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책읽기’ 씨앗 뿌리는 정소영 세계동화작은도서관 관장

스펙용 독서 아닌 마음 움직이는 책 읽기는?

오미정 리포터 2016-12-01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허나 독서가 스펙이 되면서 ‘왜 읽고 어떻게 읽어야 하나?’라는 본질적인 고민이 얕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동화작은도서관의 정소영 관장은 ‘소통하는 책읽기’에 주목하고 지역에서 가족 독서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책에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몇 권 읽었나? 하루 몇 페이지씩 읽나? 같은 정량 독서 보다 책의 스토리에 빠져들며 공감할 줄 아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를 만날 때마다 독서라는 스펙 장착에 골몰하지 말고 책으로 교감하는 법을 아이에게 알려주라고 늘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동화책은 좋은 소통 매개체다.



스펙 쌓기 독서 대신 소통 책읽기
 “예닐곱 살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 주다보면 공통점을 발견해요. 가령 ‘가슴이 콩닥콩닥 뛰다’, ‘버럭 화를 내다’란 감정을 암시하는 대목에서 등장인물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를 몰라요. 맥락 이해와 감정 이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정 관장의 독서 지향점은 뚜렷하다. 공감 능력을 키워 사람들끼리 관계 맺기와 소통에 도움이 되는 책 읽기에 주목한다.
 출발은 영어동화 읽기로 시작했다. 사실 그는 영어교육 전문가로 송파에서 10년 째 GT리그영어학원을 운영중이며 영어동화 시리즈 ‘라임 잉글리쉬’ 프로그램을 디자인했으며 대학, 학교 등지에 외부 강의도 나간다.
 학부모들에게 동화책을 활용한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다 아예 2012년에 학원 내에 세계동화작은도서관을 만들었다. 3500여권의 책을 갖춘 사설도서관은 동네 어린이, 학부모 누구나 와서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했다. 영어 동화에서 시작해 점점 동화 읽기 전반으로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이웃에게 개방하는 세계동화작은도서관
 또한 서울시 마을사업 중 하나로 부모커뮤니티 프로그램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여러 가족들이 동네 구석구석을 둘러보거나 아이가 아빠의 일터를 찾아가 인터뷰한 글, 책에 대한 솔직한 소감문을 한데 모아 ‘아빠와 함께하는 골목탐험’ 책자도 펴냈다. 지난해부터는 송파구내 작은도서관 14곳을 모아 송파사립작은도서관연합회를 만들어 지역 내 독서운동도 전개한다. 최근에는 미술사, 통기타, 공예, 노래부르기 소모임 강의로 이웃끼리 지식, 지혜, 재능을 나누는 송파가로새로시민대학에도 참여하며 마을 활동가로 변신했다. 소통 독서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다.



Q. 동화 읽기 왜 중요한가?
 동화 속에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살아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건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이다. 이처럼 이야기 속 캐릭터는 읽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야기에 꽂히면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귀담아 듣는다. 저절로 소통 능력이 길러지는 셈이다.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어른 질문에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허나 동화는 정답이 없으므로 있는 그대로의 느낌, 생각을 말할 수 있다. 자기 생각을 솔직히 말하다 보면 표현이 자유로워지고 자신감이 길러진다.
 재미있는 건 소통 능력, 자신감이 생기면 학교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10년 넘게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를 만나며 내린 결론이다. 비언어적 소통, 공감 능력은 교사-학생, 또래 집단끼리 인간 관계에도 도움 된다. 그래서 성적을 위한 독서가 아닌 좀 더 멀리 보고 자녀의 책읽기를 설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동화는 유아, 어린이만이 아니라 청소년, 부모들이 읽어도 좋다. 내가 아는 학부모의 사례다. 돌아가신 친정 엄마 때문에 우울해 하는 엄마를 위해 중학생 딸은 죽음과 삶에 대한 동화를 넌지시 권했다고 한다. 그 책 읽으며 울컥했고 엄마 마음을 배려할 줄 아는 딸의 따스한 마음에 감동했다고 한다. 이처럼 동화는 좋은 소통의 끈이 될 수 있다.

Q. 쉬운 듯 어려운 게 독서교육이다. 구체적인 팁을 조언한다면?
 스펙 장착을 위한 독서의 부담감부터 내려놓기 바란다. 대신 아이에게 읽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와 함께 읽는 습관이며 적절한 개입이다. 내 경우는 손글씨로 책 느낌을 적은 포스트잇 쪽지 덕을 톡톡히 봤다. 대단한 게 아니다. ‘네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은 누구니? 엄마는 00인데.’ 이런 식으로 느낌과 생각을 주고받았다. 나중에는 ‘엄마도 한번 이 책 읽어봐’라고 아이가 권해주기까지 하더라. 이런 식으로 읽기에서 쓰기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가는 거다. 이렇게 수년간 주고받은 포스트잇을 중학생 딸은 차곡차곡 모았고 자기 보물 1호라고 한다. 단 좋은 독서 습관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한방에 끝나는 건 없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Q. 독서를 통한 영어교육법이 궁금하다.
 단어 암기, 한줄 한줄 정확한 해석 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책 선택 권한을 아이에게 주고 관심 주제의 책 여러 권을 모아 읽히는 것도 좋다. 꼭 읽히고 싶은 책은 아이 호기심 자극하며 넌지시 권유해라. 아이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면 영어가 빽빽한 백과사전도 흥미롭게 본다. 시각 자료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영어 호기심을 살려주는 데 스토리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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