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지원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여러 가지이지만, 전략적인 선택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등 각 전형 요소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 처리되므로 수시 지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한다. 몇몇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따른 실질 경쟁률은 어땠는지 살펴봤다.
도움말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따른 실질 경쟁률 감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란 대학이 수시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능 등급 기준을 말한다.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충족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발생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만이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초 경쟁률과는 다른 ‘실질 경쟁률’이 발생한다. 이는 각 대학과 수시 전형에 따라 최고 경쟁률과 실질 경잴률의 차이가 매우 크다. 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도 합격 가능성을 높아짐을 의미한다.
예시❶ 경희대 논술전형 사례
다음은 2025학년도 경희대 논술전형 입시 결과 발표 자료이다. (그림1 참조) 2025학년도 경희대 논술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국, 수, 영, 탐(2과목) 중 2개 영역 등급 합 5이내, 한국사 5등급 이내(인문/자연/자율전공학부 기준)’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을 대상으로 한 실질 경쟁률 변화를 보면 국어국문학과는 명목상 경쟁률 153.6:1에서 실질 경쟁률 41.4:1로 크게 낮아졌다.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72.5:1에서 22.0:1, 물리학과는 51.0:1에서 15.7:1로 낮아져 합격 가능성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라며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좀더 높았던 추가로 한의예과(인문)는 434.8:1에서 39.6:1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림1] 2025학년도 경희대학교 논술전형 입시 결과
※ 경희대 입학처 홈페이지 中 2025학년도 입시 결과 자료 발췌
예시❷ 경북대 학생부종합전형(모집단위별)
[그림2]는 2025학년도 경북대학교 종합전형 입시 결과이고, [표1]은 [그림2]에 있는 모집 단위의 2025학년도 기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표1]를 보면 알 수 있듯, 경북대는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와 마찬가지로 모집 단위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다르다.
김 소장은 “모집 단위마다 과목 수나 등급 기준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존재로 인해 명목상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사이에 차이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2] 2025학년도 경북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일반학생) 입시 결과
※ 경북대 입학처 홈페이지 中 2025학년도 입시 결과 자료 발췌
[표1] 2025학년도 경북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일반학생) 수능 최저학력기준
※ 2025학년도 경북대학교 수시 모집 요강 기준
예시❸ 서강대
서강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최초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간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서강대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인원과 충원 인원을 모두 합쳐 실질 경쟁률을 산출하여 다른 대학과 차이가 있었다.
[그림3] 2025학년도 서강대학교 학생부교과전형(지역균형) 입시 결과를 보면 서강대 경영학부의 경우 26명 모집에 최초 392명이 지원하여 15.08:1의 명목상 경쟁률을 보였지만, 총 합격 인원 152명을 기준으로 한 실질 경쟁률은 1.9:1로 감소했다.
이에 김병진 소장은 “서강대 기준의 실질 경쟁률에 따르면 경영학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는 289명(152명X1.9)일 것으로 추정되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률은 명목상 경쟁률의 15.08:1보다 낮은 11.1:1을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라며 “높은 명목상 경쟁률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림3] 2025학년도 서강대학교 학생부교과전형(지역균형) 입시 결과
※ 서강대 입학처 홈페이지 中 2025학년도 입시 결과 자료 발췌
수능 최저학력기준, 다양한 기준을 활용하여 지원하자
김병진 소장은 “수험생들이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내가 맞출 수 있는 수능 최저학령기준은 2합 7이니까, 2합 7 대학만 지원해야겠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하나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만 초점을 둘 경우 불리할 수 있다.”라며 다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단순한 수치에만 집착하지 말 것
→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등급 합 ○’이라는 단순한 수치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어떤 대학은 필수 영역을 지정해 두기도 하고, 탐구 과목의 반영 방식(1과목, 2과목 평균, 상위 1과목 등), 영어/한국사 반영 여부 등에 따라 충족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까지 고려하면 동일한 ‘2개 등급 합 7’이더라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따라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수능 성적 변수 고려할 것
→ 예를 들어, 모의고사에서는 꾸준히 2합 7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수능에서 한 영역을 못 보게 된다면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영역을 평소보다 잘 볼 경우 상위 기준인 2개 등급 합 6, 2개 등급 합 5까지도 지원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나치게 한 기준만 고집하면 수능 이후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김 소장은 또, “수험생들은 하나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집중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보다 높거나 낮은 다양한 기준을 포함한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기준, 도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상향 기준, 하향 안정 지원 기준까지 균형 있게 배치하는 식”이라며 “결국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시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전제 조건이 된다. 그러나 단일 기준만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기회를 줄이는 셈이다. 다양한 기준과 전형을 유연하게 고려하고, 본인의 실력과 가능성을 점검하며 전략을 세운다면, 소중한 6번의 수시 지원 기회를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