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일반고 13곳, 선택과목 이렇게 다르다

고급과학·실험부터 AI·데이터·공학까지 학교별 특색 뚜렷

고교 선택 앞두고 있다면 ‘3년 동안 무엇을 배울 수 있나’ 살펴봐야

신현주 리포터 2026-09-22

같은 안양지역 일반고에 진학하더라도 학생들이 2·3학년에 선택해 배우는 과목은 학교마다 다르다.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공통과목 이후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교육과정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양지역 관양고·동안고·부흥고·평촌고·안양고·안양여고·양명고·양명여고·성문고·인덕원고·신성고·백영고·충훈고 등 13개 일반고의 ‘2026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를 살펴봤다.

공통국어·공통수학·공통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 등 공통과목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2학년부터 수학·과학·사회는 물론 AI·정보·공학과 제2외국어 등에서 학교별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학교를 비교할 때는 편성된 선택과목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몇 학년부터 몇 과목을 선택하는지, 희망 진로에 맞춰 2학년에서 3학년으로 과목을 연계해 이수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양고 1학년부터 선택…학교마다 선택구조 달라

관양고는 1학년부터 기술·가정, 정보, 한문 가운데 선택이 시작된다. 2학년에는 학기별 택5, 3학년에는 택9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탐구 프로젝트(R&E)Ⅰ·Ⅱ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초·데이터과학·정보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창의 공학 설계 등도 편성돼 있다.

동안고는 2학년 학기당 15학점, 3학년 학기당 19학점의 개별 학생 선택영역을 편성했고, 양명여고는 2학년 택5에서 3학년 택6으로 선택 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안양여고·평촌고·안양고·부흥고·성문고 등도 사회·과학·수학·정보·외국어 등을 여러 선택군으로 나눠 학생들이 진로에 맞춰 과목을 조합하도록 했다.

충훈고도 2학년부터 선택이 본격화된다. 세계사·세계시민과 지리·사회와 문화·현대사회와 윤리 등 인문사회 과목과 물리학·화학·지구과학 등 과학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정보·창의공학설계·생활과학 탐구 등도 편성했다. 3학년으로 올라가면 금융과 경제생활·사회문제 탐구·윤리문제 탐구와 함께 전자기와 양자·화학 반응의 세계·생물의 유전·행성우주과학, 데이터 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으로 선택이 확장된다. 사회·과학에서 AI·공학까지 비교적 다양한 분야를 연결해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다만 개별 선택 이수학점이 많다는 것만으로 학생의 선택권이 더 넓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학교마다 지정과목과 선택군을 구성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안고 ‘고급과학’, 부흥고·인덕원고 ‘과학실험’ 눈길

학교별 차이가 비교적 선명한 분야가 과학이다. 이공계 진로를 생각한다면 과목 숫자뿐 아니라 ‘기초→심화→실험·탐구’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만하다.

동안고는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에서 역학과 에너지·화학 반응의 세계·세포와 물질대사·지구시스템과학 등으로 이어지고, 3학년에는 고급 물리학·고급 화학·고급 생명과학·고급 지구과학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부흥고 역시 3학년에 고급 물리학·고급 화학·고급 생명과학·고급 지구과학을 편성했다. 특히 물리학 실험·화학 실험·생명과학 실험·지구과학 실험 등 4개 과학 실험과목까지 선택군에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인덕원고도 3학년에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실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과학과제 연구도 별도로 편성했다.

백영고는 고급생명과학·고급화학을 편성하고 공동교육과정으로 생명과학실험을 제시했다. 신성고 보통과에서는 과학과제연구와 고급 물리학·고급 화학·고급 생명과학·고급 지구과학에 더해 과학 철학 입문·공학커뮤니케이션·창의융합과제연구 등의 과목이 눈에 띈다. 안양여고는 다른 형태의 과학 심화가 특징이다. 3학년에 물리학 주제 토론·화학 주제 토론·생명과학 주제 토론과 융합과학 탐구 등을 편성해 토론과 탐구 중심의 과학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AI·데이터·로봇…정보·공학 과목도 다양

AI와 정보·공학 분야 역시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이를 보여준다.

관양고는 인공지능 기초·데이터과학·정보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을 편성했고, 별도 영역에는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 기초와 활용’과 ‘응용 프로그래밍 개발’, ‘인공지능과 피지컬 컴퓨팅’ 등도 제시했다. 평촌고는 인공지능 기초·로봇과 공학세계·데이터 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을, 양명여고는 인공지능 수학·인공지능 기초·정보과학·데이터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을 편성했다.   성문고 역시 인공지능 기초·데이터 과학·로봇과 공학세계·정보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창의 공학 설계 등 AI·정보·공학 관련 과목을 선택교육과정에 포함했다.

양명고도 2학년에서 인공지능 기초와 로봇과 공학세계 등을 선택할 수 있고, 3학년에서는 데이터 과학을 비롯한 AI·정보·공학 관련 과목으로 선택이 이어진다. 안양고에는 데이터 과학·소프트웨어와 생활·창의 공학 설계·지식 재산 일반 등이 편성돼 있다. 충훈고도 정보에서 인공지능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로 이어지는 선택지를 두고 있어 인문사회·과학뿐 아니라 정보 분야까지 진로에 따라 조합할 수 있다.


인문사회도 ‘탐구형 과목’으로 세분화

인문사회 분야도 세계사·경제·정치·윤리 등에서 여행지리·도시의 미래 탐구·금융과 경제생활·사회문제 탐구·윤리문제 탐구·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 등으로 선택지가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안양고에는 ‘융합 사회 탐구’와 ‘사회 문제와 윤리’, ‘문화로 보는 한국사’ 등이 편성돼 있고, 인덕원고에는 ‘역사학으로 국제사회 읽기’가 포함돼 있다. 백영고에서는 논리와 사고·교육의 이해 등이 눈에 띈다. 충훈고 역시 사회와 문화·법과 사회에서 금융과 경제생활·사회문제 탐구·윤리문제 탐구로 이어지는 선택이 가능하며, 아동발달과 부모·생활과학 탐구 등 생활·진로와 연결된 과목도 편성했다.

제2외국어도 단순한 일본어·중국어에서 회화와 문화과목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양명여고와 평촌고 등은 일본어·중국어에 이어 회화·문화·관광 관련 과목까지 단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몇 과목 있나’보다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나’

13개교 편제표를 종합하면 학교마다 학생에게 제공하는 선택과목의 조합과 연결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급과학과 실험과목을 세분화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AI·SW와 공학, 인문사회와 융합·탐구과목에 다양한 선택지를 둔 학교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선택과목이 몇 개나 되는가’를 비교하기보다는 희망 진로에 필요한 과목이 실제 선택군에 들어 있는지, 2학년에서 배운 과목을 3학년 심화·탐구과목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교육과정 편제표에 과목이 있다고 해서 모든 과목이 반드시 개설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수강신청이나 교원 수급 등 학교 여건에 따라 실제 개설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평촌고 편제표에도 소인수강좌와 공동교육과정은 학생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일부 학교 역시 공동교육과정 등의 개설이 수강신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고교 선택을 앞둔 중학생과 학부모라면 학교 위치나 진학실적뿐 아니라 “이 학교에 가면 2·3학년에 무엇을 선택해 배울 수 있는가”, “희망 진로에 맞는 과목을 어떻게 연결해 공부할 수 있는가”도 교육과정 편제표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같은 안양지역 일반고라도 학생이 만들어 갈 수 있는 3년간의 ‘배움의 경로’는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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