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현준 학생(영일고)]

“소논문 한편 없어도 의대 합격했어요”

송정순 리포터 2018-03-01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책에서 알게 된 자신의 삶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합격한 조현준 학생(영일고 졸)은 뇌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게 된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운동화 신은 뇌>와 생명과학 동아리 활동, 어려서부터 즐겼던 농구를 합쳐 스포츠 정신의학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공대보다는 생물을 좋아했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의대를 선택했다. 하지만 진로 위기도 있었다. 고2 여름방학, 공부로 지쳐있을 때 레지던트를 하는 아는 형이 ‘의대 와서 공부해 보니 고3 공부는 별거 아니다. 왜 의대를 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과연 의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어요. 학교가 끝나면 농구장에서 밤 12시 불이 꺼질 때까지 슛을 쏘곤 했어요. 미치도록 슈터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마추어 농구대회에서 주목받고 선수로 스카우트 돼 1년 동안 선수로 생활했습니다. 공부가 힘들 때는 농구선수로 활약했던 경험으로 체대를 준비할까 생각도 해 보았어요. 고등학교 3년 동안 교내 마라톤대회 1등을 놓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믿고 존중해 주는 부모님 덕분에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현준군에게 의사의 꿈을 갖게 해준 또 하나의 사건은 이태석 신부가 쓴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라는 책이었다. 수업 시간에 이태석 신부에 대한 영화를 본 후 더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고, 의사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기 좋은 길임을 알았고 의사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이태석 신부는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난한 아프리카에 의료와 선교를 진정한 사랑의 가치로 실천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의 상처뿐인 마음을 음악으로 치유했던 모습에서 첼로, 농구, 그림 등을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사용했다는 걸 깨닫게 됐고, 이를 타인을 위해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삶과 타인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임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흔한 소논문 한편 없어

종합전형을 준비하면 소논문이 있어야 한다는 학종 공식을 넘어서 현준군은 소논문 한 편 없이 의대에 합격했다. 사실 소논문이 계획에 없었던 건 아니다. 탐구대회에 나가기 위해 팀을 만들고 주제만 선정하는데도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실험을 며칠씩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결국 포기했다. 논문을 포기하는 대신 내신을 선택했다. 전교 1등을 유지했지만 현준군은 사교육은 거의 받지 않았다. 자신의 학습에서 부족한 점과 관계없이 필요 이상의 학원 숙제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학교 도서관에서 꾸준히 공부했다. 대신 진로 관련 비교과는 봉사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준군은 중학생 때부터 외국인 무료진료소인 ‘평화사랑나눔 의료봉사단’에서 활동했다. 이곳에서 외국인 환자가 오면 접수를 받고 줄을 세우고 알맞은 진료 장소로 안내하는 심부름을 했다. 학생부를 채우기 위해 봉사를 알아보다 시작한 활동이었고 맡은 역할이 크지 않아 빠지려고 했다. 하지만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환자들을 안내할 때마다 여러 가지 언어로 자주 ‘고맙다’는 말을 들었고,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의료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각오를 했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손짓, 몸짓으로 대화를 하며 5시간 동안 질서를 잡느라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낯선 곳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온 가난한 외국인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환한 미소로 돌아갈 때 봉사활동의 중요함을 깨달았어요.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 어떤 일이라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 깨달았습니다.” 


배움의 열정과 지·덕·체 다방면으로 가능성 어필

의료봉사 외에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운영하는 홀몸 어르신 도시락 배달 봉사에도 참여했다. 매주 한 번 점심시간에 급식을 빨리 먹고 도시락을 들고 어르신 집을 방문해 말벗을 하는 활동에서 할머니가 손을 잡고 ‘고맙다’며 인사하는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자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참여했다. 가을에는 김치를 담가 가져다주면서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됐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았더니 ‘배우고 싶은 열정과 다방면으로의 가능성, 그리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즉 지·덕·체를 갖춘 조화로운 인재’가 아닐까 싶어요. 농구선수로 활동한 것, 생물동아리와 여러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이끈 것, 미술 영재원을 다닌 경험, 신사임당의 초충도 중 ‘양귀비와 도마뱀’에 대한 비평문을 작성해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리게 된 것, 외국인 진료소 활동 등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합격을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수능과 수시를 굳이 나누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학습에 충실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비교과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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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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