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_ 숨겨진 꿈과 끼 발산하는 '연극·뮤지컬 체험 교실']
겨울방학, 배우의 꿈 키워볼까?
1월, 아이들은 겨울방학 중이다. 방학을 맞아 곳곳에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틀에 짜인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학,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겨울방학이 유난히 짧게 느껴지게 만드는 초등학생 겨울방학 수업 현장을 소개한다.
배우가 꿈인 초딩들 모여라~
무대에 불이 켜지면 청소년들을 위한 연극·뮤지컬 체험 교실 첫 오리엔테이션이 열린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떠들고 있을 때 선생님이 들어온다.
“자자~ 모두 조용~! 조용히 해!”
“반가워요 극단 ‘비상’에서 준비한 연극 뮤지컬 체험교실에 온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오늘 첫 수업이니까 간단히 자기소개부터 해야겠죠?”
지난 1월 9일 화요일 오후 4시,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서구민회관 노을극장에는 연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춤과 대사를 반복하는 연습이 한창이다. 1월 20일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숨은 끼로 똘똘 뭉친 초등학생 연극 꿈나무들이다. 대사와 표정, 안무까지 동시에 하려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삼삼오오 모여서 깔깔대다가도 무대에 불이 켜지면 마치 마지막 리허설을 준비하는 듯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다른 친구들과 스텝을 맞추는 진지함까지 묻어난다.
연극·뮤지컬 활용해 친구들과 소통방법 배워
강서구립극단이 운영하는 청소년 연극·뮤지컬 체험 교실은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매년 청소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올해로 14번째 수강생을 맞았다. 올해도 20명의 학생을 선착순으로 선발했다. 연극·뮤지컬 체험 교실은 지난 12월 26일부터 시작해 1월 20일까지 매주 월~토요일 오후 4시부터 2시간씩 운영한다. 장소는 구립극단의 전용극장인 구민회관 1층 ‘노을극장’이다.
체험교실은 ▲연극놀이를 이용한 게임 ▲사물을 활용한 즉흥극 ▲작품읽기 ▲연극 실기 연습 및 발표 등으로 실제 공연까지 필요한 이론과 실기를 다양하게 종합해 구성했다. 참가자들은 신체훈련 등의 기초과정부터 조명과 음향을 더한 무대연습에 이르는 종합적인 연극체험을 통해 연극과 한 걸음 더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극단의 수석연출과 단원들의 지도로 연극이론, 연극을 활용한 친구들과의 교감, 실제 작품 연습 등 이론과 실기를 익힌다. 수업 마지막 날인 1월 20일에는 그동안 배우고 닦은 기량을 펼치며 공연을 무대에 직접 올리게 된다.
청소년 연극을 지도하고 있는 강서구립극단 비상의 김영찬씨는 “올해 무대에 올릴 연극은 ‘네 개의 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연극·뮤지컬 체험 교실에서 만나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공연으로 직접 만들었다”며 “올해는 연령이 어리고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처음으로 뮤지컬을 가미한 연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극교실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각각 다른 학교의 학년이 다른 친구들이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지만, 모두의 꿈이 배우는 아니다. 말이 없는 친구는 대사를 통해 자신 있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소극적인 아이들은 춤을 추며 적극적으로 무대에 서 보는 기회를 통해 표현력과 자신감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미니 인터뷰
채유림 학생(서울등촌초 6)“작년에 이어 두 번째 무대 올라요”
작년에 우리동네 예술학교에서 1년 수업을 받고 무대에 올랐어요. 연극을 해보니까 내 안에 다양한 모습의 내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연극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김재윤 학생(유석초 6)
“무대에 자신 있게 서고 싶어요”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을 다른 학교 다른 학년의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로 만들고 싶었어요. 제 꿈은 래퍼인데요. 무대에서 부끄럼 없이 자신 있게 당당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김도현 학생(서울신기초 5)
“친구랑 노는 게 더 즐거워요”
친구들과 맞춰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도 재미있지만 친구랑 노는 게 더 재미있어요. 연기 배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고, 무엇보다 무대에서 자신 있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조유현 학생(서울공항초 5)
“배우의 꿈 지금 경험해요”
저는 배우가 꿈입니다. 인터넷 검색하다 배우의 경험을 미리 할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신청했습니다. 여러 명의 친구와 협동해서 대본과 춤을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 신나요.
이주원 학생(서울송화초 4)
“춤추며 노래하는 거 어려워요”
춤을 추면서 노래까지 부르는 건 쉽지 않아요. 노래 부르는 건 좋아하지만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추려니 한 박자씩 늦기도 합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형들과 같이한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오성우 학생(서울수명초 4)
“춤 잘 추는 아이돌 되고 싶어요”
친구네 엄마가 소개해줘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연극교실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아이돌이 되는 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무대에 꼭 서고 싶어요.
이창석 학생(서울내발산초 4)
“연극 통해 발음교정 배워요”
제 꿈은 유튜브 크레이터가 되는 건데요. 유튜브 크레이터가 되려면 촬영을 할 때 발음이 정확해야 합니다. 연극교실이 발음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즐겁고 재미있어요.
장준서 학생(서울염경초 4)
“만족할만한 무대 만들고 싶어요”
제 꿈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노래 부르는 연습을 할 수 있고, 친구들과 모여서 배역을 정하고 연극 뮤지컬 연습하는 것도 재밌어요. 누가 봐도 만족하는 연극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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