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 국어 내신은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매우 높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국어 내신이 수능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올해 고1 학생들은 기존의 내신 9등급 체제가 아닌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신 준비가 더 수월해졌다고 볼 수도 없다. 수시와 정시에서 내신을 반영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서울 주요 대학에 지원하려면 내신 5등급제에서는 무조건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중압감도 존재한다. 대입에서 국어의 영향력이 높은 만큼 국어 내신의 중요도를 간과할 수 없다. 국어 학습법부터 중간고사 후 점검해야 할 사항을 짚어봤다.
도움말 서승원국어학원 서승원 원장, 자유의날개국어논술학원 문인아 원장
Q. 고등학교 국어 내신은 중학교 내신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서승원 원장 : 중학교 때 배운 ‘중등 국어’는 ‘고등 국어’를 위한 밑거름입니다. 과거의 교육과정과 다르게 ‘고등 국어’에는 ‘중등 국어’ 때 나왔던 개념이 다시 반복되지 않고, ‘중등 국어’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심화 개념이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중등 국어’에 나온 문학 및 문법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학생들은 ‘고등 국어’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고등 국어’는 소위 ‘수능형 문제’가 등장하기 때문에 ‘중등 국어’와 다르게 긴 <보기> 지문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등 국어’가 암기형 문제가 대다수였다면, ‘고등 국어’는 암기를 바탕으로 한 독해력까지 물어보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입니다. 시험을 볼 때 시험지를 꼼꼼히 읽지 않고, 외웠던 내용으로만 문제를 풀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인아 원장 :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문학 작품의 수는 한정적이지만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문학 교과서에는 훨씬 많은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따라서 학습해야 할 작품 수가 많아지고, 작품의 난이도 역시 확연히 올라갑니다. 문법 역시 중학교에서는 품사, 단어, 문장 등 한정된 영역의 기초지식을 배우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문법의 전 영역은 물론 고전문법도 배우게 됩니다.
Q. 국어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국어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은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인아 원장 : 고등학교에서는 주요 교과목의 성취도가 입시결과와 연결되므로 영어, 수학은 물론이고 국어도 좋은 성적을 만들어야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국어 교과의 내용이 많이 어렵지 않아서 혼자 공부해도 어느 정도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국어는 갑자기 작품의 난이도가 올라가고, 한자어나 개념어 등 고난도 어휘뿐 아니라 고전 어휘까지 습득해야 하므로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중학교 때는 고전문학 작품이 짧은 시조나 고려가요 정도만 나오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길이가 길고, 다양한 수사가 들어가 있는 가사 작품도 나옵니다. 중학교 과정을 충실히 학습했다고 할지라도 낯설고 어려운 작품을 접하면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서승원 원장 : 국어는 모든 공부의 기본입니다. 글을 온전히 읽어내는 능력을 갖춰야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대체로 글을 읽는 것을 싫어해 평소에 글을 많이 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간단히 추론해서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짧은 비문학 독서 지문을 활용해 글을 읽는 연습을 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울러, 유독 문법 부분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는 중등 국어에서 다루는 문법 기초 개념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전반적인 독해력 향상보다 문법 부분은 상대적으로 단시간 내에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문법을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은 꼭 중등 수준의 기초 개념을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강남지역 고등학교마다 시험 범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중요한 단원과 특징 등이 궁금합니다.
서승원 원장 :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문학 부분에서는 기존 출제 범위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만, 문법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현대고와 압구정고 그리고 대체로 많은 학교에서 1학기 중간고사 문법 범위로는 ‘음운 체계와 변동’ 부분이 포함됩니다. 현대고, 압구정고에서는 문법 수업을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으로만 하지 않고, 프린트 및 부교재를 추가 배부해 수능 국어와의 연계성을 높입니다. 특히 현대고는 문학 부분도 부교재를 따로 구성해 교과서에 상세히 서술되지 않은 문학 개념을 범위에 포함하고, 단순히 교과서에 나온 작품뿐만 아니라 교과서 작품과 연계되는 수능 및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다룹니다. 기존 출제 경향도 그랬지만,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문학 작품도 연계해 출제한다든지, 수업 시간에 다루지 않은 개념에 대한 <보기> 지문을 제시해 ‘수능형’ 문제의 비중을 꽤 크게 두고 있습니다. 압구정고는 문학, 문법뿐 아니라 교과서의 모든 단원을 다루는 편입니다. 현대고에 비해 교과서 학습 목표에 충실한 시험 범위를 제시합니다.
문인아 원장 : 보통 고1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문학 3~4작품, 독서(비문학) 1단원, 문법 1단원이 들어갑니다. 서울고나 상문고의 경우 문학의 갈래상 특징과 이를 적용해 학습할 수 있는 작품이 들어갑니다. 해당 작품의 분석 뿐 아니라 그 작품의 갈래상 특징과 개념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문법 단원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음운의 변동’이 주로 들어가고, 동덕여고의 경우 다양한 <보기>를 통한 이해와 적용 능력을 묻는 문제가 주로 출제됩니다. 상문고나 서초고는 EBS 수능특강을 부교재로 선정해 시험 범위에 포함하고, 서울고나 동덕여고는 학교 프린트물로 추가 작품과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과서 내 단원 학습뿐 아니라 연계 작품을 함께 보아 두어야 하고, 수능 모의고사형 문제도 연습해 두어야 합니다.
Q. 중간고사 시험 범위 내에서 학생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문인아 원장 : 문법 단원이 어려워지므로 충분한 학습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개념 이해를 위한 복습은 물론 다양한 문제풀이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시와 함께 공부하고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학교에서 출제되는 예시 단어에 대한 판단과 문제해결이 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되어 있는 학생들은 본인이 아는 정보만 가지고 쉽게 정답을 찾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핵심내용과 간략 정보만 파악해서는 고등학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는 내용이 나왔다고 문제나 선지를 끝까지 읽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거나 비약적 추리를 하면 맞았다고 생각한 문제에서 오답이 속출하게 됩니다. 함정이 없는지, 인과관계나 선후관계가 맞는 문장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서승원 원장 : 아무래도 점수의 변별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문법 부분입니다. 학교마다 수업 스타일과 시험 범위가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명확한 개념 공부 이후에 기초 문제부터 차근히 풀어 나가야 고난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중간고사 시험 범위가 될 ‘음운 체계와 변동’ 부분은 개념을 충실히 숙지하지 않고, 실제 현실 발음을 고려해서 문제를 풀면 처참한 점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생각보다 고1 학생들은 문학 개념어가 숙지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문학의 수사법(표현기법) 등은 따로 정리해 이해해 두어야 합니다.
Q. 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는 국어 내신도 수능형으로 출제되는데, 내신 준비 시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서승원 원장 : ‘수능형’ 문제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필기 내용을 암기해서 푸는 문제가 아닙니다. <보기>에서 주어진 방향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문제이거나, 범위 외 다른 작품을 주고 시험 범위 작품과 비교하라는 문제 유형입니다. ‘수능형’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작품이 출제된 모의고사 및 EBS 교재(수능특강, 수능완성)에 수록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내신은 무엇보다 학교 선생님의 수업 내용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 수업을 집중해서 들으며 필기를 꼼꼼하게 하고, 학교 수업에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학원에서 보완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입니다. 학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세특 관리까지 고려하면 수업 시간에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하는 것이 모든 내신 공부의 시작입니다. 이 점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문인아 원장 : 시험 범위가 정해져 있으므로 우선 범위 내의 단원을 충실히 학습해야 합니다. 내용 확인 문제 이외에 수능형 문제도 자주 출제되므로 깊이 있게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하고, 평상시에 꾸준히 모의고사에 응시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학 단원의 경우 세부적인 내용일치문제 해결을 위한 지문 숙지가 필요하고, 작품이 속해 있는 갈래의 특징 등 기본개념도 따로 학습해 두어야 합니다. 단원 목표와 학습활동을 활용하여 정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수능형 문제 해결을 위해 연계 작품은 물론 낯선 작품도 해결할 수 있도록 평상시 독해 훈련을 해 두어야 합니다. 스스로 읽어내는 능력이 없으면 단순 암기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독해 연습을 통해 맥락과 상황을 파악하고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어떤 보기나 선지가 나와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Tip 중간고사 후 필수 점검 포인트
미흡했던 부분과 실수한 부분 꼭 복기할 것
“중간고사를 치르고 난 뒤, 중간고사 준비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과 시험 볼 때 실수한 부분 등을 복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간고사를 출제했던 선생님들이 기말고사도 동일하게 출제하기 때문에, 시험 기간이 끝난 직후 중간고사 문제 구성에 대해 꼭 되짚어 봐야 합니다. 또한 오답 풀이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정답의 근거를 본인 스스로 다시 찾아보는 것입니다. 해설지는 답의 모범적 예시일 뿐입니다. 본인이 스스로 정답의 근거를 찾아보는 오답을 해야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서승원 원장(서승원국어학원)
오답 확인 필수, 오답과 정답의 차이점 정확하게 분석할 것
“학교별로 출제경향이 다르므로 출제경향을 분석해 두어야 이후에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학습할 것인지, 적용과 추리문제 연습에 중점을 둘 것인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오답 확인은 문제풀이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도 오답을 수정해 두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므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답의 이유를 생각해 보고, 오답과 정답의 차이점을 정확하게 분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문인아 원장(자유의날개국어논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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