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 선택부터 탐구·진학까지, 학생의 3년을 설계하는 학교
송파구에 있는 방산고등학교(학교장 남정란, 이하 방산고)는 성실하고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배움의 공동체이다. 학생들은 알찬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 및 창체 활동에 참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며 성장하고 있다.

‘진로·진학 학업 로드맵’으로 과목 선택부터 체계적으로
올해 방산고 교육과정부가 만든 ‘진로·진학 학업 로드맵’ 자료에는 방산고에서 개설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계열별·학과별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대학이 제시한 학과별 권장 과목 등의 정보까지 반영해 학생들이 자신의 희망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자료를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교육과정 박람회와 학부모 대상 교육과정 설명회 등과 연계했다. 1·2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는 150명 정도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박영린 교육과정부장교사는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진로·학업 설계입니다. 교사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기에 방산고는 올해 초 11명의 교사가 참여한 TF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자료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인문사회부와 자연과학부, 교육과정부 교사들이 참여하고, 담임교사와 교과교사도 함께 했습니다.
학생들이 과목 선택의 이유를 이해하고, 자신의 3년을 스스로 설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방산고에서는 진로 표준화 검사도 활용한다. 1학년은 학생의 적성과 계열·학과가 잘 맞는지를 파악하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검사 결과와 학교의 과목 로드맵을 함께 살펴보며 자신의 진로와 선택 과목을 구체화하도록 돕는다.

과학중점학교 강점 살려 ‘직접 탐구하는 교육’
방산고의 특징은 과학중점학교로서 축적해 온 과학탐구 교육이다. 인문·사회 계열 교육과정과 프로그램도 폭넓게 운영하지만, 과학중점학교의 특성상 자연계열 및 과학 교과를 선택하는 학생 비율이 일반고에 비해 높다.
안정용 자연과학부장교사는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금 더 유리한 학교는 맞습니다. 과학 과목 선택자가 많은 만큼 자연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무척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 지정 과목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비교적 넓게 열어두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덧붙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개방형 실험실이다. 방산고가 보유한 각종 센서와 첨단 기자재, 계측 장비 등을 다른 학교 학생과 교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과 장비를 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외부 학교가 신청하면 실험이나 탐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방산고 학생들도 방학 중 원하는 주제를 정해 탐구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때 개방형 실험실을 활용한다.
학생이 직접 설계한 탐구, 과학전람회 수상으로 이어져
방산고 과학중점교육의 강점은 학생이 직접 연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까지 연결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탐구 계획서를 제출하면 그 가운데 적절한 주제를 선정하고 지도교사를 배정한다. 이후 학생들은 약 2주간 학교 실험실에서 자신의 연구를 진행한다. 교사들이 번갈아 학생들을 지도하고 과학 실무사가 실험실 운영을 지원한다.
이러한 활동은 실제 대회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5년 서울시 과학전람회에 방산고 학생들이 6개 작품을 출품했고, 출품한 6개 작품 모두 수상했다. 과학고 등이 강세를 보이는 대회에서 일반고인 방산고가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리·화학·생명과학·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학생들이 연구를 진행했고, 일부 우수작은 서울시 대표로 전국대회에 도전하기도 했다.
AI·수학·과학으로 넓히는 미래 진로 탐색
방산고는 기존의 과학 탐구 활동 외에도 AI와 딥러닝 등을 직접 실습해 보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운영한다. 또, 수학·과학 아카데미를 운영해 학생들이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일정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 학생 선발 과정에서는 학생 지원서와 평소 수업에서의 교사 관찰 평가 등을 함께 고려한다.
이 밖에도 3분 동안 PPT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로 발표하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활용해 미션을 해결하는 창의력 대회, 다양한 분야의 특강 등이 운영된다. 각각의 프로그램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활동을 묶어 학생들이 이공계 진로를 단계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읽고, 쓰고, 탐구하는 힘’ 키워
방산고에서는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작문 교실’이다. 어문 계열이나 글쓰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여러 차례에 걸쳐 글쓰기를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학생들은 사전에 선정된 책을 읽고 참여한 뒤 문학평론가의 강의를 듣고 자신의 글을 작성한다. 강사는 학생들의 글을 즉석에서 피드백하고 질문을 주고받으며 지도한다. 올해는 30명을 대상으로 운영됐으며, 신청이 빠르게 마감될 만큼 학생들의 관심도 높았다.
백수현 인문사회자치부장교사는 “인문학 특강과 사회과학 특강도 학기별로 이어집니다. 친숙한 문학 작품을 통해 사회적·역사적 배경을 탐색하거나, 자본주의와 빈부격차 같은 사회과학적 주제를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독서법 특강을 통해 올바른 독서와 메모 방법을 안내하고, ‘AI 시대와 미래사회’를 주제로 한 저자 특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진로독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진행 상황을 발표하고, 독서 노트를 작성하게 하는 등 일정한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종적으로는 인포그래픽을 제작해 발표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검색과 AI 넘어 스스로 질문, 탐구하는 인문교육
‘인문 심화 탐구’는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올해는 36팀, 68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평소 궁금했던 문제나 교과서에서 출발한 질문을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결해 탐구하고,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피드백한다.
단순히 인터넷 검색이나 AI를 이용해 결과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도록 책을 한 권 이상 읽고, 학교가 구독하는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관련 논문도 읽도록 지도한다. 주제도 다양한데 심리학과 관련한 ADHD, 경제학과 관련한 물가, 교육학과 관련한 전자책과 종이책의 이해도 차이, 마케팅과 관련해 학교 주변 학생들이 특정 카페를 선호하는 이유 등을 탐구한다. 학생들의 일상적인 궁금증이 하나의 연구 주제로 발전하는 셈이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성장 과정’
방산고 교사들이 강조하는 방식은 ‘학생별 개별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게 소감문을 작성하게 하고, 교사는 학생의 활동 과정에서 관찰한 모습과 소감문을 함께 살펴 학생별로 내용을 구성한다. 학생이 무엇을 궁금해했고, 활동을 통해 어떤 부분을 알게 됐는지, 이후 어떤 새로운 질문이 생겼는지를 살펴 기록한다.
교사는 필요한 경우 학생을 직접 불러 활동 과정과 생각을 확인하며 기록의 구체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방산고의 교육 프로그램이 ‘스펙 만들기용 활동’과는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자체보다 그 안에서 학생이 무엇을 탐색하고, 어떤 질문을 만들고, 어떻게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이다.
학생의 꿈을 현실로,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지도
방산고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성장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움이 되는 세부능력특기사항 및 창체 활동 상황 작성에도 높은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대준 교무기획부장교사는 “변화하는 대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교사들은 각종 진로·진학 지도 연수와 연구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수업·평가 나눔을 실천하는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진학지도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성장 과정을 중심에 둔 체계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들의 전문성, 맞춤형 진학지도가 어우러져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연간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부모와 함께 외부 입시 전문가와 1:1 맞춤형 대입 컨설팅을 운영해 최신 대입 정보를 제공하고 객관적인 진학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재능 기부 멘토링도 진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2026학년도 대입 결과, 졸업생 289명 가운데 수시전형 합격자(중복합격 포함)는 262명으로 전체의 90.7%를 차지했다. 수시 합격 유형별로는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가 174명(66.4%)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학생부교과전형 78명(29.8%), 논술전형 10명(3.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가 수시 합격생의 약 3분의 2를 차지해 학생의 성장 과정과 역량 중심의 교육활동이 진학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도 꾸준한 합격자를 배출하며 다양한 전형에 대응하는 진학지도의 강점을 나타냈다.
한편, 정시전형에서도 75명(중복합격 포함)이 합격해 전체 졸업생의 26.0%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진학지도와 수능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함께 결실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학년도 졸업생 합격 대학(중복합격 포함)을 살펴보면, 약대 3명, 서울대 3명, 고려대 6명,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각 1명, 성균관대 6명, 한양대와 경희대 각 3명, 중앙대 4명, 서울과기대와 건국대 각 6명, 세종대 7명, 덕성여대 5명, 가천대 8명 등으로 다양한 대학에 고르게 합격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