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교 진학 선생님 -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허충범 교사(진학지도부장)

중대부고 진학 경쟁력? 학생 역량 강화, 공정성, 꿈 그리고 도전과 열정!

피옥희 리포터 2022-03-24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교장 공현구, 이하 중대부고)는 올해 제 74회 졸업생을 배출하며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온 강남의 명문 사학이다. 해마다 우수한 입시 결과를 내온 중대부고의 진학 경쟁력 뒤에는 수많은 교사진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2년 <강남 학교 진학 선생님> 다섯 번째로 중대부고 허충범 교사(진학지도부장, 지리과)를 만나봤다.


 
2022학년도 대입이 거의 마무리 되었다. 진학지도부장으로서 변수가 많았던 이번 입시를 마친 소감이라면?
“2022학년도 대입은 공정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된 학교장추천전형을 포함한 교과전형의 확대, 통합수능을 적용한 첫 해이자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확대 등 대입전형의 큰 변화가 있었던 한해였다. 그 중에서도 수시 지역균형전형, 학교장추천전형(학추전형)에서 학생을 선정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학생마다 지원하고자하는 대학들은 비슷하지만, 추천 인원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는 각 고등학교 3학년 재적 인원의 4%이내에서 학추전형이 가능한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이 신청했다. 대입 이전에, 학추전형을 두고 학생들은 또다시 경합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중대부고는 수시 학추전형을 2개까지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과(내신) 100% 전형은 별 문제가 없지만, 서류가 반영되는 대학은 서류 심사 항목을 정하고 배점을 만들어야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소수의 상위권 대학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기준을 조율하고 누구나 공정한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학지도부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 수시 학교장추천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의 결과는?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으로 지원한 학생 중에 몇 명을 제외하고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한 학생들은 모두 합격했다. 연세대 학교장추천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어서 지원 학생이 많지 않지만, 이 전형으로 3명이 지원해 2명이 1단계를 통과했다. 두 학생 모두 내신 총 등급 2점대 중후반 학생들이다. 2단계는 제시문 면접의 비중이 커서 학생의 역량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지만, 1단계 합격은 경쟁률을 최대한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지원한 것이라 중대부고의 입시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학추 외에, 수시 일반전형이나 논술전형에서도 입시 결과가 우수하다고 들었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고려대 계열적합형과 고려대 학업우수형에서 내신 총 등급 2등급 후반대의 학생들이 합격했다. 특히 연세대는 활동우수형으로 의예과에 두 명이 합격했다. 논술전형에서도 내신 총 등급 4점 중반대 학생이 연세대 인문논술로 합격했다. 성균관대는 논술로 4명이 합격했고, 한양대도 논술로 4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논술은 다들 합격이 어렵다고 하지만, 수시는 역시 본인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중대부고는 수시에서만 서울대 5명, 고려대 12명, 연세대 8명, 의예과 6명이 합격했다. 정시는 추가 합격을 지켜봐야 정확한 합격자 수가 나오겠지만, 현재 서울대는 정시 최초 합격자가 5명으로 수시와 정시 합해서 10명이 합격한 상태이다. 학생들이 고교 3년간 열심히 생활하고, 중대부고 모든 선생님이 함께 노력한 덕분이다. 중대부고는 진학과 관련해 3번의 학부모 포럼이 있고, 입시에 관심 있는 교사들로 구성된 ‘진학 동호회’에서 교내 입시 결과를 분석해 ‘중대부고에서 대학가기’ 책자를 만든다. 이러한 수시·정시 책자들을 교육청이나 사설 입시기관보다도 한발 앞서 제작한 것으로, 중대부고 전 교사와 학부모님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또, 대입 변화와 맞물려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진학 관련 지원, 학부모님들이 함께 애쓰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께서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진학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됐나?
중대부고는 1992년 3월에 부임해서 올해 재직 30년이고, 본격적으로 진학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이다. 이때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대학진학지도지원단에서 활동하며 중간에 쉬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입시 컨설팅과 수시·정시 상담, 입시 관련 자료집을 만드는 등 매해 대입 변화와 여러 가지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주로 한다. 3학년 담임을 맡았던 것까지 포함하면 본격적으로 진학 지도를 한지 18년 정도이다.”

오랫동안 진학 지도를 한 만큼 학생들의 기억에 남는 합격 사례도 많을 텐데?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학생부 내용이 부족해서 논술전형으로 ‘중경외시(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라인의 대학을 지원하겠다는 학생이 있었다. 학생부의 경쟁력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해보이지도 않았다. 모의고사 총점도 영역별 성적이 고르고 계속해서 성적이 상승하는 추세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고려대 학업우수자전형에 지원하도록 상담했다. 그 결과, 고려대에 합격해 학생이 크게 기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또, 자신이 원하는 성적보다 낮게 나왔다며 소위 ‘수능을 망쳐서 재수를 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 학생에게 정시 시간대별 지원율을 잘 체크해서 전략적으로 지원하도록 해, 역시 좋은 결과를 받고 함께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진로와 진학’에 얽힌 보람 있는 사례, 기억에 남는 제자도 많다고 들었다.
“A제자는 ‘대학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학업에 임했던 또래와 달리 ‘꿈, 미래, 비전, 목표 등이 없었던 학생이었다. 게다가 껄렁껄렁한 성격에 생활습관도 그리 모범적이지는 않았다. 이 학생이 지방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 집과 멀어지니, 여러 가지 면에서 생활습관이 더 망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 소재의 전문대학 화학과 진학을 권유했다. 전문대학에 진학해 대학생활을 잘했고 졸업 후 대기업 정유회사 관리팀에 입사해 연봉도 많이 받았다. 지방에 있는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월급을 거의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 3년 뒤에 저를 찾아와서 ’서울에 집을 샀다‘고 말하더라. 그 제자를 보면서 대견하고도 뿌듯했다.”

다른 제자들의 이야기도 들려 달라.
“지리 교과를 담당하다보니 주로 문과 담임을 맡았다. 우리 반 학생 중에서 서울권 여대의 생명공학과로 교차지원 해 합격한 B제자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문과, 이과반이 나눠져 있고 배우는 교과가 확연히 달랐던 때라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B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학교 1학년 수업이 너무 어려워서 EBS 생명과학 강의를 듣고 있다고 했다. 입시를 한 번 더 도전해야 할지, 아니면 이 학과에 잘 적응하면서 계속 다닐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그때 ‘이왕 대학에 들어갔으니 목표를 정하고, 동기부여를 해서 공부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그 후 오랜 시간이 흘러 작년에 B제자가 저를 찾아왔다. EBS 강의를 듣다보니 생명과학이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 졸업 후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2020년 대다수 의전원이 폐지되고 의대로 전환됨)에 입학해, 현재 대학병원 정신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C제자는 심리학과에 들어갔지만 법학을 공부하고 싶어 해 로스클에 진학했고, 작년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며 저를 찾아왔다. 아마도 제가 담임을 맡았던 제자 중에 변호사만 30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 제자들 덕분에 늘 든든하다.”

선생님은 ‘진학보다 진로가 우선’이라는 말을 늘 강조하신다.
“진로가 맞지 않으면 대학에 진학해도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학생들에게 진로를 강권하지는 않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의 장점과 강점이 있기에 그런 부분에서 동기부여를 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논리적으로 말을 잘하는 학생에게는 변호사를, 표정과 감성 표현이 풍부한 학생에게는 배우라는 목표를 동기부여 했다. 실제로 그런 학생 중에 연극배우와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는 제자도 있다. 저마다 개성과 강점이 있기에, 단순히 성적이나 숫자 등 정량화된 잣대로 아이들을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학생 개개인의 장점을 눈여겨보고 그 가능성을 믿어주고 응원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

선생님도 자녀의 입시를 치렀는데, 학부모로서 입시 경험담을 들려 달라.
“저도 입시를 오랫동안 했지만, 내 자식 입시는 너무 힘들더라. 그동안 진학 상담을 너무 가볍게 한 게 아닌가하는 반성도 했다. 저 역시 제 아이 진학 상담은 아이의 담임선생님 의견을 많이 참고했다. 담임선생님은 부모인 저보다도 어떤 부분에서는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계셨다. 큰 아이는 경영학과에 들어가 주도적으로 학교 활동을 이끌고 있고, 둘째는 작년에 법학과에서 진학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좀 더 일찍 아이와 진로에 대해 더 많은 얘길 나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올해 고1 신입생들에게 들려주는 진로, 진학 팁이라면?
“가급적 진로를 명확히 정하고 수시와 정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학생부가 간소화되면서 진로가 명확할수록 경쟁력 있는 학생부가 나올 수 있다. 수시도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기준으로 6개를 정하기 때문에, 본인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수능 역시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진로가 명확할 수는 없다. 이런 학생이라면 열심히 공부해서 가급적 좋은 대학에 진학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내가 잘 몰랐던 진로를 찾을 수도 있고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여러분의 꿈, 그리고 열정과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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