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A유치원 햄버거병 리포트

“아가야 아프게 해서 미안해”
진상규명과 184명에 대한 학습권 보장을 바라다

한윤희 리포터 2020-07-09

6월 12일 원생 중 한명 첫 발병
6월 15일 원생34명이 복통 호소, 학부모가 유치원에 혈뇨 사실을 알리며 전수조사 요청
6월 16일 유치원에서 식중독 관련 알림 문자 발송
6월 19일 유치원 폐쇄 명령·역학조사 중 보존 식 6건을 찾지 못해 과태료 50만원만 부과
6월 30일 식중독 환자 111명 중 장출혈성 대장균감염 환자 60명 확진
7월 6일 햄버거병 유증상자 15명·입원 19명 (원생16명·가족 3명)·신장투석 4명

지난달 1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안산 A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고는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입원치료를 받는 원생들은 여전히 장출혈성 대장염의 합병증인 햄버거병으로 고통 받고 있고 신장 투석을 받은 4살 5살 원생들은 수십 대의 주사와 링거를 의지해 병마와 싸우는 중이다. 한편 ‘A유치원병’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지역 내 파장도 크다. 피할 수 없었던 유치원 폐쇄는 원생 184명의 학습권 보장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관심의 크기가 크면 희망적인 결과도 기대되는 법. 아픈 원생들의 빠른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A유치원 피해 학부모들에게 지면을 할애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가감 없이 전하는 그들의 처지와 바람이다.



투석치료를 받은 지효(가명)는 3주 만에 퇴원합니다
지효는 1차례의 투석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다. 지효엄마는 말한다. “4살 아이가 매일같이 오른쪽에는 9개 왼쪽에는 7개의 바늘을 꽂고 오른발과 왼발에도 각각 5개와 7개의 주사를 맞았다. 수액은 하루에 9개 씩 맞아야 했고 수혈도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아픔을 감당해야 한다는 게 부모로써 분노가 생기고 언제 다시 신장기능이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조마조마하다. 맨 처음 혈뇨를 보는 아이들 상황을 알렸을 때?유치원에서?조금만 더 발 빠르게 움직였더라면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고통 받지 않아도 됐다. 실망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만큼 우리 아이는 아팠다.” 하지만 지효 엄마를 더욱 괴롭힌 건?정확히 전해지지 않은 사건 정황과 ‘A유치원병’이란 말이 돌면서 느끼는?주변 시선이었다. 지효의 오빠는 처음부터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진단서를 요구했고 진단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흔쾌히 받아주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지효 엄마만의 문제가 아닌 A유치원을 퇴소해 다른 원으로 옮기려는 아이들이 같이 겪고 있었다. 지효 엄마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처음부터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큰 아이조차도 전염의 우려가?있어 받아줄 곳이 없다고 말하는 도를 넘는 분위기는 또 다른 상처로 남았다”고 심경을 밝혔다.?지효는?투석의 흉터를 평생 안고 살게 됐다. 지효가 투석 받던 날 지효아빠는 병실 밖에서 목 놓아 울었다고 전했다.

“늑장대응이 부른 2차 피해 이대로 덮이지 않기를”??
현재 피해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인규명과 피해 회복을 위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한 학부모는 말했다. “진상규명과 원생 184명에 대한 돌봄 대책마련이다. 원인을 밝혀내 적법한 처벌을 하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은 또다시 발생할 것이다. 100여명이 식중독을 일으켰고 늑장대응 탓에 15명은 햄버거병까지 걸렸다. 경위를 밝히는데 꼭 있어야 할 5일간의 보존 식이 없다는 것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유치원은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사경을 헤매는 아이들에게 오지도 않았다. 같은 유치원을 다니는 학부모조차도 아픈 아이들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걸 보면서 공개적인 움직임과 진상규명의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유치원은 증거혐의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곧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학부모는?“아이들이 아직 아프고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어느 정도 마무리된 다음에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생 184명에 대한 돌봄과 대책 마련은 A유치원이 아닌 정부와 함께 긴급으로 풀어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청원게시판에서는 피해 학부모가 올린 글이 4만4천800여 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생업을 중단하고 4살 난 어린아이를 혼자 투석 실에 들여보내면서 이들이 갖게 된 분노에 대한 이해와 끊임없는 관심은 지역사회 안에 있는 이웃들이 줄 수 있는 소리 없는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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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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