2학기부터 입학설명회, 전공 탐색, 학생 교류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학교장 추천을 통해 매년 최대 3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위스콘신주립대 소속 자매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협력은 강일고 학생들의 진학 선택지를 국내 대학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의 적성과 전공에 따라 해외 대학까지 진학의 폭을 넓히고, 고교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진로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한다. 강일고가 국제교육을 별도의 축으로 가져가는 것은 강일고의 교육이 단순히 ‘입시 준비’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의 장기적인 진로 선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교생활의 주인공은 학생

강일고는 학생회와 동아리, 학교 행사, 스포츠 활동, 독서와 탐구, 봉사활동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활동 역시 학생의 성장 과정으로 연결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학교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거나 자신의 관심과 희망에 따라 동아리를 선택하고, 교과와 연계한 탐구 주제를 정해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결국 ‘선택할 기회’와 ‘직접 해볼 기회’인 것이다.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또 하나의 제도는 장학금 지급이다. 현재 성적우수자와 학생회 임원들에게 5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장될 계획이다.


2026학년도 2월 졸업생(236명) 대입 결과

2026학년도 2월 강일고 졸업생 236명(중복합격 포함)의 대입 결과를 살펴보면, 의예과 합격이 7건이다. 이외에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UNIST 1건, DGIST 1건, 고려대 5건, 성균관대 1건, 서강대 3건, 한양대 6건, 이화여대 3건, 중앙대 3건, 서울시립대 1건, 경희대 5건, 한국외대 2건, 동국대와 건국대 각 4건, 홍익대 3건이다.

또, 서울과기대 5건, 숭실대 3건, 국민대 2건, 세종대 1건, 광운대 2건, 단국대 2건, 명지대 2건, 상명대 4건, 가톨릭대 1건, 성신여대 2건, 덕성여대와 서울여대 각 2건, 한성대 6건 서울권 대학이 80건으로 나왔다.

수도권 주요 대학으로는 춘천교대 1건, 교원대 1건, 가천대 3건, 경기대 3건, 아주대 1건, 인하대 3건, 강원대 8건 등을 포함해 지방거점국립대도 다수 합격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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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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