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한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은 스페인에서 비빔밥을 맛깔스럽게 파는 내용을 보여주었다. 갖가지 색의 채소들을 채 썰어 따로 볶아 뜨끈한 밥 위에 올리고 가운데 동그랗게 모양을 낸 계란 프라이까지. 외국인들의 극찬을 받았고 덩달아 우리나라에서도 비빔밥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재료와 색으로 눈까지 즐거운 비빔밥을 만들어 내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목동 ‘일상밥상’
숲 속의 버터 아보카도로 만든 건강 밥상
‘일상밥상’은 상호처럼 매일 먹는 밥상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인테리어 일을 함께 하고 있는 주인장의 센스 덕분인지 가게 인테리어는 원목 책상과 감각적인 조명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대표 메뉴에 ‘아보카도 명란비빔밥’이 있다. 아보카도는 요즘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과일이다. 멕시코가 원산지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다고 알려져 있어 샐러드나 소스의 재료로 이용이 된다. 잘라 놓으면 녹색의 껍질과 하얀 과육이 함께 보이면서 상큼하다.
어릴 때부터 아보카도를 좋아해 많이 먹었다는 주인장은 매일 수산시장과 마트로 장을 보면서 재료를 직접 고른다고 한다. 아보카도는 매끈하고 검은 빛이 나면서 물렁물렁해야 바로 먹기 좋아 까다롭게 골라온다고. 명란은 강원도에서 직송하고 수산물들도 신선함을 유지하도록 매일 장보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아보카도와 명란, 그리고 다양한 채소들을 넣고 계란 노른자만을 넣은 후 참기름을 약간 넣으면 고소하고 깔끔한 맛의 비빔밥이 탄생한다. 재료의 색감도 예쁘고 맛도 고소해 한 입만 먹어도 입안에서 건강이 퍼지는 맛이라 모두들 좋아한단다.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반찬을 매일 바꿔서 밥과 반찬을 제공하는 메뉴인 ‘오늘의 밥상’이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 못지않게 인기다. 매일 밖에서 밥을 먹게 되면 지겨울 수 있지만 일상밥상에서는 오늘은 어떤 밥상일지 기대감을 준다. 카운터 옆에는 귀여운 냄비에 ‘요즘 땡기는 집밥 요리는?’이라고 써 놓고 손님들이 먹고 싶은 메뉴를 메모해 넣게 해두었다. 그 메모를 보고 즉각 메뉴에 반영을 하고 있어 환영받는다.
운영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
메뉴 아보카도 명란비빔밥 8,000원 오늘의 밥상 7,000원
위치 서울시 양천구 목동 905-22 지하
문의 02-2647-5636
방화동 ‘요리하는 전PD’
치즈와 주꾸미를 넣고 비빈 환상적인 궁합
‘요리하는 전PD’ 주인장의 전직은 피디였다. 그것도 15년 동안 전국을 돌면서 맛 집을 찾아다니는 맛 집 취재 전문 피디였단다. 어릴 때부터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아 직접 요리 하는 일이 많았다. 피디로 맛 집의 다양한 영업 비법들을 듣다보니 맛을 만들어 내는 기본원리가 보이고 자신감이 생겨 고심 끝에 가게를 열게 되었다. ‘치즈주꾸미비빔밥’은 대표 메뉴다. 부추, 숙주, 김 가루, 버터, 특제간장소스를 한 그릇에 밥과 함께 담고 매운 양념으로 잘 볶아진 주꾸미와 모차렐라 치즈를 따로 준다. 특제간장소스로 그냥 비벼 먹어도 고소하고 맛있다. 치즈를 넣은 주꾸미는 비비면 매운 게 아니라 오히려 담백하면서 느끼하지 않아 자꾸 손이 간다. 우리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는 주꾸미 양념이 아니라 전국의 맛 집을 다니면서 주인장이 새롭게 만들어 낸 양념이라 비빔밥의 풍미가 더 살아난다.
채소와 주꾸미 등 재료는 깐깐한 기준으로 매일 장을 봐 골라온다. ‘엄마표 장조림 버터 비빔밥’도 베스트 3 안에 들어가는 메뉴다. 쇠고기 장조림과 계란 스크램블, 무말랭이, 김 가루, 우엉, 부추와 버터까지 은은한 맛이 나면서 입안에서 어릴 적 먹어온 추억의 맛이 느껴진다. 가게 벽면 가득 피디 시절에 방송 촬영 하는 사진들을 걸어두어 재미있다. 주인장은 분기별로 신 메뉴를 개발하고 바로 메뉴에 반영을 한다. 1주일에 2번씩 와서 새로운 메뉴들을 먹고 가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단골이 늘어났다. 가족단위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서 가족들에게 먹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낸다.
운영시간 오전 11시 ~ 오후 10시(일요일 휴무)
메뉴 치즈주꾸미비빔밥 7,900원 엄마표장조림버터비빔밥 6,500원
위치 서울시 강서구 금낭화로 287-50
문의 070-4145-5888
신정동 ‘대청도’
봄이 왔어요~ 멍게 비빔밥이 왔어요~
‘잘 먹고 갑니다’ 이 말은 ‘대청도’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대청도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은 한상 가득 차려진 다양한 반찬과 그 가짓수에 놀라고 다음은 맛에 놀란다. 어떤 메뉴를 주문해도 계란말이와 멸치, 김 같은 마른 반찬과 두부조림, 제 철에 먹을 수 있는 취나물, 미나리, 가지, 호박 나물 등 7가지정도의 밑반찬은 기본이다. 김치도 4가지를 기본으로 준비한다. 제 철에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채소들로 만들어진 반찬은 입맛을 돌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주인장은 손님들이 반찬을 남기고 가는 게 가장 마음 아프단다.
대청도 멍게 비빔밥은 신선하게 살아있는 멍게가 제 몫을 한다. 멍게는 지방질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불리고 노화방지나 당뇨병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손님상에 나가기 직전까지 멍게를 신선한 상태로 두었다가 바로 손질해 나가니 입안에서 톡톡 느껴지는 싱싱함을 모두 칭찬한다. 4가지 어린 야채, 양배추, 오이, 당근, 상추 등 기본 채소에 신선한 멍게 그리고 초장과 참기름을 살짝 더하면 고소하면서 감칠맛 도는 봄철 멍게 비빔밥이 완성된다. 멍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렇게 비빔밥으로 각종 야채들과 같이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들깨를 갈아 넣은 우거지 된장국을 비빔밥 먹는 사이 떠 먹으면 입안의 비빔밥과 어우러져 더 깊은 맛을 낸다. 해신탕도 인기 메뉴다. 8~9가지의 약재가 들어가고 오리, 전복, 가리비, 낙지 등 각종 해물을 넣어 몸보신에 최고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상에 올리는 모든 반찬과 김치를 직접 만들며 한상 잘 대접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운영시간 매일 오전 11시 30분 ~ 오후 9시 30분
메뉴 멍게 비빔밥 9,000원 모듬생선구이(2인 이상) 9,000원
위치 서울시 양천구 중앙로 32길 67
문의 02-2659-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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